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NEWS=김은경 기자] 정치 때문에 개그콘서트가 부활하지 못한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었다. 다행히 개콘은 다시 부활해 시즌2를 예고하고 있지만 우리 정치는 여전히 ‘우스개’ 꼬라지에 처박혀 있는 형국이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끝난 후 현재, 그 정점이다.

선거가 끝난 후 대통령실은 일개 구청장 선거에 연연할 필요 없다고 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모든 책임을 지고 떠날지 말지에 기대가 모아졌다. 그러나 그런 걱정은 필요 없다는 듯, 국민의힘은 임명직 당직자 몇 명의 사퇴만으로 당 쇄신안을 일단락했다.

안철수는 이준석을 욕하고, 이준석은 만인 앞에서 울었다.

국힘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누가 비대위를 끌고 나갈 것인지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가운데 국민통합위원회 만찬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뜬금없이 “국민은 무조건 늘 옳다… 소모적인 이념논쟁을 그만두고 민생에 전념하라”는 엄포를 내렸다. 8.15 기념사에서까지 극한으로 치달으며 주장했던 “이념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을 전면으로 뒤엎었다.

여러 번의 ‘노조 쳐내기’에서 승률을 올렸던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엔 의대정원 확대를 주장하고 나섰다. 수능 킬러문항을 없애야 한다던 발언의 맥락과 비슷하게 어떠한 참고자료도 없이 혼자만의 주장으로 시작된 일이다. 천 명에서 3천 명까지 운운하던 의대정원 확대 문제가 예상보다 큰 진통을 예고하고 나서자 윤 대통령은 돌연 입을 다물었다.

대통령 지지율은 급락했다. 국민들 10명 중 6명이 넘는 사람들이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해 잘못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잘못해서 쫓겨난 사람을 다시 불러다 일 시키려하고, 그러다 안되니 결정권자는 뒤로 물러난 채 실무진만 된서리를 맞았다. 누구는 너 때문이라며 거침없이 욕하고, 또 누구는 대통령 정신차리라고 만인 앞에서 울어댔다. 이념이 제일 중요하다더니 그런건 소모적이라며 개나 주라는 투다. ‘나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정국을 휘어잡겠어’라는 생각으로 고심없이 이곳저곳 들쑤셔대는 대통령의 행보는 우려스럽다 못해 우스울 지경이다.

웃기면 순간 즐겁기라도 하지만, 우스워지면 비참해진다. 대통령의 지지율은 비참한 국민의 심정을 대표하는 바로미터다.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버리면 어떠한 미사여구로도 잡을 수 없다. 우스운 정국, 우스운 대통령, 비참한 국민.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강을 건너버렸다는 것을 모른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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