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NEWS=김병조 총괄에디터] 40여 년 전 대학생일 때 프랑스 출신 교수님의 특강, ‘외국인이 본 한국인의 특성을 들은 적이 있다. 한국에서 생활한 지 30년이 넘은 그 교수는 두 가지 특성을 말했다. 첫째, 한국인은 정이 많다는 거고, 둘째 특성은 눈치를 많이 본다는 거였다.

나는 두 번째 특성에 주목했다. 그 교수는 한국인이 눈치를 많이 본다는 걸 두 가지 사례로 설명했다. 첫 번째는 환절기 때 옷차림에서 확인이 된다는 거다. 가령, 계절적으로는 아직 코트를 입을 때가 아닌데, 아침에 갑자기 날씨가 추우면 서양인들은 두꺼운 코트를 입고 나가지만, 한국인들은 남들이 계절 감각도 모르는 사람으로 이상하게 생각할까 봐 벌벌 떨면서 코트를 입지 않고 나간다는 거다.

또 한 가지 사례로는 서양인들은 여름에 더우면 반바지 입고 슬리퍼 신고 아이스크림을 쭉쭉 빨면서 거리를 활보하지만, 한국인들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옛날부터 양반들은 갑자기 비가 와도 체통을 지킨다며 뛰지도 않고 비를 맞으며 천천히 걷던 이상한(?) 풍습이 현대까지 남아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한국인은 눈치 민족이라는 주장이었다. 남의 시선을 너무 의식한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나라 사람들이 눈치 민족이 된 데에는 역사적, 지리적 배경이 있다. 우리는 반도 국가다. 과거 침략이 빈번하던 시절에 반도 국가는 대륙 국가와 해양 국가의 중간에서 양쪽을 다 살피다 보니까 그렇게 된 것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게 많이 바뀌고 있다. 비 오는 날에는 장화를 신고 반바지 차림으로 출근을 하고, 심지어 더운 날에는 여자의 전유물로만 생각했던 양산을 쓰고 거리를 활보하는 남자들도 있다. 남들이 뭐라고 생각하든 내가 편하고, 내가 좋으면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현재 대한민국 MZ세대의 특징이다.

필자는 먹거리 상품의 맛을 평가하는 시식평가단을 운영해본 경험이 있다. 평가원의 수가 100명이나 됐다. 적어도 100명 정도는 되어야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를 할 수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에서였다. 그런데 그때 함께 일하던 20대 여직원이 평가원의 수를 굳이 그렇게 많이 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을 했다. 이유는 젊은 사람들의 경우 자기 입에만 맞으면 만점을 주기 때문이라는 거였다.

객관적인 잣대가 무의미해지고, 지극히 주관적이고 개인주의적인 잣대가 세상을 살아가는데 중요한 가치가 되었다는 것이다. 불과 30~40년 전에는 상상도 못 할 일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바로 이런 가치관의 변화 때문에 세대 간 갈등이 생기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이처럼 국민, 즉 소비자의 가치관이 달라진다면 기업을 경영하는 CEO의 경영철학도 그에 맞춰져야 할 것이다. 1010의 다양화 시대에 걸맞는 조직 관리와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CEO가 곧 유능한 CEO가 될 것이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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