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프앤에프, 시총 5조 글로벌 컨텐츠 기업으로 도약

김창수 에프앤에프 회장(사진 에프앤에프)
김창수 에프앤에프 회장(사진 에프앤에프)

[CEONEWS=서재필 기자] 국내 패션기업 중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에프앤에프(F&F)를 꼽는 이들이 많다.

이 회사는 지난해 ‘MLB’ ‘디스커버리익스페디션’을 비롯해 신규 브랜드인 ‘듀베티카’ ‘수프라’ 등을 성장시키며 매출액 1조 8000억원, 영업이익 5000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에프앤에프가 패션산업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것은 놀라운 20여년간 끊임없이 지속해온 혁신에 있다. 에프앤에프 김창수 회장은 직접 사업모델 전반을 아우르는 관리자이며, 컨텐츠 개발에도 직접 관여하는 디렉터라고 정평이 나 있다.

김창수 회장는 지난 1992년 베네통 인수 후 패션사업을 시작했다. 에프앤에프는 베네통의 한국지사인 벤아트에서 출발한 셈이다. 벤아트는 ‘베네통’, ‘시슬리’ 등의 브랜드를 보유했고 1999년에 이르러서는 합작법인 베네통코리아가 설립됐다. 또 다른 패션부문을 영위하는 회사인 삼성출판사는(1989년), NSF(2000년)로 바뀌었다. 2002년에는 NSF가 패션부문 F&F와 삼성출판사로 분할되며 IMF 이후 삼성출판사로 합병됐던 F&F가 재등장해 기업 구도를 패션사업 중심으로 재편하기에 이르렀다.

 

‘MLB’ 신화 이어 ‘디스커버리익스페디션’ 성공사례까지

에프앤에프 2022년 경영성과를 바탕으로 시가총액 5조 2000억원을 상회하고 있다. 2022년 한 해 동안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창출액만 35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는 미국 프로야구 기반 IP 패션 브랜드 ‘MLB’가 중심이 된다. MLB는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만 1조원 매출을 올리면서 아시아 최고의 핫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다. 이는 2022년 국내 예상 판매액인 6500억원의 두 배에 육박하는 수치이며, 단일 브랜드로 해외 매출 1조원을 넘긴 사례는 MLB가 유일하다.

MLB는 지난해 해외에서 1조원 판매고를 올렸다(사진 에프앤에프)
MLB는 지난해 해외에서 1조원 판매고를 올렸다(사진 에프앤에프)

'MLB'는 지난 2019년 중국 시장에 본격 진출한 이후 소비재 브랜드 사상 유례없는 고성장을 기록중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중국에 진출한 한국 소비재 중 MLB가 동급 최고 수준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MLB의 향후 5년간 중국 내 연평균 성장률(CAGR)을 30%로 예상하기도 했다.  

그 결과 MLB는 베이징, 상하이 등 소비 수준이 높고 패션 트렌드를 주도하는 주요 거점 도시를 중심으로 빠르게 매장 출점이 줄을 잇고 있다. 나이키 등 글로벌 톱 스포츠 브랜드를 상회하는 최고 수준의 평당 매출이 매장 확대의 원동력이다.

MLB는 중국에서 글로벌 톱 브랜드를 상회하는 오프라인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사진 에프앤에프)
MLB는 중국에서 글로벌 톱 브랜드를 상회하는 오프라인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사진 에프앤에프)

MLB의 뒤를 잇는 두 번째 캐시카우인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은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정통 아웃도어들의 틈새를 깨고 상반기 매출 2위를 기록하는 등 성장세가 돋보인다.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2145억원으로 추정된다.

특히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은 아웃도어에 국한되지 않는 다양한 카테고리로 라이프스타일웨어를 지향하며 젊은 소비자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지루하지 않은 컨텐츠 및 캠페인 기획으로 젊은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핵심 포인트다.

공유를 뮤즈로 앞세운 디스커버리익스페디션(사진 에프앤에프)
공유를 뮤즈로 앞세운 디스커버리익스페디션(사진 에프앤에프)

여기에서도 김창수 회장의 결단이 돋보인다. 2018년 아웃도어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내림세를 타던 당시 컨템포러리 및 캐주얼 디자인 중심으로 디스커버리 카테고리 확장을 결정한 것. 주력 아이템으로 신발 라인업을 구축한 것도 신의 한수로 꼽힌다.

김창수 회장은 “소비자 커뮤니케이션부터 공장 커뮤니케이션까지 모든 데이터가 촘촘하게 연결돼 함께 공유되는 SCM 구조를 구축한 것이 주효했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을 탄탄하게 구축하고 패션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한발 앞서 준비해 온 것이 빛을 발했다”고 설명했다.

 

에프앤에프, 엔터테인먼트로 새로운 도전

에프앤에프가 새로운 먹거리로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뛰어든다. 애프앤에프는 올해 1월 'F&F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글로벌 K팝 스타 육성에 나선다고 밝혔다. 해외 시장에서 브랜드력을 인정받은 패션기업 F&F가 새롭게 선보일 K팝 비즈니스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에프앤에프는 최근 자회사로 'F&F엔터테인먼트(대표 최재우)'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건다. 엔터사 출범과 함께 계 각국에서 K팝 스타를 꿈꾸는 우수한 지원자를 받아 대중의 투표를 기반으로 최종 데뷔그룹을 선정하는 K팝 걸그룹 선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패션산업에서 쌓은 글로벌 브랜딩과 마케팅 노하우를 K팝 산업에 접목시켜 화제성 높은 스타일리시한 아티스트를 육성,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진 스타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에프앤에프가 인수한 빅토리 콘텐츠(사진 빅토리콘텐츠 홈페이지 캡쳐)
에프앤에프가 인수한 빅토리 콘텐츠(사진 빅토리콘텐츠 홈페이지 캡쳐)

MLB는 디지털 미디어의 활용, 글로벌 시장에서의 폭발적 성장, 서양 감성과 동양 감성의 접목이라는 점에서 K팝과 공통점이 많다. F&F가 K팝 산업에서도 역량을 발휘하며 게임 체인저로서 엔터 업계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기대감이 모아지는 이유다.

회사 관계자는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으로 세계를 아우르는 브랜드 팬덤을 만들었던 노하우를 살려 세계적인 라이프스타일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K팝 스타 육성에 포커스를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드라마 제작사 '빅토리 콘텐츠' 인수하며 컨텐츠 개발에도 힘쓴다. 빅토리 콘텐츠는 에프앤에프 인수 이후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이며, 여러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들과 컨텐츠 계약을 통한 채널 확장을 꾀하고 있다.

2003년 설립된 빅토리 콘텐츠는 ‘발리에서 생긴 일’ ‘쩐의 전쟁’ ‘대물’ 등 히트작을 내놓은 드라마 제작사다. 최신작으로는 최근 KBS에서 성황리에 종영한 주말 드라마 ‘진짜가 나타났다’로 시청률 20%대를 달성하며 기획력에서 강점을 보여주고 있다.

에프앤에프의 이러한 행보는 패션-엔터테인먼트-컨텐츠를 연결해 사업간 시너지를 내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사업을 새롭게 추진을 하는 데 있어 하나의 목적과 방향성이 아닌, 여러 가지 요소를 다각적으로 바라보는 김창수 회장의 경영철학이 반영된 대목이다.

한편 에프앤에프 실적공시에 따르면 2분기 매출액은 전년대비 9.2% 증가한 4550억원,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5.9% 증가한 1101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이익은 26.1% 증가한 873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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