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와 함께한 마이크로소프트 스타팅 멤버
늦은 하드웨어·모바일 OS 시장 참전...“너무 아쉬워”

[CEONEWS=이주형 기자] 마이크로소프트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은 빌 게이츠다. 우리는 지금까지 빌 게이츠가 마이크로소프트를 지휘하는 거라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2000년부터 2014년까지 스티브 발머가 회사를 운영했고, 사티아 나델라가 3번째 CEO를 맡고 있다. 스티브 발머는 2022년 포브스가 발표한 세계 부호 순위 9위에 자리잡고 있다. 그는 어떤 사람일까?

빌 게이츠와 함께한 마이크로소프트 스타팅 멤버

스티브 발머는 2000년부터 2014년까지 마이크로소프트의 CEO로 있었던 기업인으로 빌 게이츠의 은퇴 이후 회사의 CEO를 맡았다. 

공식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에 입사한 연도는 1980년으로 되어 있으나, 사실상 빌 게이츠가 회사를 창업할 때 같이 시작한 스타팅 멤버 중 하나다. 

게이츠가 하버드 대학을 중퇴한 것으로 유명한데, 발머와 같은 동아리 활동을 하다 중퇴하고 설립한 것이다.

발머는 고교때 SAT 수학에서 800점 만점을 기록하기도 하였으며 명문사립학교인 디트로이트 컨트리 데이 스쿨을 졸업했다.

1973년 하버드 대학교에 입학해 소위 하버드 내에서도 로열로드로 불리는 경제학과 수학을 전공했다. 이후에 스탠퍼드 대학교 경영대학원에 진학했으나 중퇴했다.

실질적으로는 빌 게이츠가 물러난 2006년부터 2014년까지 Microsoft를 이끌었다. 

재임 동안 회사의 순수익을 3배로 늘리고 회사를 안정화시키는 업적을 이루었으나, 같은 시기의 IT 기업 CEO에 비해 몇몇 잘못된 선택으로 평이 극과 극으로 갈렸던 경영인으로 알려져 있다. 

2014년 2월에 CEO 직에서, 8월에는 이사진에서 물러난 이후, 현재는 LA 클리퍼스의 구단주가 되었다.

뒤늦은 모바일 OS 시장 참전...빌 게이츠 “인생 중 가장 후회돼”

스티브 발머는 80년대부터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여러 중직을 담당하다가 2000년대에 들어와서 빌 게이츠가 물러나며 완전히 회사를 잡았다. 

빌 게이츠와는 스타일이 확연히 다른데, 게이츠는 소프트웨어 개발 시 매우 디테일한 부분들까지 다 스스로 체크하고 지시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발머는 이와는 달리 소프트웨어에 배경이 있는 사람은 아니기 때문에, 밑에 있는 직원들에게 소프트웨어의 전반적인 방향을 맡겼다. 

2000년대 후반 즈음 되었을 때 상당수의 경쟁사들은 IT 전문가가 CEO를 맡아 회사의 발전 방향을 주도적으로 끌고 가기 시작했다.

발머가 Microsoft를 이끌면서 저지른 가장 결정적인 실수는 모든 사업에 시도하다, 모바일과 같은 중요한 자리를 놓쳤다는 데에 있다. 

2000년대 후반에 들어와서 Apple이나 Google 등 IT 인사들이 이끄는 회사들이 모바일로 빠르게 전환을 하고 있었을 때 Microsoft는 모바일 OS 시장 점유율 90%를 자랑하던 Windows CE 만 믿으면서 방치하다가 핸드폰 시장을 완전히 빼앗겼다. 

뒤늦게 Windows Mobile을 출시하며 저항해 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로 인해 0%라는 기가 막힌 Windows Phone 점유율이 나오게 되었다. 

후에 빌 게이츠가 인생 전체에서 가장 후회했던 점을 꼽을 때 “모바일 OS 시장을 방치했던 것”이라고 뽑았을 정도다.

스티브 발머의 가장 큰 실수는 회사의 규모가 비대해지는 것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각 제품군을 맡을 적절한 인물들을 고르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의 경영 방식은 구체적인 비전을 나서서 짜는 사람은 아니다. 따라서 Windows 8을 주도했던 Office 팀 출신의 스티븐 시놉스키를 중직에 올려놓은 것이야말로 발머의 잘못이라 할 수 있다. 

이는 회사 내부의 분위기와도 직결된다. Windows 8 발매 직후 시놉스키가 퇴사한 것에 대해서도 많은 설이 있는데, 그중에서 시놉스키가 Microsoft 내부의 여러 팀들 사이에서 갈등을 자주 빚었다는 말이 있다. 

Microsoft는 회사 내부에서 협력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는데, 디바이스 및 OS 간 통합을 이루어야 했던 윈도우 개발진의 수장으로 갈등을 자주 빚어내는 사람을 기용했다면 이것은 굉장히 큰 실수라 할 수 있다.

아쉬웠던 하드웨어 사업

"마이크로소프트 더 빨리 하드웨어 분야에 뛰어들었어야 했다"

스티브 발머는 2016년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하드웨어 분야에 대한 이견으로 빌 게이츠와 헤어지게 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14년간 MS의 CEO를 맡다가 2013년 물러난 그는 "하드웨어 사업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둘러싸고 자신과 이사회 멤버 간에 견해차가 컸다"면서 "나는 서피스(MS의 컴퓨터)를 강하게 추진했고 게이츠를 비롯한 이사회 멤버들은 이에 대해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만약 그때로 돌아간다면 "몇 년 일찍 모바일폰 분야에 뛰어들었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게이츠와의 관계에 대해 "우리는 여러 해 동안 형제처럼 지냈다. 그러나 몇 년 후 상황이 바뀌었다. 이것은 회사의 전략적 방향에 대한 입장차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 "이제 그는 자신의 삶을, 나는 나의 삶을 살고 있다"고 말했다.

MS를 떠난 뒤 3년 후 나온 그의 고백에 대해 그가 자신의 솔직한 심정을 고백하기 시작했다는 평가와 함께, 최근 MS가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시점에서 뒤늦은 자기 합리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발머는 자기주장이 확실한 색깔 있는 CEO였지만, 그의 재임 시기 MS는 가장 험난한 시절을 보내야 했다.

애플과 구글에 IT 업계의 선두자리를 내줬고, 미국 정부와 독점금지법을 둘러싸고 끊임없는 갈등을 겪었다.

특히 그가 벌여놓은 가장 최악의 사업은 뒤늦게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어 한물간 노키아를 94억 달러에 인수한 것이라는 게 실리콘밸리의 지배적 평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013년 여름 발머 CEO가 회사를 떠나면서 주가가 오르기 시작했다"며 "그의 후임인 사티아 나델라는 발머가 저지른 94억 달러로 인해 악전고투했지만, 이를 극복하고 클라우드 컴퓨팅에 힘을 집중하면서 회사의 분위기를 반전시켜 놓았다"고 평가한 바 있다.

MS 주가는 최근 클라우딩 사업 호조와 '세상에서 가장 얇은 PC'로 불리는 서피스 스튜디오 출시 등으로 닷컴 버블이 한창이던 1999년 종전 최고가를 경신했다.

(사진=마이크로소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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