찢어지게 가난한 농가 아들...탁월한 지식으로 회장까지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 ‘김재철 AI 대학원’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사진=동원그룹)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사진=동원그룹)

[CEONEWS=최재혁 기자] ‘성실한 기업활동으로 사회정의의 실현’이라는 창업 이념을 지닌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은 1969년 원양어선 선장 출신으로 동원산업을 세웠다. 이후 원양어업부터 렌즈 등 광합사업에 손을 뻗고, 1982년에는 한신증권을 인수하며 금융업에도 접근했다. 이후 국내 최초로 참치캔을 출시하며 ‘동원참치’라는 대한민국 대표 상품을 내세웠다.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사진=동원그룹)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사진=동원그룹)

찢어지게 가난한 농가 아들...탁월한 지식으로 회장까지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은 1935년 3월 30일, 일제강점기 조선 전라남도 강진군 내동마을에서 김경묵과 김순금의 7남 2녀 중 맏이로 태어났다. 

찢어지게 가난한 농가의 아들로 태어나 극심하게 가난했으나, 학업을 포기하지 않았고 우등생의 타이틀을 놓치지 않으며 강진농업고등학교 졸업 후 서울대학교 농과대학에 진학하려다 가정형편이 되지 않아 부산수산대학교 어로학과를 졸업했다.

졸업 후 선원 경력이 없다는 편견에도 불구하고 국내 최초 원양어선 지남호에 실습 항해사로 승선해, 탁월한 해산물 지식으로 돈을 벌 만한 어종을 구분할 줄 아는 눈을 인정받았다. 

이에 따라 선장 및 선단장을 지내다 1969년에 동원산업을 설립해 동원산업 초대 사장이 됐다.

1989년부터 동원그룹 회장으로 그룹을 지휘하다, 2019년 4월 은퇴해 현재는 명예회장에 등극했다. 

1999년 2월 10일부터 2006년 2월 28일까지 한국무역협회 회장을 맡기도 했으며, 2006년 2월 22일 정기총회에서 이희범 전 산업자원부장관에게 무역협회 회장을 넘기고 직에서 내려왔다.

수십년 전부터 이미 동원육영장학재단 등의 사회기관단체를 운영하면서 사회소외계층에 대한 공헌과 헌신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수많은 대학생이 무료로 장학금을 받아 대학을 다닐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사회소외계층을 위해서 재산의 많은 비중을 기부했다.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사진=동원그룹)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사진=동원그룹)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 ‘김재철 AI 대학원’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은 작년 2월 한국 인공지능 산업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명예 과학기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김 명예회장은 KAIST에 500억 원을 기부한 바 있다. 2020년부터 10년 동안 연차별로 인공지능 인재 양성을 위해 사재 500억원을 기부한다는 내용의 약정식이었다.

김 명예회장은 "세계 각국이 AI 선진국이 되기 위해 치열한 선두 경쟁을 하고 있다"며 "미국과 중국의 AI 특허 신청 건수는 각각 15만·14만건에 달하지만 우리는 4만건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AI 기술 발전을 위한 길을 고민한 끝에 우수한 교수진과 기초역량을 갖춘 KAIST를 떠올렸다"며 "카이스트가 선두 주자가 돼 세계적으로 저명한 교수들을 많이 모셔오고 석박사 과정 학생 수를 대폭 늘려 AI의 세계적인 메카로 발전시켜 달라"고 당부했다.

원양어선 항해사 출신으로 동원그룹을 일군 김 명예회장은 한국무역협회장, 여수엑스포 유치위원장 등을 맡아 국가 위상을 높인 공로로 1991년 금탄산업훈장, 2007년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다.

창업 10주년이던 1979년 사재를 출연해 교육재단인 동원육영재단을 설립했다. 재단은 이후 40년간 장학사업, 연구비 지원, 교육 발전기금 지원 등 420억 원에 가까운 장학금으로 인재 육성에 힘을 쏟았다.

