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수의 뻔한 여행 아닌 ‘Fun’한 여행
옛 상공회의소 건물에 들어선 안동소주와 디자이너 기념품의 힙한 감성, 안동단&잔잔
요즘 방식으로 떠나는 조선시대 산성마을, 한국문화테마파크

안동의 전통, 힙해져라!
잔잔&안동단

[CEONEWS=김관수 기자] 1975년 9월, 당시 최고의 번화가에 지어졌던 안동상공회의소 건물의 1층과 3층에 각각 ‘잔잔’과 ‘안동단’이 둥지를 틀었다. 이제 막 정식으로 선보였거나 반만 문을 연 두 공간은 과거 주변의 영화롭던 시간을 다시 한 번 꿈꾸며 탄생했다. 안동소주 명인과 힙을 창조하는 디자이너. 어찌 보면 어색한 그들의 동거가 만들어 낼 안동여행의 새로운 트렌드를 먼저 들여다봤다.

1층, 안동소주 구경하는 집, 잔잔

우리나라 최고의 전통명주 중 하나인 안동소주는 고려시대에서부터 약 700년의 역사를 써왔다. 현재 시판 중인 약 8개의 안동소주 브랜드 중 ‘명인안동소주’는 안동 반남 박씨의 가양주로 25대손인 박재서 명인이 500년의 역사와 정통성을 그대로 이어 만든 대표적인 안동소주 브랜드다. ‘대한민국 전통식품 명인 제6호’에 지정된 박재서 명인과 함께 아들, 손자 3대가 안동소주의 깊은 맛과 향을 지키고 있는 명인안동소주는 그동안 안동의 우수한 전통주를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찾아가는 양조장’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최근 2대 박찬관 대표는 안동관광두레센터와 함께 안동을 방문한 여행객들이 보다 쉽게 안동소주를 접할 수 있도록 한 차원 진화된 공간인 ‘안동소주 구경하는 집, 잔잔’을 기획했다. 10월 가오픈을 통해 안동소주와 커피, 안동 특산물, 전통디저트와의 흥미로운 콜라보 메뉴를 만들기 위한 준비가 현재 한창 진행 중이다. 옛 안동상공회의소가 위치했던 유서 깊은 건물 1층에 자리 잡은 잔잔은 구 안동역사로 안동의 새로운 문화플랫폼으로 변신한 ‘모디684’ 인근에 자리 잡았다. 안동역의 이전과 함께 활기를 잃은 원도심에서 과거 기차를 타고 안동을 찾아왔던 여행객들의 환한 웃음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기를 바라는 안동에 대한 진한 애정을 담았다.

잔잔은 커피에 위스키를 넣은 아이리쉬커피처럼 ‘안동소주잔과 커피잔’이 함께 한다는 의미를 담으면서, 소위 말하는 술집이 아닌 카페로, 누구나 아침부터 저녁까지 편안하게 쉬어갈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빈티지한 건축물 속 안동의 정갈함을 에스닉하게 표현한 실내에는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 우리나라의 소주 변천사와 함께 명인안동소주의 다채로운 에디션들이 전시되어 있어 잠시 둘러보기 좋다.

잔잔을 대표하는 시그니처 메뉴에는 잔잔의 의미가 듬뿍 담겼다. 안동소주 중 알콜함유량이 가장 높은 45%의 안동소주와 지역 청년이 로스팅한 커피 그리고 안동의 식재료를 이용한 간단한 디저트안주가 세트메뉴로 준비된다. 안동소주와 커피를 각자 취향에 맞게 적절하게 섞어 마시면 되는데, 증류주인 안동소주의 휘발성으로 인해 알코올이 날아가면서 커피향이 더욱 짙어지게 된다. 또한, 트렌디한 애주가들을 위해 안동소주에 안동생강, 사과, 청포도, 블루베리, 오미자를 넣어 제조한 하이볼5종과 디저트안주가 역시 세트메뉴로 제공될 예정이다. 안동소주를 이해하고 안동소주를 새롭게 경험하는 즐거움이 있는 잔잔은 오는 11월 말 정식 오픈 예정이다.

