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NEWS=손진기 칼럼니스트] 전남경찰청에 따르면 영암경찰서는 일가족 5명 중 가장 A(59)씨의 사인이 약독물사로 추정된다는 1차 부검 결과를 전달받았다. A씨의 아내 B(56)씨와 중증 장애가 있는 20대 아들 3명은 흉기 손상에 의한 사망으로 추정했다.

세 아이의 어머니는 남편이 경제사범으로 수감되자 시골로 이사해서 어떻게든 살아보고자 했다. 쉽지 않았다. 심한 공황장애와 우울증까지 왔다. 결국, 어머니는 살던 집에서 보증금을 빼고, 짐은 창고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제주도로 가족여행을 떠났다. 아이들은 구경거리가 많고, 맛있는 것도 있으니 신이 났다. 사흘 후의 자기 운명을 알 수 없는 아이들은 천진난만하게 웃고 떠들었다. 이를 보는 엄마의 가슴은 미어졌다. 여행을 마친 어머니는 아이들을 데리고 무인텔에 들어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젊은 부부가 있었다. 두 사람은 보육원에서 자랐고 신학대학에서 만났다. 졸업 후에 결혼한 두 사람은 작은 교회에서 목회 활동을 시작했다. 멀지 않아 문제가 생겼다. 부인은 어릴 때 학대받은 탓에 우울증에 시달렸고, 그 영향으로 자기의 딸을 학대했다. 그 결과, 그들의 아이는 숨졌다. 아내는 징역형을 살고 나와서는 새로운 삶을 살고자 노력했다. 그렇지만 끝내 극단적 선택을 하고 말았다. 남편은 아내와 자식을 모두 잃고 말았다.
 

경기도 의정부시 한 오피스텔에서 40대 부부와 6살 아들 일가족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16분 의정부동 오피스텔에서 40대인 A씨 부부와 이들의 아들(6)이 숨져 있는 것을 경찰과 소방관이 발견했다.

 

최근 하루가 멀다고 일가족 극단적 선택 사건이 꼬리를 물고 있다.

오죽하면 자기 가족 모두 함께 세상을 끝내려 했을까....?

사는 게 죽을 만큼 싫었다는 얘기다. 사실 이 글을 쓰고 있지만 나로서도 상상이 안 되는 고통이다.

하지만 부모라고 해도 자기 자식의 목숨을 마음대로 할 권리는 없다. 극단적 선택이 아니라 살인 후 극단적 선택이 맞다. 부모는 엄격하게 말해서 살인자다.

가족이 함께 죽기로 마음먹고 아이들을 살해하고 결국 자신은 죽지 못했다는 엄마의 진술에서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이 ”엄마 죽지 말자. 우리같이 살아요“라고 죽기 전에 애원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슴이 먹먹해졌다.

 

부모의 잘못으로 인해 아이의 목숨을 부모가 마음대로 할 수는 없다. 자식의 목숨은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다. 어떤 목숨도 귀하지 않은 생명은 없다. 세상에 올 때 자기 의지로 온 것이 아니니 부모 자신도, 자식의 목숨도 자기 의지로 끊을 수 없다.

 

우리 사회의 책임도 크다. 제도가 아무리 잘 되어있어도 마음이 가지 않으면 그 제도는 제대로 발휘되지 못한다. 사회복지를 그저 직업으로만, 돈벌이로만 생각하기 때문에 사명감이 없어지고, 사명감이 없으니 마음이 가지 않고 우리 사회에 구석구석을 들여다 볼 수 없는 것이다.

경제가 어려우면 국가가 나서서 이들에게 용기를 주고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세계 9위의 경제 강국이고 선진국이라 이야기하면서 한강의 기적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제 불행하게도 세계에서 일가족이 제일 많이 죽는 국가의 기적도 함께 이루었다는 반성과 근본적 해결을 위한 대책이 정부 차원에서 시급히 필요하다. 지금도 어디에선가 가족들이 절망하고 살인 후 극단적 선택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그런데 오늘도 뉴스에서는 정쟁에만 몰두하는 정치인들을 마주한다.   

복지 선진국이 진정한 선진국이 아닐까.

이 글을 쓰는 내내 씁쓸하고 잘못된 선진국이라는 답답함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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