KAIST는 김 명예회장의 뜻에 따라 기부금 전액을 AI 분야 인재 양성과 연구에 사용하기로 했다.

김 명예회장은 평소 AI 기술 확보에 남다른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원그룹 계열사인 동원산업이 지난해 한양대에 30억원을 기부해 AI 솔루션센터를 설립한 것도 김 명예회장의 적극적인 의지에 따른 것이다.

KAIST는 서울 양재로 2023년까지 이전할 예정인 AI 대학원 이름을 '김재철 AI 대학원'으로 명명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 역량을 갖춘 교수진을 확충해 2030년까지 전임 교원 수를 4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지난해 대전 본원에 국내 최초로 개원한 KAIST AI 대학원에는 구글, 아이비엠 왓슨,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적인 기업 연구소 출신 전임교수 13명 등 21명의 교수진이 있으며, 석·박사 학생 138명이 재학 중이다.

신성철 KAIST 총장은 "김 명예회장님의 노블리스 오블리주 정신과 실천이 새로운 선진 기부문화를 만드는 데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KAIST가 AI 인재 양성의 세계적 허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사진=동원그룹)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사진=동원그룹)

“문화예술 인재가 우리나라 소프트파워의 미래”

동원육영재단이 예술 인재 육성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 2020년 AI 인재 양성을 위한 통 큰 기부에 이어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인재를 키워 ‘K-소프트파워’ 강화에 힘을 보태겠다는 것이다.

동원육영재단은 6월 26일 예술 인재 양성을 위해 한국예술종합학교와 기부 약정 체결식을 진행하고 10억 원을 기부한다고 밝혔다. 

이번 기부는 K-팝, K-콘텐츠, K-클래식 등 최근 전 세계적으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대한민국 문화예술 분야의 미래를 위해서는 인재를 지속적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김재철 명예회장의 평소 소신에 따라 이뤄졌다.

김 명예회장은 이날 약정식에서 “오늘날 한국 문화예술의 영광의 이면에는 예술을 전공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속에서도 묵묵히 도전해 나간 예술인들이 노력이 있었다”며 “창의와 개성을 갖춘 문화예술 인재가 우리나라 소프트파워의 미래”라고 말했다.

이어 “1992년 문을 연 한국예술종합학교는 수많은 문화예술 인재를 배출한 세계 정상급 예술교육 기관으로 성장했다”며 “대한민국 문화예술 인재 양성의 허브로서 한국예술종합학교가 다시 한번 중요한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동원육영재단의 이번 예술인재양성 장학사업은 AI 인재에 이어 다양한 분야의 인재 육성을 통해 K-소프트파워를 강화하는 데 기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나라가 AI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인재 양성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김재철 명예회장의 인재 육성 철학이 문화예술 분야로까지 확장된 것이다.

김대진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은 “한예종이 세계 예술을 선도하며, 새로운 예술교육의 패러다임을 모색하는 시점에 뜻깊은 기부를 해주신 동원육영재단에 깊이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대진 총장은 “이번 약정으로 양 기관의 관계가 더욱 공고히 될 것이라 예상하며, 한예종 신진예술가들의 창작 활동 및 K-콘텐츠 위상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동원육영재단의 기부금은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음악원과 영상원 학생들의 장학금 등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한편, 동원육영재단은 국가와 미래 사회의 원동력이 될 인재 육성을 목적으로 지난 1979년 설립됐다. 

동원육영재단은 설립 이후 현재까지 9,500명이 넘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했고, 대학생 대상의 전인교육 프로그램인 ‘라이프 아카데미’를 비롯한 장학사업과 연구비, 교육 발전, 도서 활동 등 다양한 분야에 570억 원에 가까운 금액을 지원하며 인재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CEONEWS는 국제 의료 NGO ‘한국머시쉽‘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저작권자 © 씨이오뉴스-CEONEWS-시이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