SMR에 푹 빠진 사용후핵연료 처리 전문가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CEONEWS=조성일 대기자]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이하 한수원’) 사장은 지난해 12월 두바이에서 열린 제28UN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이하 ‘COP28’)에서 혁신형 SMR(i-SMR) 기술과 SMR 스마트 넷제로 시티(SSNC) 모델을 발표하는 론칭 세션을 성공리에 개최했었다. 넷제로(net zero)는 온실가스의 배출량(+)과 흡수량(-)을 같게 하여 순(net) 배출량을 제로(zero)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부존자원이 없는 나라에서 신재생에너지는 안보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그럼에도 기술로 할 수 있는 에너지들은 다 갖춰놔야 한다는 신념을 가진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의 이 같은 행보는 원전 수출을 정책과제로 삼은 현 정부와 적극적으로 발맞추는 모습이다.

혁신형 SMR 성공적으로 선보여

이날 세션에서 황주호 사장은 지속가능한 청정에너지 해법으로 우리 기술로 개발될 i-SMR은 뛰어난 안전성과 경제성, 유연성을 갖추고 있다, “i-SMR이 에너지원이 될 SMR 스마트 넷제로 시티는 에너지 소비 비용을 최대 30%까지 대폭 절감할 것으로 기대되는 지속가능한 도시라고 강조했다.

COP28에서 혁신형 SMR 기술과 SMR 스마트 넷제로 시티 론칭하는 황주호 사장.
COP28에서 혁신형 SMR 기술과 SMR 스마트 넷제로 시티 론칭하는 황주호 사장.

 

특히 탄소중립 미래를 가속화하기 위한 원자력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열린 ‘COP28’ 토론에서 패널들은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원자력이 중요한 해결책이 될 것이라는 점에 뜻을 함께하며, 세계 에너지 전환을 주도하는 SMR의 잠재력에 대해 논의했다.

다이앤 카메론(Diane Cameron) 미국 원자력기구(NEA) 원자력 기술 개발 및 경제 부문 책임자는 “SMR을 포함한 선진 원자력 기술은 전기 없이 살고 있는 세계 77천만 명에게 청정 전력의 혜택을 가져다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범진 경희대학교 원자력공학과 교수 및 한국원자력학회장은 우리나라의 꾸준한 원전 건설은 균형 잡힌 인적 자원과 공급망을 만들어냈고, 이제 기술적으로 넷제로를 위한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프랭크 자누치(Frank Jannuzi) 모린 앤 마이크 맨스필드 재단(Maureen and Mike Mansfield Center) CEO원자력은 탄소가 없는 전력을 제공할 뿐 아니라 화석 연료에 의해 발생될 오염까지도 상쇄하는 것이라며, 원자력과 관련한 세계적인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 역시 이들과 의견을 같이하며, “노후화된 석탄 발전소가 있는 국가의 경우 i-SMR이 안전하고 경제적으로 유익한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을 촉진하는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모든 직 걸고 원전 수출에 적극 나서

사용후핵연료 처리 분야 전문가인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 사장은 ‘SMR(Small Modular Reactor, 소형모듈원자로)’ 전도사로 꼽힌다.

SMR은 전기 출력이 300메가와트(MWe)급 이하인 작고 모듈화된 형태의 원자로다. 기존 원자로 대비 작은 규모로도 전력을 생산할 수 있어 공간 효율성과 경제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안전장치가 모듈별로 작동하게 되어있어 기존 원자로보다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다.

원전 해외 수출에 앞장서고 있는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원전 해외 수출에 앞장서고 있는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이에 황주호 사장은 는 한수원과 국내외 기업, 연구기관 등의 SMR 개발을 위한 협력 강화에 직을 걸고 적극적으로 나섰다.

