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패션기업 영업이익 전년동기대비 평균 60~70% 감소
패션그룹형지, 지난해 흑자전환 이어 최 회장 수상까지 겹경사 이어져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

[CEONEWS=서재필 기자] 그간 패션시장은 트렌드에 민감한 여성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파이를 키워왔다. 하지만 올해부터 여성복 시장의 성장세가 심상치 않다.

스포츠, 아웃도어, 애슬레저 등 시장의 성장세는 나날이 커지고 있고, 심지어 캐주얼을 중심으로 한 남성복 시장도 확대되고 있는데, 여성복 기업들의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실적이 부진하다.

실제로 올해 3분기 여성복 기업들의 매출 및 영업이익 모두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한섬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8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3% 감소했다.

여성복 시장에서 하이엔드 기조를 이어가던 신세계인터내셔날 역시 3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8% 감소한 3158억원,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75% 감소한 6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 2022년 매출액 2조 11억원, 영업이익 1803억원 영업이익을 올리며 역대급 실적을 거뒀으나, 올해는 3분기까지 누적 매출 1조 496억원, 영업이익 1145억원에 그치고 있다.

이외에도 LF와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 등 대형 패션기업들도 실적 부진의 늪에 빠졌다. 유명 여성복 브랜드를 운영하는 패션기업들의 여성복 영업이익은 평균 6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가운데, 패션그룹 ‘형지’는 나홀로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며 함박 웃음을 짓고 있다.

크로커다일레이디
크로커다일레이디

지난해 흑자 전환 성공… 그룹 내 계열사도 매출 대폭 성장

최병오 회장이 이끄는 패션그룹형지는 지난해 대폭 개선된 실적을 올리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형지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04억원 늘어난 122억원으로 집계됐다고 15일 밝혔다. 당기순이익도 전년 대비 1175억 늘어난 598억원으로 역시 흑자전환했다. 매출도 전년 대비 12.4% 늘었다.

형지 측은 수익형 유통망 확대, 신상품 판매 대폭 증가, 판매관리비(판관비) 축소, 온라인 멀티 채널 구축 등이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은 “이번 영업이익 개선과 함께 주목할 점은 신상품 판매액을 311억원 늘리고, 기말재고를 전년 대비 20.1% 축소해 건전성을 강화했다는 것”이라며 “판관비 역시 전년 대비 220억원 감소했고, 온라인 매출도 전년에 비해 200%대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효율성 개선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이어 “점당 매출액은 21.5% 성장했고, 생산한 상품 가운데 판매한 상품 비율을 의미하는 판매율도 6.0% 증가했다”며 “품 경쟁력을 높여 할인을 줄이고 정상가 판매 비율을 높임으로써, 재무건전성에 중요한 요인인 재고를 줄이는 내실경영에 성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실적도 호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5%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약 80억원 개선됐다. 코로나19 엔데믹 효과가 더욱 나타나면서, 매출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

올해 3분기 영업 실적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패션그룹형지(사장 최준호)가 전개하는 여성캐주얼 ‘샤트렌’을 비롯해 여러 브랜드들의 올가을 신상품 판매에 대폭 신장됐다. 특히 ‘샤트렌’의 올가을 원피스의 판매가 눈에 띄게 늘어나는 등 시장에서 상품 반응이 확연히 좋아졌다는 것이 형지 측의 설명이다.

샤트렌에 따르면 8월 28일까지 올가을 신상품 판매금액을 전년 동기와 비교한 결과, 가을 신상품 누계 판매액이 70% 상승했다. 이를 상품 판매율로 보면 지난해 동기 대비 10% 상승된 24%대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가운데 가을 원피스 복종 판매 호조가 두드러져 지난해 동기 대비 원피스 매출액이 2배가량 증가했다. 원피스 복종 평균 판매율이 40%를 기록하면서 전체 가을 복종의 평균 판매율 24%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다.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한 최병오 회장(사진 산업통상자원부)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한 최병오 회장(사진 산업통상자원부)

최병오 회장 금탑산업훈장 수상 등 겹경사

올해 실적 성장세가 반영되면서 여러 공로를 인정받아 다양한 수상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먼저 지난달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은 제37회 섬유의 날 기념식에서 최우수상인 ‘금탑산업훈장’을 수여받았다. 최 회장은 지난 41년간 패션의류사업에 종사하며 일자리를 창출하고, 폐페트병으로 만든 의류 상품을 출시해 친환경 전환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섬유의 날’은 섬유패션산업이 국내 제조업 중 최초로 수출 100억 불을 달성한 1987년 11월 11일을 기념하여 매년 개최되고 있는 행사다.

