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과 사회로부터 존경받는 금융산업의 스탠더드”
‘신용 리스크·부코핀’ 최우선 과제

양종희 KB금융그룹 내정자(사진=연합뉴스)
양종희 KB금융그룹 내정자(사진=연합뉴스)

[CEONEWS=최재혁 기자] 양종희 KB금융그룹 내정자는 1961년 전주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국사학과를 졸업한 뒤 서강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KB국민은행 서초역지점장을 맡다가 KB금융지주로 자리를 옮겨 이사회 사무국장, 전략기획부 부장, 전략기획담당 상무를 거쳐 부사장으로 근무했다. KB금융지주 전략기획 담당 상무 시절 LIG손해보험 인수 실무를 주도하면서 전무를 건너뛰고 부사장으로 파격 승진했다.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을 맡아 순이익을 끌어올리고 업황 악화에도 안정적으로 회사를 이끌었다.

“시장과 사회로부터 존경받는 금융산업의 스탠더드”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8일 양종희 현 KB금융지주 부회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사외이사 7명으로 구성된 회추위는 이날 오전부터 양 부회장과 허인 KB금융지주 부회장, 김병호 베트남 HD은행 회장(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3명을 대상으로 2시간씩 심층 면접을 진행한 뒤 투표를 통해 양 부회장을 윤종규 현 회장의 후임으로 낙점했다

김경호 회추위원장은 "양 후보는 윤 회장의 뒤를 이어 KB금융의 미래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성공적으로 만들 역량 있는 최고경영자(CEO) 후보"라며 "지주, 은행, 계열사의 주요 경영진으로 재직하면서 쌓은 은행과 비(非)은행 전반에 대한 탁월한 전문성뿐 아니라 디지털·글로벌·ESG(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 경영에 대한 높은 식견과 통찰력까지 겸비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김 위원장은 "소통하고 공감하며 솔선수범하는 리더십과 함께 양 후보가 제시한 KB금융의 미래에 대한 차별화된 전략과 가치 경영 강력한 실행 의지와 경영철학도 높이 평가됐다"고 덧붙였다.

양 내정자는 "기회를 주신 회추위에 감사드리고, 아직 후보자 신분이지만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KB금융그룹이 시장과 사회로부터 존경받는 금융산업의 스탠더드가 될 수 있도록 혼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양 내정자는 은행부터 보험에 이르기까지 KB금융그룹의 핵심 사업에 두루 능통한 전문 금융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국민은행의 영업점과 재무 관련 부서 등에서 20여년간 근무했고, 2014년부터는 지주 전략 담당 상무와 부사장 등을 지낸 그룹 내 대표적 전략·재무통"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지주 전략 담당 임원 재직 당시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인수를 성공시킨 주역이었고, 인수 후 KB손해보험 대표를 2016년부터 5년간 맡으면서 순이익을 끌어올리고 KB손해보험의 그룹 핵심 계열사로 성장시키며 그룹 내 '비은행 강화'를 이끌었다.

양종희 KB금융그룹 내정자(사진=연합뉴스)
양종희 KB금융그룹 내정자(사진=연합뉴스)

KB금융그룹의 매우 훌륭한 ‘CEO 승계 프로그램’

"KB금융그룹은 매우 훌륭한 CEO 승계 프로그램을 마련해 뛰어난 자질과 능력을 갖춘 후보군을 지속적으로 관리해온 만큼, 이사회가 그룹의 지속 성장을 이끌 탁월한 후보를 선임해 시장의 기대에 부응할 것으로 믿는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6일 주요 주주들에게 이런 내용을 담은 친필 서한(친필 서명 포함)을 이메일 형태로 전달했다.

윤 회장은 같은 날 오후 3시 30분께 "더 이상 연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언론과 대중에 처음 알리면서 이 시점과 거의 동시에 국민연금(지분율 9.7%)·블랙록·피델리티 등 KB금융지주 주요 주주를 상대로 직접 용퇴의 배경을 설명하고 경영 공백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그는 편지 서두에 "KB금융그룹과 본인의 미래를 위한 중대한 결정에 대해 주주님께 직접 설명하는 것이 마땅하기에 이 서한을 드린다"며 퇴진 의사부터 밝혔다.

아울러 "9년 전 그룹 회장에 취임할 당시 KB금융그룹은 벅찬 도전과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혼돈의 시기를 헤쳐 나가야 하는 힘겨운 상황이었다"며 "그룹 구성원의 공통된 비전과 의지, 더 나은 그룹으로의 발전 가능성에 대한 확고한 믿음으로 이를 극복했고, 무엇보다 주주님들의 끊임없는 성원과 신뢰는 위기를 기회로 바꾼 근원적 힘"이라고 감사의 뜻도 전했다.

윤 회장은 "임기를 마치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해 그룹을 이끌 것이다. 후임자가 새 역할에 잘 적응하고 그룹이 순항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하며 서한을 마무리했다.