3층, 디자이너‘s 기념품숍, 안동단

잔잔이 위치한 옛 상공회의소 건물 3층 역시 개성 넘치는 공간으로 새롭게 꾸며졌다. 안동관광두레 주민사업체로, 윤이서 디자이너가 운영하는 기념품 편집숍 안동단이다. ‘단’이란 마지막 한 글자에서 자칫 딱딱하고 거친 분위기가 상상이 되기도 하지만, 단은 ‘단청’, ‘단아함’ 등 한국과 안동을 소개할 수 있는 중의적 의미를 지닌 우리말이다.

안동단이 선보인 첫 번째 콜렉션은 도산서원과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이름난 도산 지역의 자연과 인물, 역사와 문화를 담았다. 퇴계 이황 선생을 담은 반다지 모양의 찻자리 ‘퇴계찻자리반닫이’, 천원 지폐의 배경 계산서당을 실크스크린으로 제작한 달력, 역시 계산서당을 그려 넣은 마스킹테이프, 도산서원의 산과 달을 응용해서 만든 쿠션 등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안동의 기념품들을 오직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다. 지난 9월 문을 연 안동단은 아침 10시~오후 4시까지 문을 연다. 디자이너와의 만남을 비롯 보다 자세한 문의는 안동관광두레센터(054-854-1770)에서 가능하다.
 

조선시대 산성마을로 시간여행
한국문화테마파크

2022년에 문을 연 신상 테마파크로 2023년에는 익스트림 어드벤처 체험장인 연무대도 개장했다. 한국문화테마파크는 16세기 임진왜란 전후 조선시대의 산성마을로 돌아가 유교문화와 의병들의 호국정신을 체험해볼 수 있는 대형 복합문화단지다. 2천여 개의 산성을 보유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지형적 특성을 공간 개념으로 설정하여 퇴계학파 정립기로부터 호국의병이 활동한 임진왜란까지 16세기 조선으로의 시간여행이 시작된다.

산성마을은 전통극공연장, 의병체험관, 선비체험관, 설화극장, 선비숙녀변신방, 종루 및 종루광장, 산대극장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 전통극공연장에서는 매주 토, 일 오후 2시부터 스테이션 로맨스 뮤지컬 <안동역에서> 공연이 펼쳐지고, 설화극장에서는 매주 수~금 오후 2시부터 미디어아트와 뮤지컬을 접목한 <히든카드>가 진행되고 있다. 또한 의병체험관에서는 3차원 인터랙티브 전투 게임을 통해 임진왜란 시기 의병이 되어 왜군과 직접 전투를 벌일 수 있고, 연무대에서는 수상전과 육상전 미로전과 공성전을 차례로 체험해볼 수 있다. 이렇듯 한국문화테마파크는 유·무형의 헤리티지들을 실물이 아닌 첨단 IT기술을 통해 보다 익사익팅하게 체험하며 안동의 유교문화와 선조들의 호국정신을 배워볼 수 있는 실내 에듀테인먼트 공간으로 아이, 어른 모두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한국문화테마파크는 안동국제컨벤션센터, 세계유교문화박물관과 같이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다. 세계유교문화박물관의 개관과 함께 안동은 유교문화의 글로벌 리더임을 선포했다. 안동국제컨벤션센터 2층에 세계유교문화박물관의 문을 열며 세계적인 유교 도시로서의 면모를 드러냈다. 타 박물관이 국내 유교문화를 중심으로 전시를 진행하고 있는 반면, 이곳은 한국과 중국, 일본, 베트남 등 유교권 국가들의 역사와 방향까지도 두루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박물관계의 트렌드에 맞춰 도서관, 기록관, 박물관 기능을 모두 접목한 ‘라키비움 Larchiveum' 형태로 설계됐으며, 최신 IT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기법의 전시를 진행 중이어서 보다 넓은 층의 관람객들이 편안하고 흥미롭게 전시 내용을 이해하고 참여하도록 이끌어준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안동역과 터미널 또는 안동시내에서 한국문화테마파크까지 가는 시내버스 노선이 없다. 약 30km 이상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 택시로 이동하기에 비용이 만만치 않다. 뚜벅이 여행객이라면 안동관광택시를 이용해서 시간과 비용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여유롭게 관람할 것을 추천한다.

[김관수의 뻔한 여행 아닌 ‘Fun’한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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