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원사업인 독자 결제망 구축 ‘완벽한 성공’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이사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이사

[CEONEWS=김은경 기자] BC카드와의 관계를 정리하고 자체 결제망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우리카드가 독자 가맹점 확대와 ‘카드의 정석’ 부활로 하반기 카드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작전에 돌입했다.

우리카드는 2021년부터 독자가맹점 시스템 구축에 공을 들이기 시작했다. 금융당국이 수수료 인하를 압박하고 있지만 여전히 카드업계의 주력 수익원은 가맹점 수수료이기 때문에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선 그간 가맹점 관리부터 결제망 사용, 카드발급 등 거의 모든 업무를 위탁했던 BC카드와의 결별이 반드시 필요했다.

올 3월 취임한 우리카드의 박완식 대표는 취임 당시부터 이를 완수하기 위한 준비작업에 돌입했고 지난 8월 드디어 BC카드와 결별에 성공했다. 그리고 독자 결제망 출범에 따른 다양한 지불결제 방식에 신속 대응하기 위한 디지털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독자 결제망 구축을 위한 바탕 마련

우리금융지주 이사회는 올초 3월7일 가진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거쳐 우리카드 신임 대표이사로 박완식 당시 우리은행 개인·기관그룹장(부행장)을 선임했다.

박 대표는 1964년생으로 동대부고와 국민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2020년 우리은행 중소기업그룹 상무, 개인·디지털금융그룹 상무, 영업·디지털금융그룹 부행장보를 역임한 바 있다. 2021년 들어서는 우리은행 영업총괄그룹 부행장보, 지난해부터는 우리은행 개인·기관그룹장을 맡았다. 우리금융 내의 신사업과 영업 전반을 다뤄온 만큼 그룹 내에서는 이미 영업통으로 불릴 정도로 영업분야 전반에 강하다는 평가다.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이사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이사

 

박 대표의 취임 후 첫 공식 행보는 4월6일 광화문 본사에서 열린 고객패널 ‘뉴(NU)-어드바이저’발대식이다.

우리카드는 올해 소비자 고개패널의 규모를 두 배로 확대하고 연령대도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하게 구성했다. 다양한 금융소비자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시니어와 외국인 패널도 특별 선발했으며, 매월 유관부서가 참여하는 온오프라인 간담회를 통해 소비자 관점에서 만족도와 편의성을 점검받는 기회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고객패널들의 의견과 아이디어도 업무개선에 적극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뉴(NU) 어드바이저' 고객패널 발대식 행사에서 박완식 우리카드 사장(앞줄 왼쪽에서 세번째)과 고객패널단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우리카드 제공)
'뉴(NU) 어드바이저' 고객패널 발대식 행사에서 박완식 우리카드 사장(앞줄 왼쪽에서 세번째)과 고객패널단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우리카드 제공)

발대식에 참석한 박 대표는 직접 위촉장을 수여하고 “고객의 소리를 전 임직원과 함께 경청하겠다”는 각오를 거듭 밝혔다.

우리카드가 2,200억원 규모의 상생금융 1호 지원책을 출시하고 영등포구 굿네이버스 본부에서 기념식을 가졌다. 왼쪽부터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김중곤 굿네이버스 사무총장의 모습. (사진=우리카드 제공)
우리카드가 2,200억원 규모의 상생금융 1호 지원책을 출시하고 영등포구 굿네이버스 본부에서 기념식을 가졌다. 왼쪽부터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김중곤 굿네이버스 사무총장의 모습. (사진=우리카드 제공)

6월에는 취약계층 우리카드 상생금융 출시를 기념해 제2금융권으로는 최초로 2,200억원 규모의 상생금융 지원책을 마련했다. 이 지원책에는 금융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채무 정상화 지원 프로그램, 소상공인 대상 마케팅 지원 등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방안을 담았다.

소비자가 공감할 수 있고 현실적인 도움을 체감할 수 있는 혁신을 이끌어내겠다는 신임 사장의 각오는 전임 김정기 대표의 취임 이후 70% 이상 상승시켜 놓은 성장가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다.

지난 2022년 카드사들은 전체적인 업황 악화로 실적이 좋지 못했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순이익이 이전해보다 5% 감소한 6,414억원이었으며 KB국민카드와 하나카드도 각각 9.6%, 23.4% 줄어들었다. 반면 2022년 우리카드는 전년보다 1.8%의 성장을 보이며 선방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올해 1분기 들어 우리카드는 순영업수익 2,260억원, 영업이익 570억원, 순이익 460억원으로 전년도 1분기와 비교하면 순영업수익이 5.3% 줄었으며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50.3%, 46.3% 급감했다.