지난해 5월 핀란드 헬싱키에서 핀란드 국영 에너지기업인 포툼(Frotum)과 대형 원전과 SMR 분야에서 상호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또한 국내 기업과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한수원은 SK, SK이노베이션과 지난해 6청정에너지사업 협력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한수원은 또 SK, SK이노베이션과 함께 미국 테라파워와 한미 첨단산업 청정에너지 파트너십을 맺기도 했다. 테라파워는 차세대 SMR 기술 가운데 하나인 SFR(소듐고속로) 노형의 대표 개발사다.

황주호 사장은 지난해 6월 베트남을 직접 방문해 베트남원자력연구원(VinAtom)SMR 분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원전 수출과 SMR 성공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황주호 사장은 특히 앞으로 개발될 혁신형 SMR이 안전성, 경제성, 유연성 측면에서 세계적인 수준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며 최근 해외 원전 수출 대상국과 협의를 하는 과정에서 산업, 건설, IT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대한 패키지 협력 요구가 많아지고 있어 SMR과 관련해 민간 분야의 협력을 병행한 사업 모델을 개발한다면 세계 시장에서 보다 나은 성과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황주호는 원전 수출을 함께할 국내 협력기업과 협력 및 소통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원자력발전소의 계측제어, 통신 분야 설비 등을 공급하고 정비용역을 수행하는 리얼게인을 비롯하여 발전터빈부품 합금 주조, 가공, 수리 및 정비를 주력으로 하는 터보파워텍 등 관련 기업들을 잇달아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이집트, 체코, 폴란드에 수출 위한 공 들여

사실 한국은 ‘RE100(Renewable Electricity 100%)’ 대신 ‘CF100(Carbon Free 100%)’의 국제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다. CF100무탄소 에너지 100%’라는 의미로, 재생에너지 100%를 뜻하는 ‘RE100’과 달리 원전, 연료전지 등도 청정 에너지원으로 인정해 준다.

2023년 1월  한수원 황주호 사장이 다보스 패널 토론회 참석했다.
2023년 1월 한수원 황주호 사장이 다보스 패널 토론회 참석했다.

 

황주호 사장은 전 세계적 에너지 전환 흐름에서 CF100 달성을 위한 원전의 적극 활용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한수원은 정부 방침에 발맞춰 20233월에 국내 공기업 가운데 최초로 유엔에너지가 주관하는 ‘24/7 무탄소에너지협약에 가입하기도 했다.

황주호 사장은 20235월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3 한국원자력학회 춘계학술발표회에서 ‘CF100’을 두고 수소, 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에너지와의 융합과 CF100 등에 원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황 사장의 친원전정책은 한수원 사장 취임 1개월 만에 체코와 폴란드를 방문해 공격적 수주 활동을 펼쳤다. 20229월 체코 요제프 시켈라 체코 산업부 장관과 보흐단 즈로넥 체코전력공사 원자력본부장을, 폴란드 마테우츠 베르게르 폴란드 전략적에너지인프라 전권대표와 프셰시아코프스카 폴란드 기후환경부 차관 등을 각각 만나 한국 원전의 안전성과 경제성, 시공 역량에 대해 설명하고 신규 원전 사업의 최적 공급자가 한수원임을 강조했다.

한편 이에 앞서 한수원은 20228월 이집트 카이로에서 러시아 로사톰(Rosatom)의 원전건설 담당 자회사인 ‘Atomstroyexport JSC(이하 ASE JSC)’와 엘다바 원전 2차 측 건설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ASE JSC은 지난 202112월 한수원을 단독협상대상자로 선정했는데 이번에 계약 체결을 마무리한 것이다. 2009UAE 바라카 원전 4기 수출 이후 13년 만에 해외 수출 성공 사례였다. 엘다바 원전 사업은 ASE JSC2017년 이집트 원자력청(NPPA)로부터 전체 사업을 수주해 1200MWVVER-1200 원전 4기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학계 출신 최초 한수원 사장

황주호 사장은 20228월에 한수원 사장으로 취임했다. 2001년 한수원이 한국전력에서 분리된 이후 비관료이자 학계 출신 인사로는 처음 한수원 사장을 맡게 됐다.