최병오 회장은 “섬유산업은 우리나라 산업의 기간이 되는 산업이자 핵심 산업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이러한 명예를 가진 섬유의 날 행사에서 금탑산업훈장을 받은 것에 대해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라며 “형지의 금탑산업훈장 수훈은 40년이 넘게 형지 브랜드를 성원해주신 고객들 덕분이며, 앞으로도 고객만족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크로커다일레이디
크로커다일레이디

앞서 지난달 7일에는 패션그룹형지의 메인 브랜드 ‘크로커다일레이지’가 ‘2023 대한민국 하이스트 브랜드’ 여성의류 부문에서 최고 브랜드로 선정됐다. ‘대한민국 하이스트 브랜드’는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브랜드 관리를 통해 해당 연도에 최고의 경영성과를 이룬 브랜드를 브랜드스탁이 조사 및 선정 발표하는 브랜드경영 성과 인증제도이다.

크로커다일레이디는 3050 여성캐주얼 시장을 국내 최초로 개척한 브랜드이다. 패션그룹형지가 싱가폴에 본사를 둔 글로벌 브랜드인 ‘크로커다일’의 국내 라이센스를 들여와 1996년 세계 최초로 여성복으로 론칭하며 여성 어덜트캐주얼 시장을 새롭게 창출했다. 이후 국내 여성캐주얼 시장의 1등 브랜드 자리를 지키고 있다.

크로커다일레이디는 1996년 론칭 당시 고가의 백화점과 저가의 시장으로 이분화돼 있던 3050 여성복시장에 고품질의 세련된 디자인, 합리적인 가격대를 강점으로 한 가성비 브랜드로 선보여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지방의 중소 상권으로부터 대도시 중심상권으로 확대 진출한 역발상 유통 전략도 브랜드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최병오 회장은 “크로커다일레이디는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신규 라인 론칭과 함께 소비층 저변 확대를 위한 상품 개발, 신선한 마케팅, 유통 다변화에 초점을 맞춰갈 것”이라며 “치열한 시장경쟁 속에서도 품질, 디자인, 가격을 모두 충족시키는 가성비 톱(Top) 브랜드로서 독보적인 위상을 지켜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섬의 타임
한섬의 타임

여성복 시장 부진 요인은 ‘물가 상승’

많은 업계 전문가들은 여성복 브랜드들의 실적 부진 요인으로 ‘물가 상승’을 꼽는다. 코로나 펜데믹 기간도 이겨내면서도 성장세를 이어온 여성복 시장이었으나, 물가 상승에 따른 경기 불황에서 발목이 잡혔다는 평가다.

특히 한섬, 신세계인터내셔날, 삼성물산 패션부문 등 대형 패션기업들이 선보이는 하이엔드 브랜드들의 매출이 평균 20~30%씩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가운데, 대리점을 통한 오프라인 중심의 탄탄한 충성 고객을 확보하고 가격경쟁력을 갖춘 ‘크로커다일레이디’ 성장세는 당연한 수순이라는 평가도 더해진다.

또 다른 요인으로는 주요 패션기업들의 신규 브랜드 발굴을 위한 투자에 있다. 패션 브랜드 단일 매출이 1000~2000억원 규모로 성장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신규 브랜드와 해외브랜드를 론칭하는 등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꾀하고 있다.

랑스 파리 루 프랑수와 프르미에 꾸레쥬 플래그십 스토어(좌), 신세계 강남점 꾸레쥬 매장(우) (사진 신세계인터내셔날)
랑스 파리 루 프랑수와 프르미에 꾸레쥬 플래그십 스토어(좌), 신세계 강남점 꾸레쥬 매장(우) (사진 신세계인터내셔날)

실제로 한섬은 하반기 접어들면서 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한 신규 라인 '더 타임(THE TIME)'을 론칭했다. 더 타임은 글로벌 시장 공략에 맞춰 디자인부터 소재, 패턴까지 기존 제품과 차별화를 두고 있다. 더불어 미국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겸 패션 브랜드 '키스(Kith)', 캐나다 럭셔리 아우터 브랜드 '무스너클(MOOSE KNUCKLES)', 이탈리아 럭셔리 패션브랜드 '아스페시(ASPESI)' 등 해외 브랜드들과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신규 브랜드 수급에 나섰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자크뮈스’, ‘니튜디오니콜슨’, ‘가니’ 등 신명품 3인방을 하반기에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LF는 올해 상표권을 획득한 ‘리복’과 프랑스 여성복 ‘빠뚜’의 안착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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