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옥, 지난 대선, 당 선거대책본부 상황실장 지낸 '친윤’
이재명 견제? 이낙연 대표 시절 사무총장 지낸 ‘친낙’
“의회 정치 복원하자” 공식 만남 통한 ‘협치’ 선언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왼쪽)와 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오른쪽)가 2일 국회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에서 만나고 있다. 박 원내대표가 당선 인사차 방문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왼쪽)와 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오른쪽)가 2일 국회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에서 만나고 있다. 박 원내대표가 당선 인사차 방문했다(사진=연합뉴스)

[CEONEWS=최재혁 기자] 대한민국의 정치는 어디로 향하는가? 우리 시민 중 정치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고 있다는데 동의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도대체 어쩌다 이 지경까지 오게 됐을까? 대한민국 정치는 거대 양당이 그야말로 점령 중이다.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번갈아 정권을 잡으니 큰 개선점이 보이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정치 역행에 가깝다고 판단된다. 거대 양당은 최근 원내대표가 새로 뽑히며, 변화를 예고했다. 대한민국의 정치는 어디로 향할 것인가?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가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가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대선, 당 선거대책본부 상황실장 지낸 '친윤'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에 윤재옥(3선·대구 달서을) 의원이 선출됐다.

윤 신임 원내대표는 4월 열린 의원총회에서 재적의원 109명 중 65명의 지지를 얻어 경쟁자인 김학용(4선·경기 안성) 의원을 제쳤다.

윤 신임 원내대표는 당선 인사에서 "거대 야당의 폭주를 민심의 힘으로 막아내고 국민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 총선에서 의원님 여러분과 함께 승리해 정권 교체를 완성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가는 길을 활짝 열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오늘까지 가지고 있던 의원님들 리스트, 세모 동그라미 리스트를 다 찢어버리겠다"며 "항상 소통하고 여쭙겠다"고 말했다.

원내대표 경선에서 후보들은 자신을 지지하는 의원을 ○, 지지 여부가 불분명한 의원을 △, 다른 후보를 지지하는 의원을 Ⅹ로 각각 표시해 선거운동 과정에서 표심을 파악하곤 한다.

윤 신임 원내대표는 "지난 대선 때처럼 모두 마음을 하나로 모은다면 우리는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회복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이뤄낼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았으며, 지난 대선에서 당 선거대책본부 상황실장을 지낸 '친윤'(친윤석열) 성향 의원으로 분류된다.

야권은 7일 국민의힘 윤재옥 신임 원내대표에게 당선 축하의 목소리를 보내면서도 여야 협치를 위해 애써달라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윤 신임 원내대표는 무엇보다 민심과 여야 협상 경험을 강조했다"며 "신임 원내대표가 국회 권위를 복원하고 여야 협치의 계기를 만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변인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일 굴종외교와 양곡관리법 거부로 국민의 분노가 크다"며 "양곡관리법 국회 재의결을 위한 구체적인 협의를 기대하고, 주요 쟁점 법안에 대한 법안 심사 거부와 대통령 재의 요구 건의라는 여당발 무책임의 악순환도 이 기회에 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에게 쓴소리도 전하겠다는 그 기백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류호정 정의당 원내대변인도 서면브리핑을 통해 "윤 원내대표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하며, 윤 원내대표가 강조한 '민심의 힘'이 여야 협치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류 원내대변인은 "복합위기와 민생위기 앞에 여야가 제시한 대책을 정책으로 실현하고, 대화와 타협이 실종된 의회정치를 복원하는 데 애써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재명 견제? 이낙연 대표 시절 사무총장 지낸 ‘친낙’

더불어민주당 새 원내대표에 친낙(친이낙연)계인 박광온 의원(3선·경기 수원정)이 선출됐다.

박 신임 원내대표는 2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재석 의원 169명 가운데 과반의 지지를 얻었다.

후보자들 득표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4명 후보가 경쟁해 당초 결선 투표까지 갈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으나 박 원내대표는 1차 투표에서 홍익표(3선)·박범계(3선)·김두관(재선) 의원을 따돌렸다.

박 신임 원내대표는 지난해 원내대표 선거에서는 쓴잔을 맛봤으나 '재수' 끝에 거대 야당의 원내 사령탑 자리에 올랐다.