따라서 부진한 실적을 만회하고 성공적으로 카드업계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효율성과 성과 모두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만 했다. 시장 점유율 확대, 디지털 경쟁력 강화, 독자 가맹점 확대에 박 대표가 매달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BC카드와의 결별… 독자 가맹점 모집도 성공적

2013년 분사하며 그간 숙원사업으로 꼽혀온 독자 결제망 구축은 카드업계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른 성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유일한 수단이었다. 가맹점을 운용하고 있는 BC카드의 서비스와 마케팅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서 독창적인 마케팅이 불가능했고 수수료 지출도 크기 때문이다.

이에 2021년부터 결제망 독립을 위한 TF팀을 구성한 우리카드는 타당성 검토, 결제망 구축 등의 계획을 잇따라 내놓으며 준비작업에 돌입했다.

결제망 독립을 준비해온 우리카드는 지난 7월 24일 독자적인 가맹점 운영 개시의 신호탄을 올렸다. 출범 10년만이다. 독자결제망을 통해 그동안 BC카드에 지불했던 비용 절감은 물론, 추가 가맹점 모집으로 인한 수수료 수익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지난 1분기 기준으로 독자 결제망을 사용하기 전 우리카드가 BC카드에 지급한 수수료는 약 1,500억 원에 달한다.

7월 24일 첫 독자카드 3종 ‘카드의정석’ 출시를 기념해 사내 크리에이터 5인이 우리카드 광화문 본사 이벤트 포토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우리카드]
7월 24일 첫 독자카드 3종 ‘카드의정석’ 출시를 기념해 사내 크리에이터 5인이 우리카드 광화문 본사 이벤트 포토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우리카드]

우리카드는 독자 결제망 구축에 따라 가맹점의 네트워크 보안강화를 위해 전용 침입방지시스템(IPS)를 구축하기 위한 사업공고도 게시했다. IPS 시스템은 네트워크 내에 발생하는 침입을 실시간 감지하고 차단하는 기술로 보안 강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데이터나 고객 정보 보호를 강화할 수 있고 불필요한 트래픽을 차단하기 때문에 네트워크 서비스 장애가 적고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결제망 독립을 이룬 우리카드는 시장 점유율 확대는 물론 자체 데이터를 활용해 신사업 서비스 활성화 등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독자 가맹점 모집도 8월 말 140만곳을 돌파하며 올해 말까지 목표치인 200만 곳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내실 있는 독자 카드 개발이 관건

독자 결제망 구축으로 우리카드에서 BC카드의 로고는 사라지게 됐지만 여전히 과제는 남아있다. 결제망 독립을 발판 삼아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신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카드업계 내에서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독자 가맹점을 일정 수준까지 도달시켜야 하고 독자적인 카드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다행히 독자 가맹점은 안정적인 수준으로 모집에 성공하고 있다. 이제 박 대표에게 남은 과제는 독자카드 개발. 이에 우리카드는 최근 기존의 인기카드였던 전임 김정기 사장의 대표작인 ‘카드의 정석’ 3종을 새롭게 출시했다.

카드의 정석은 2018년 출시한 후 2년 8개월만에 800만 장을 발급해 업계 최단기간 발급기록을 세운 카드다. 독자적인 결제망을 구축한 이후 업계는 우리카드가 가장 최근 브랜드인 NU(뉴)를 사용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실제 박 대표가 선택한 것은 카드의 정석이었다.

카드의 정석은 EVERY 1, EVERY MILE SKYPASS, EVERY CHECK 3종으로 나뉜다.

'EVERY 1'은 전 가맹점에서 1% 기본 할인, 카드이용금액 50만원당 5,000원을 추가 할인하며 이용금액에 따라 최대 2%의 청구할인을 받을 수 있는 카드다.

'EVERY MILE SKYPASS'는 연회비가 3만원대지만 1,000원당 대한항공 1마일을 무제한 적립해주고 동반인까지 공항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다. 해외이용에 부과되던 국제브랜드(ISA) 및 해외이용수수료도 면제돼 잦은 해외일정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혜택이 크다.

'EVERY CHECK'는 국내외 전가맹점 0.2% 무제한 적립 혜택을 주어진다. 매월 실적에 따라 최대 3,000원까지 추가 적립이 가능하며 연 4회 공연, 놀이공원, 영화 등에서 1만원을 추가로 적립해준다.

또 카드의 정석 시리즈인 '카드의정석 오하CHECK'와 '카드의정석 LCK 우리체크', PLCC 상품인 '트래블월렛 우리카드'도 우리 독자 카드로 리뉴얼 출시하는 등 기존 인기 브랜드인 카드의 정석을 통해 우리카드를 대표하는 기본 브랜드로 재정립시킨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기조를 바탕으로 우리카드는 기존 250여 개의 카드 가운데 올해 30여 종(전체의 12%), 내년까지는 100여 종(전체의 40%)을 독자카드로 전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취임한지 채 반년도 지나지 않아 우리카드의 숙원사업이었던 독자 결제망 구축에 성공한 박 대표의 추진력에 남은 2년 반의 임기, 그리고 이후 향방까지 기대가 모아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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