황 사장의 커리어는 원자력과 떼래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를 가지고 있다. 서울대 원자핵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조지아공과대학교 대학원에서 원자핵공학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에너지기술원장 시절 황 사장은 조직의 슬림화를 추진하는 한편 제주에 글로벌신재생에너지연구센터를 개소하는 등 연구소의 국제화, 개방화에도 공을 들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황주호 사장은 2006년엔 국가에너지위원회에서 활동했고, 2008년부터 국가과학기술위원회 국가주도기술전문위원장을 맡기도 했었다. 이를 통해 황 사장은 에너지 전반에 걸쳐 식견을 쌓고 공공조직에 대한 이해를 높인 것이 공공기관장 역할을 수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황주호 사장은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비상임위원에 선임되기도 하면서 한수원의 혁신성장위원회 공동위원장과 원전안전자문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한수원과 인연을 맺었다.

현 정부의 원자력 정책과 궤를 같이하는 황주호 사장은 취임사에서 기술도 없이 원전을 도입해 원전 강국으로 발돋움한 저력과 긍지로 수출 신기록 달성의 새 역사를 쓰자다시 한번 기적을 만들어 국격을 높이는 한수원을 만들겠다고 말했었다.

이를 위해 황 사장은 원자력 안전과 원전산업 경쟁력 제고, 미래 성장 기반 강화, 친환경 에너지로 신성장동력 창출, 역동적 혁신성장, 국민과 따뜻한 동행 등 다섯 가지를 과제로 제시했다.

사실 원전 수출은 한수원을 비롯해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 한전기술 등 관련 공기업, 원전 주기기 공급이나 구조물 건설을 맡을 민간기업 등이 연합한 팀코리아단위로 이뤄진다. 한수원은 국내 원전을 운영하는 공기업으로서 원전 수출을 위한 팀코리아에서 주도적 역할을 맡고 있다. 현 정부의 원전 수출 10목표를 달성하는 현장 사령탑으로서 황주호 사장은 온몸을 던져 이 목표 달성을 위해 몸으로 뛰고 있다.

다양한 취미 즐기는 팔방미인

황주호 사장은 팔방미인으로 통한다. 특히 다양한 취미는 그의 사고의 폭이 어디까지 확장할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노르딕 스키 실력이 선수급인 황 사장은 대한사이클연맹 부회장을 지낼 만큼 사이클을 즐긴다. 사실 취미 수준을 넘어섰다. 현재도 대한사이클연맹에서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을 만큼 그의 사이클 사랑은 남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 사장은 영화에도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대학 시절 직접 영화 제작에 몰두하기도 했다. 한국영상자료원 원장이자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명예교수이자 고등학교 동창인 김홍준 원장과 함께 무성영화 서울 7000’ 7편의 단편영화를 제작했던 경험의 소유자다. 이 영화는 서울독립영화제의 전신인 한국청소년영화제에서 1977년 기획상을 받았을 만큼 탄탄한 실력도 갖추었다는 평가다.

황 사장은 1980년 활동을 시작한 서울대 동아리 얄라셩 영화연구회의 초기 멤버이기도 하다. 얄라셩 영화연구회는 1979년 서울대 공대 학생들이 주축이 돼 시작된 한국 최초의 대학 영화동아리로 1980년대 대학가 영화 운동의 모태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감성을 가진 소유자답게 황 사장은 에너지 빈곤층에 대한 지원사업에도 눈을 돌린다. 난방비 보조와 같은 금전적 직접 지원보다는 거주 공간에 대한 에너지 진단 및 주거환경개선으로 지원 효과가 지속될 수 있도록 사업 방향을 정하라고 했다. 이는 공기업이 어떤 철학을 갖고 있어야 하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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