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사회 비즈 등 혁신으로 사회적가치 20.5조 창출
비즈니스 모델 내재화로 환경·사회 분야 성과 뚜렷
“사회적가치 성과 창출 고민, 궁극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라”

[CEONEWS=김은경 기자] 이윤 창출이라는 경제의 영역에만 국한되어 왔던 기업의 목적이 사회 곳곳으로 폭이 넓어지고 있다.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뜻의 이 용어는 기존의 기업 목적에서 더 나아가 경영방침상 윤리적 방안, 생산 과정에서의 환경과 인권 보호 방안, 국가와 지역사회로의 공헌 정도, 잘못에 대한 인정과 보상 등의 내용을 골자로 국제표준화기구인 ISO가 제정한 국제규격으로 마련되어 있다.

추상적으로 보이던 이 개념이 정식으로 규격화되면서 기업의 윤리적 가치는 최근 기업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인해 기업의 ‘사회적가치(SV·Social Value)’ 창출이라는 이름으로 더욱 활발한 양상을 띄고 있다. 2018년 이후 5년째 사회적가치를 화폐화해 발표하고 있는 SK그룹이 대표적이다.

 

환경.사회분야에서 약 2조원 창출해 업계 주목

 

사회적 가치는 SK그룹이 집중하는 사업모델 혁신 방향으로, 각 관계사는 영업이익 등 경제적 가치(EV)와 함께 사회적 가치를 매년 측정하고 이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해 실행하고 있다.

그룹은 지난해 환경과 사회 분야 비즈니스 모델 혁신으로 2조원의 사회적가치를 창출한 것을 비롯해 모두 20조원이 넘는 사회적가치를 만들어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18년부터 사회적가치 창출액을 측정해온 SK그룹이 그동안 환경·사회 분야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고 신사업을 활발히 추진해오며 사회적가치 총량을 매년 꾸준히 늘려온데 따른 성과다.

그룹은 SK 주요 관계사들이 지난해 창출한 사회적가치 총액이 전년 대비 1조6,000억원(8.6%) 증가한 20조5,566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경제 간접기여 성과 측면에서 고용 11.6조원, 배당 4.4조원, 납세 4.8조원으로 총 20조777,5억원으로 집계됐고, 환경성과 부문에선 2조7,598억원이 마이너스로 책정됐지만 사회성과 분야에서 2조5,398억원으로 집계돼 총 20조원이 넘는 금액을 기록했다.

특히 환경과 사회 분야의 제품 및 서비스 영역에서 총 1조9,368억원의 사회적가치를 창출해 관련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영역에서 지난 5년간 글로벌 경기 및 업황에 따라 등락을 보여온 경제 간접 기여성과와 다르게 연평균 30%의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해 왔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각 관계사들로 하여금 사회적가치를 지속적으로 측정하고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측정 결과를 이해관계자들에게 공개함으로써 사회적가치 창출 노력을 배가해 나갈 것을 독려해온 결과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에 각 관계사들은 기업이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 자체로 사회적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사업 전반의 구조적인 변화를 꾀해 성과를 거둬오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역대 최대’ 사회적 가치 달성

 

지난 2022년 SK이노베이션은 전년보다 125%(1조6,875억원) 증가한 3조383억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다.

환경 성과, 경제 간접 기여 성과, 사회 성과로 나눠 측정한 결과를 보면 영역별로 자원 소비, 환경 오염 등과 관련한 환경 성과는 전년보다 11%(1,078억원) 증가한 -8,51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기차 배터리, 배터리 소재 중심의 그린 포트폴리오 구축과 온실가스 감축으로 2018년 사회적 가치 측정을 시작한 이래로 역대 최고 수준을 달성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카본 투 그린(Carbon to Green) 전략을 이행중인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자회사 SK온과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각각 생산하는 전기차 배터리와 전기차 배터리 분리막 등 환경 분야 제품이 사회적가치 창출에 크게 기여했다. 또 대표적인 온실가스 배출 물질인 프레온을 대체하는 발포제 생산으로 935억원, 재활용 전용 아스팔트 개발 및 판매로 61억원 등 다방면의 환경 제품으로 사회적가치를 창출했다.

탄소 배출량 역시 2019년 탄소배출 기준점(1천243만t) 대비 14% 감축하는 성과를 거뒀다.

고용과 배당, 납세 등과 관련된 경제 간접 기여 성과는 북미, 유럽, 중국 등 해외 사업장 확장에 따른 사회적 가치를 신규 측정하면서 전년 대비 급증해 74%(1조5,876억원) 증가한 3조7,268억원으로 집계됐다.

노동, 동반성장, 사회공헌 등과 관련한 사회 성과는 전년보다 5%(79억원) 감소한 1,634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스타트업 동반성장 프로그램 '에그'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이 육성한 그린 스타트업은 총 45개사다. 2025년까지 100개사를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향후 폐플라스틱 리사이클, 폐배터리 금속 재활용(BMR: Battery Metal Recycle), 폐윤활유 업사이클링 등 새 사업 모델도 추진중에 있다.

