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NEWS=김병조 총괄에디터] 대학을 졸업하고 기자가 되기 전, 1986년부터 2년간 어느 종합병원 기획실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 병원 경영자가 영문과 출신을 원한다며 미국에서 유학을 같이했던 필자의 지도교수에게 추천을 의뢰해 면접을 봤다. 그 자리에서 나는 병원에서 영문과 출신이 왜 필요합니까?”라고 물었더니 두고 보면 알게 될 거야.”라며 나를 채용했다.

입사 후 얼마 되지 않아 경영자는 나에게 미국에서 발행하는 ‘Hospital’이라는 월간 잡지를 구독하게 해줬다. 그때 그 잡지에서 인상 깊게 읽었던 기사가 ‘Home Nursing’에 관한 내용이었다. 우리말로 표현하자면 가정방문 간호 서비스. 내가 그 기사를 접한 지 40여 년이 지난 지금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의료서비스가 시작되고 있다. 근무하던 병원 경영자는 나에게 병원경영학을 공부할 수 있도록 유학을 보내주겠다고까지 했지만, 나는 몇 가지 이유 때문에 기자로 전직을 했다.

21세기가 시작될 때 나는 새로운 꿈을 하나 가졌다. 바이오 전문 언론 매체를 만드는 것이었다. 1997년 외환위기를 겪고 난 뒤에 김대중 정부가 들어서면서 닷컴기업을 육성하는 정책을 폈다. 그때부터 IT산업이 대한민국을 먹여 살리는 성장산업이 되었다. 그때 나는 IT(Internet Technology) 다음에는 BT(Bio Technology)가 한국의 미래 성장산업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인구 고령화가 심해질 것이고, 수명이 길어지면 아프지 않고 오래 살려는 인간의 욕구가 BT 산업을 성장시킬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그 맥락에서 나는 20여 년간 바이오의 한 분야인 Food 전문 매체에서 편집국장을 해왔다. 특히 음식이 인간의 건강에 미치는 상관관계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져왔다. 그리고 지금도 주식에 투자할 돈이 생기면 삼바’(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을 산다. ‘삼바가 몇십 년 후에는 삼전’(삼성전자)의 위치에 가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BT의 중요성은 최근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우리 국민도 절실하게 느낀 바 있다. 그래서 바이오 관련 회사의 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기도 했다.

바이오는 범위가 넓다. 약을 개발하고, 병을 치료하는 의료뿐만 아니라 인간의 생명과 관련된 것은 모두 바이오의 범주에 들어간다. 그중에서도 특히 인구 고령화로 인해 생기는 인간의 불편함을 해결해 주는 일은 전부 바이오 비즈니스라고 보면 된다. 전 세계적으로 돌봄이 필요한 인구가 21억 명이나 되고, 이에 따라 미국과 유럽에서는 요양기업이 대기업화되고 있는 등 이른바 케어 이코노미시장도 급성장 하고 있다. 2030년이 되면 전 세계 돌봄 일자리가 최대 47,500만 자리가 생길 것이라는 전망이다. 2030년이 되면 세계 65세 이상 인구가 11.7%나 되고, 2100년이 되면 22.6%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CEO들은 인구 생태계의 변화가 앞으로 성장산업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바이오 분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 바이오 분야에 신규 투자는 물론이고, 기존의 사업도 바이오 관점에서 재점검하라는 뜻이다.

CEONEWS는 국제 의료 NGO ‘한국머시쉽‘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저작권자 © 씨이오뉴스-CEONEWS-시이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