KB금융그룹 안팎에서는 윤 회장이 서한을 통해 자기 연임 포기, 퇴진 선언으로 예상되는 주주와 시장의 동요에 발 빠르게 대응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번 대(對)주주 서한은 본인의 퇴진과 후임 회장 선임과 관련한 시장의 불안을 달래고 회사의 비전과 전략이 앞으로 일관성 있게 추진될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CEO 승계 과정과 윤 회장의 역할 등을 비교적 자세히 설명한 만큼, 리더십 교체에 따른 불확실성을 줄이는 데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종희 KB금융그룹 내정자(사진=연합뉴스)
양종희 KB금융그룹 내정자(사진=연합뉴스)

‘신용 리스크·부코핀’ 최우선 과제

양종희 KB금융지주 차기 회장 후보자는 11일 "신용 리스크와 부코핀(인도네시아 현지 계열은행) 정상화 문제, 전환기에 나타날지 모르는 조직 이완 현상 등을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양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KB금융지주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취임 후 최우선 과제' 관련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은행장 경험이 없는 데 대해서는 "은행장 출신 한 사람이 모두 할 수 없기 때문에 금융그룹 지배구조 시스템에 이미 각 사업부문장, 부회장직을 둔 것"이라며 "(개인적으로는) 20년 동안 은행에도 있었다"고 말했다.

최근 잇따르는 금융사고 예방 대책과 관련해서는 "금융기관이 신뢰를 먹고 사는 곳인데, 우선 진심으로 죄송하고 송구스럽다"고 사과한 뒤 "임직원들이 규정을 준수할 수 있도록 내부통제의 모든 프로세스 과정에서 디지털의 도움을 받아 체계적으로 문제를 자동적으로 점검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데 적극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수·합병(M&A) 계획에 대해서는 "이미 포트폴리오(사업군)가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M&A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라면서도 "기업과 주주 가치를 키우는 측면에서 M&A 대상으로서 금융기관뿐 아니라 비금융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23년 하반기 CEO 레터

KB금융그룹은 2일 오후 금융·경제 전망과 자산배분 전략 조언 등을 담은 '2023년 하반기 CEO 레터'를 개인·기관 고객에게 발송했다.

보고서의 '하반기 경제 전망' 부문은 ▲ 연말 미국 경기침체 진입 가능성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추가 긴축 여부와 이에 따른 환율 변동 ▲ 한국 하반기 경기 반등 여부 등을 중심으로 서술됐다.

이런 경제 전망을 바탕으로 KB금융은 '자산배분 전략' 부문에서 "하반기 주식과 채권 가격이 모두 상승할 가능성이 있으나, 상대적으로 채권이 보유자산의 전반적 수익률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며 투자 선호 자산을 채권·주식·대체자산 순으로 제안했다.

아울러 '고객 투자전략' 부문에서는 개인 고객에게 금리 매력이 높은 우량 회사채에 대한 투자를 권하고, 기관 고객에게 향후 1년여 동안 중국보다는 미국 주식시장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2분기 순익 작년 동기비 24%↑

금리 상승과 증시 회복 등에 따른 이자·수수료 이익 증가에 힘입어 KB금융그룹이 지난 2분기(4∼6월) 약 1조5천억원에 이르는 이익을 거뒀다.

신용 위험 확대 가능성 등을 반영해 대손충당금을 6천억원 넘게 쌓고도 1분기(1조4천976억원)에 이어 최대 분기 이익 기록을 또 갈아치웠다.

금리 상승과 증시 회복 등에 따른 이자·수수료 이익 증가에 힘입어 KB금융그룹이 지난 2분기(4∼6월) 약 1조5천억원에 이르는 이익을 거뒀다.

신용 위험 확대 가능성 등을 반영해 대손충당금을 6천억원 넘게 쌓고도 1분기(1조4천976억원)에 이어 최대 분기 이익 기록을 또 갈아치웠다.

KB금융그룹 재무총괄임원은 이번 실적에 대해 "실물경기 둔화와 금융시장을 둘러싼 불안 확산 등 어려운 영업환경 속에서도 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의 고른 성장, 전사적 비용관리 노력 등으로 시장의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냈다"고 설명했다.

그룹과 KB국민은행의 2분기 순이자마진(NIM)은 각 2.10%, 1.85%로 1분기(2.04%·1.79%)보다 0.06%포인트(p)씩 올랐다.

이에 따라 2분기 그룹 이자이익(2조9천734억원)은 1년 전(2조8천213억원)보다 5.4%, 직전 분기(2조7천856억원)보다 6.7% 많았다.

수수료 등 비(非)이자이익은 모두 1조3천239억원으로, 작년 2분기(5천240억원)의 2.5 배였다.

주식시장 거래대금 증가와 함께 증권 수탁수수료가 늘어난 데다, 투자은행(IB) 부문의 대규모 인수 금융 주선 등에 따른 결과라는 게 KB금융[105560]의 설명이다.

2분기 KB금융그룹은 작년 2분기(3천298억원)의 거의 두 배인 6천513억원을 신용손실 충당금으로 쌓았다. 상반기 충당금만 1조3천19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천756억원)의 2.7 배에 이른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NIM 하락 압력과 여신성장 둔화로 그룹의 이자이익 확대가 제한될 것"이라며 "보수적인 충당금 정책으로 상반기 신용손실 충당금 전입액이 급증했지만, 이는 향후 예상되는 경기 충격 부담과 신용 손실에 따른 이익 변동성을 줄이는데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계열사별로는 KB국민은행의 2분기 순이익이 9천270억원으로 1년 새 23.7% 늘었고, KB증권(1천90억원)도 61.0% 증가했다.

라이프생명은 지난해 2분기 228억원 적자에서 올해 2분기 944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반대로 KB손해보험(2천714억원)과 KB국민카드(1천109억원)는 1년 전보다 순이익이 각 16.3%, 12.5% 줄었다.

KB금융지주는 이날 이사회를 열어 2분기 배당금을 주당 510원으로 결의하고, 지난 2월에 이어 두 번째로 3천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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