SK E&S의 수소 및 신재생에너지 사업, SK에코플랜트의 태양광과 수소, 폐기물 처리 사업, SKC의 동박 등 반도체 소재 사업과 같은 탈탄소 및 친환경 에너지 사업 추진이 최근 수년 간 두드러졌다.

 

SK텔레콤, 사회적 가치 측정으로 업무 프로세스와 기업문화도 바꾸다

 

사회 분야 제품 및 서비스 영역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이 분야의 사회적가치는 지난해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5년전인 2018년 1,900억원에 비해 5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특히 안전과 보건 분야에서 2021년과 비교해 사회적가치 창출액이 각각 768억원, 573억원씩 늘어나는 등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SK텔레콤은 2022년 2조4,927억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 이전 해인 2조1,062억원보다 18.4%(3,865억원) 높은 성과를 거뒀다.

SK텔레콤의 이 같은 성장세는 AI 돌봄과 AI콜 등 고령화로 인한 사회적 난제 해결을 위한 서비스,보이스피싱 수발신을 차단해 고객의 피해를 줄이는 기술 등이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영역별로는 ‘경제간접 기여성과’가 전년보다 0.3%(57억원) 증가한 1조9,277억원, ‘환경성과’는 2.7%(29억원) 감소한 -1,111억원 ‘사회성과’는 131.3%(3,838억원) 증가한 6,761억원으로 집계됐다.

경제간접 기여성과는 고용 확대와 사업군별 경영실적 등을 통해 높은 실적을 거둔 2021년 수준을 유지했으며, 환경성과는 5G망 확대 등 지속적인 인프라 투자를 진행 중인 상황에서 에너지 효율화 및 재생 에너지 적용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대한 유지했다.

2022년 성과를 견인한 사회성과는 제품∙서비스, 노동, 동반성장, 사회공헌 성과를 총망라하는 지표로 SK텔레콤의 ‘AI 컴퍼니’ 비전과 연계한 ICT 기술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에게 긍정적인 가치를 전하며 전년보다 131.3% 성장했다.

지자체와 치매안심센터 등을 중심으로 제공하는 AI 돌봄 및 AI콜 서비스는 2019년 서비스 개시 시점보다 15배 이상 늘어난 5만여명에게 제공 중이며, 사용자들의 안부 확인 및 생활지원사들의 돌봄 업무 효율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AI 돌봄 서비스와 연결된 긴급 SOS 기능을 통한 구조건수가 누적 500건을 돌파하는 등 사회안전망 강화 효과도 크다. 사용자가 긴급 상황에 처했을 때 "아리아, 살려줘"와 같은 간단한 말로 119나 관제센터에 도움을 요청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음성스팸 차단 및 보이스피싱 전화연결 발신차단 서비스를 통해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동통신사 중 유일하게 경찰청 제공 범죄 번호를 대상으로 보이스피싱 전화연결 발신차단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범죄 시도 총 10만4,990건을 차단해 고객 피해를 예방했다.

또 기지국, 유통망, 사옥을 비롯한 자체 인프라와 소방청, 우정사업본부 등 공공기관 인프라를 활용해 전국 7,600개소에 지진감지 센서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전기 플러그에 연결하는 소형 센서를 활용해 설치 장비 수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의 무선 통신망 기반 지진 감지 네트워크를 구축했고, 관측 자료를 기상청 및 대학 연구기관에 무상으로 제공해 지진감지 및 조기경보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2018년 이후로 5년 동안 꾸준히 사회적 가치 창출 성과를 측정해온 SK텔레콤은 이를 바탕으로 사내업무 및 구성원 인식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다.

조직 KPI 평가에 SV 측정 성과 반영하거나 투자 의사결정 시 ESG 요소 검토 프로세스 도입, 모바일 영수증 제공, 국내 이동통신사 최초 온라인 배당조회 도입을 통한 주주 소통 강화 및 친환경 경영 실천은 사회적 가치 측정을 통한 대표적인 업무 변화 사례다.

최근에는 사내 기업문화 소통 채널에서 구내식당의 식자재를 ESG 우수 기업 제품으로 선정해 달라는 구성원 제안이 호응을 얻고 있을 정도로 ESG경영에 대한 구성원들의 인식수준도 높아지고 있다.

SK하이닉스, 최초로 협력사 포함 가치 측정

 

SK그룹이 경제적가치와 사회적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더블보텀라인(DBL)’ 경영을 선도적으로 추진한 결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포함된 사회 각 영역에서 DBL 경영이 확산중인 것도 의미있는 변화로 꼽힌다.

