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성장률 하얀 밤 내년 2.2% 올해 마감 1.4%

엄금희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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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EONEWS=엄금희 논설주간] 한국은행이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 GDP 성장률 전망치 1.4%를 내놓았다. 한국은행은 오늘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이같이 밝혔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5월 전망치와 동일하다. 한은은 지난 2월 올해 우리 경제가 1.6%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3개월 뒤 0.1% 하향 조정했다. 

한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부동산 위기를 포함한 중국 경제 둔화, 수출 감소세 지속 등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제가 당초 예상했던 성장 경로를 이어간다는 관측이다. 

한은의 전망 수치는 우리 정부나 국제통화기금, IMF 등의 예상과 동일하다.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 KDI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의 1.5%보다는 소폭 낮은 수준이다. 아시아개발은행, ADB나 한국경제연구원, 금융연구원의 1.3%, 일부 투자은행, IB의 1%대 초반 전망치보다는 높다.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5월 2.3%보다 0.1% 포인트 하향 조정한 2.2%를 제시했다.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각각 3.5%와 2.4%를 제시했다. 이는 5월 전망과 동일하다. 

시계로 보면 한국경제는 지금 새벽 두시 하얀 밤이다. 한귀섭 시인의 잠 못 이루는 '하얀 밤'이 한국경제의 새벽과 어둠을 알리고 있다. 

두시!
동이 트기엔 너무 먼
몇 날 며칠을 두고
두 눈은
이 시간을 맞이하고 있다

가로등 불빛 사이
언뜻언뜻
유성처럼 스치는
자동차 후미등은
상념을 태우고
머나먼 새벽을 향해
쏜살같이 달려간다

새까만 밤
째깍이는 초침 소리는
숨소리보다
또렷이 귓속을 파고들고
젖혀진 커튼 사이
점점이 박힌 별빛은
저 혼자 새벽인 양
어둠을 잠 깨우고 있다 

그리고 어둠을 잠 깨운 한국은행은 8월 기준금리를 연 3.5%로 다섯 차례 연속 동결했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 1월 단 한 차례만을 제외하고 금리 수준을 유지한 것이다. 한은의 최우선 목표인 물가 안정이 유지되는 등 뚜렷한 추가 인상의 명분이 없었다. 

한은은 중국발 부동산 리스크의 여파, 미국의 추가 긴축 우려, 국내 가계부채 급증세 등 불확실성이 커졌다. 한은은 금리 인하 자체에 대해 논하기는 아직도 시기 상조다. 오히려 추가 인상 논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올해 국내총생산, GDP 성장률에 대해서도 1.4%라는 종전의 전망치를 유지했다. 그렇지만 오는 10월쯤 조정 여부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선 한은의 긴축 기조가 후퇴하기 시작했다. 물가보다는 경기 문제 쪽을 통화 정책 결정 요소로 고려하기 시작했다. 금리가 올해 3분기를 고점으로 점차 하강하기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늘 정례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연 3.5%로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 2월, 4월, 5월, 7월에 이어 다섯 번째 금리 동결이다. 한은이 가장 우선순위 목표로 두고 있는 소비자 물가 안정화 흐름이 이달에도 지속되면서, 물가로 인한 추가 인상 가능성이 차단되었다. 7월 기준 물가 상승률은 2.3%로 낮아졌다. 이달부터 다시 3% 내외에서 등락할 조짐을 보이기는 하지만 한은이 충분히 예상한 경로다. 

앞서 금통위는 치솟은 물가를 목표 수준인 2%까지 안정화하겠다며 2021년 8월부터 지난 1월까지 기준금리를 연 0.5%에서 연 3.5%로 거의 쉼 없이 올렸다. 그러다 올해부턴 누적된 금리 인상의 파급 효과를 지켜봐야 한다면서 3분기 동안 딱 한 차례만 금리를 올렸다. 참고로 오는 9월엔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가 쉬어간다. 

기준금리 동결 기간이 길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하 시점과 관련한 한은의 시각은 점점 불투명해지고 있다. 지금 오히려 금리 인상 가능성 논의에 초점을 두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 금리 인하에 대해 얘기하기는 너무 시기 상조라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최종 금리 수준을 연 3.75%로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유지했다. 한 차례 금리 인상 여력을 여전히 남겨두었다. 이를 결정 지을 변수로는 우선 미국의 긴축 향방에 대한 불확실성이 꼽혔다. 미국의 금리 정책이 어떻게 될지, 어느 정도로 긴축 기조가 오래 갈지에 따라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도 있다. 환율에 따라 물가 변동성까지 함께 커진다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하는 상황이다. 

또 다른 변수는 최근 들어 재부각되는 우리나라 가계부채의 급증 양상이다. 집값이 바닥을 쳤으니, 대출을 받는 인식이 형성된 영향이다. 50년 만기 대출 등을 통해 총부채 원리금 상환 비율, DSR 규제를 회피한 꼼수 수요의 영향 등으로 가계부채가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지난 2개월 동안 너무 많았다. 이런 증가세가 계속 확대될지 유의해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금리를 상방으로 올리는 선택지를 남겼다. 집값 반등 기대감에 가계대출은 주택 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올 들어 10조 원 이상 증가했다. 

중국 부동산 리스크, 성장률 전망은 일단 내년만 하향인가? 이날 내놓은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서도 불확실성이 커진 데 따른 한은의 고민이 엿보인다. 한은은 올해 경제 성장률에 대해 지난 5월 내놓은 전망치인 1.4%를 유지했다. 그러면서도 내년도 전망치에 대해서는 기존 2.3%에서 2.2%로 0.1% 하향 조정했다. 

이런 시각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 요인은 중국 경제의 더딘 회복세다. 최근 중국 부동산 개발 기업인 비구이위안 컨트리가든, 위안양 시노오션 등의 디폴트, 채무불이행 위기에서 촉발된 불안이 중국 경기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이런 이유로 한은은 중국의 성장세 둔화 요소를 추가로 반영해 내년 성장률을 소폭 내려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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