SK하이닉스의 경우 SK그룹 멤버사 최초로 협력사들까지 포함해 사회적 가치 측정을 진행했다. 이는 회사를 넘어 반도체 생태계 전반에서 SV를 창출하고 ESG 관리 역량을 제고하는 것이 국내외 이해관계자들의 다양한 ESG 강화 요구 대응에 필수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소재, 장비, 물류, 환경서비스 등 13개 협력사를 대상으로 진행된 컨설팅을 통해 성과액을 산출한 결과 지난 2022년 기준 총 1조4,698억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이들 협력사들은 지속가능경영 관리 체계를 고도화하고, 관련 자료를 요구해 온 국내외 고객사들의 요구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SK하이닉스 단독으로는 7조5,845억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다.

이는 회사의 2021년 SV 창출액인 9조4173억원보다 20% 감소한 수치로, 분야별로는 경제간접 기여성과가 7조7853억원, 환경성과 -1조423억원, 사회성과는 8415억원으로 산출됐다.

경제간접 기여성과는 전년 대비 20% 감소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반도체 다운턴의 영향으로 실적이 하락하면서 납세액이 감소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K그룹 전체 경제간접 기여성과 총액 약 20조8,000억원에서 37%의 비중을 차지했다.

사회성과는 회사가 구성원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협력사 지원을 확대해 온 성과를 인정받아 전년 대비 29% 증가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부터 가족친화적인 기업문화 정착에 힘쓰면서 해피 프라이데이, 육아 휴직 확대, 가족 친화 및 재충전을 위한 휴가 제도 등을 도입해 구성원들의 일과 가정 양립을 적극 지원했다.

또 협력사들 중 기술혁신기업을 매년 선정해 지원하고, 소부장 국산화를 위해 기술협력을 확대하는 등 회사가 국내 반도체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온 점도 사회성과 SV 창출액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환경성과는 부정적 영향이 전년 대비 9% 증가했다. 회사는 "지난해 연간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만큼 반도체 생산량도 증가해 자원 소비와 온실 가스 배출량도 자연스럽게 늘었다"며 "다만 전력 효율이 높은 제품 개발, 온실가스 저감 설비 투자, 녹색프리미엄 요금제 등 재생에너지 전환 노력을 통해 부정적 영향 확대를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사회공헌’ 144% 성장한 SK가스

 

SK가스는 지난해 2,988억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 2018년 측정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18% 증가한 수치로 분야별로 보면 경제간접 기여 성과는 전년 대비 15% 증가한 2,557억원으로, 고용과 배당, 납세 부문 모두 증가했다.

사회 성과는 전년 대비 66% 증가한 317억원을 기록하며 큰 폭의 성장률을 보였다. 사회공헌(144%)과 동반성장(43%) 분야가 성장하며 사회성과 가치 창출에 역할을 했다.

환경 성과는 전년 대비 4% 하락한 114억원을 기록했다.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에 힘입어 환경(공정) 영역은 전년 대비 7% 개선됐으나, 액화석유가스(LPG) 차량 감소로 LPG 연료 사용에 따른 대기오염물질 저감 성과가 줄며 전체적인 환경 성과가 감소했다.

또 내년부터는 상업 가동이 실현될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을 바탕으로 사회적 가치 창출에 박차를 가할 것을 선언했다.

SK스퀘어 역시 지난해 1천498억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다. 2021년 말 창사 후 사회적 가치 창출 성과를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구체적으로는 사회 안전 성과 1천228억원, 경제 간접 기여 성과 252억원, 사회 성과 18억원 등을 달성했다. 가장 높은 성과를 낸 사회 안전 성과에는 티맵모빌리티의 T맵 운전 습관 서비스를 통한 사고 예방 결과가 반영됐다. 경제 간접 기여 성과에는 고용, 배당, 납세를 통한 사회 기여 부분이, 사회 성과에는 동반 성장과 기부 활동 등이 포함됐다.

이외에도 SK디스커버리는 올해 SK케미칼, SK바이오사이언스, SK가스, SK플라즈마, SK디앤디와 함께 전국 12개 사회복지관과 연계해 청소년 330명을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 주도로 시작한 SK 사회성과인센티브(SPC·Social Progress Credit) 프로그램 역시 지방자치단체 등으로 확산돼 나가고 있다.

SK그룹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전라남도와 제주도 등은 지자체 내 우수 사회적기업을 선정해 사회성과인센티브 제도에 참여하게 하고, 사회적가치 창출 성과와 연계한 장려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또 SK그룹은 측정 기준의 고도화를 위해 글로벌 화폐화 측정 연합체인 VBA(Value Balancing Alliance)와 협력중이고, 중국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를 지원해 사회 성과 측정 및 관리 체계를 확산시키고 있다.

최 회장은 사회적가치 측정 및 발표 5년을 맞아 “사회적가치 화폐화 측정을 기반으로 더 많은 사회적가치가 창출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찾아내야 한다”며 “궁극적으로는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는 데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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