박 원내대표는 당선 인사에서 "모든 의원님들과 함께 이기는 통합의 길을 가겠다"며 "담대한 변화와 견고한 통합을 반드시 이뤄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또 "윤석열 정부 정책에는 사람이 없다"며 "지금이라도 국정 운영의 기조를 사람 중심으로 전환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독선·독단·독주의 국정운영을 폐기하시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권은) '50억 클럽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겸허하게 수용하기를 바란다"며 "그래야 국민과 함께 가고 국민과 협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원내대표는 투표에 앞선 정견 발표에서는 "쇄신하고 통합해야 한다"며 "이재명 대표님과 좋은 관계를 만들고 그 통합된 힘으로 윤석열 정부와 대차게 싸우겠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 총선에서 반드시 이기고 싶다"며 "공정하고 투명한 공천이 최고의 선거 전략이다.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낙연 대표 시절 당 요직인 사무총장을 지내는 등 이낙연계 인사로 꼽힌다.

20대 대통령 선거 후보 선출을 위한 민주당 경선에서도 이재명 대표와 경쟁했던 이낙연 전 대표를 도왔다.

친낙계 중진인 만큼 친명계 중심의 지도부에서 계파 균형을 잡는 데도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 원내대표는 이번 원내대표 선거전 기간 "지금 당에는 소통과 균형이 부족하다. 당의 균형을 잡는 보완재 역할을 하겠다"며 시종일관 통합을 강조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정치평론가협회 출범식 및 기념 세미나에서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정치평론가협회 출범식 및 기념 세미나에서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의회 정치 복원하자” 공식 만남 통한 ‘협치’ 선언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신임 원내대표가 5월 2일 첫 공식 만남을 갖고 협치를 다짐했다.

여야 대선 공통 공약 가운데 쟁점이 없는 법안을 신속하게 처리하자는 데도 공감했다.

박 원내대표는 취임 인사 차 이날 오후 국회 국민의힘 원내대표 회의실로 윤 원내대표를 예방했다.

박 원내대표가 지난달 28일 신임 원내 사령탑으로 선출된 지 나흘 만이다.

악수와 함께 시작된 회동은 덕담을 주고받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 약 25분 간 진행됐다.

윤 원내대표는 박 원내대표가 취임 직후 언론에 '여야의 대선 공통 공약 130여 개 중 쟁점 없는 법안부터 합의 처리하자고 국민의힘에 제안하겠다'고 공언했던 것을 먼저 언급하며 공감을 표시했다.

윤 원내대표는 "민생을 챙기고 국익을 챙기는 정치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면 여야 협치의 조건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민생 우선, 정치 복원, 무쟁점 법안 우선 처리, 통합을 위한 외연 확장 경쟁 등 (박 원내대표의) 메시지 하나 하나에 공감하는 바가 크다"고 밝혔다.

이에 박 원내대표는 "말씀을 들어보니 '윤 원내대표의 생각도 저와 크게 다르지 않구나'하는 느낌을 확인해 더 다행스럽다"고 화답했다.

박 원내대표는 "사실 의회정치 복원을 말씀하는 윤 원내대표의 인식을 접하고 '어쩌면 저하고 생각이 이렇게 같으실까' 이런 나름의 안도감이 있었다"고 부연했다.

박 원내대표는 "윤 원내대표 말씀처럼 민생 우선, 정치 복원이라는 중요한 과제를 긴밀하게 협의하고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국민과 소통한다면 대한민국 정치에 대한 국민 신뢰는 지금보다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그것이 윤 원내대표와 저의 중요한 과제가 되겠다"고 전했다.

여야는 이날 회동을 계기로 이르면 이날부터 의사일정 협의와 함께 우선 처리할 '비쟁점 법안'을 고르는 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 같이 해야 할 우선과제를 논의했다"며 "무쟁점 대선 공약 부분에 대해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들이 모여서 논의해 처리할 부분을 협의하자(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회의장도 헌법불합치 또는 위헌 결정을 받은 법안들이 신속히 개정돼야 한다고 말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도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들이 논의 해서 신속하게 처리하자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그는 "여야 원내수석부대표(국민의힘 이양수, 민주당 송기헌 의원)가 강원도로 '동향'이고 다 원만한 분들이라 빠르면 오늘이나 내일부터 협의를 시작, 가깝게는 국회 일정부터 앞으로 여야가 같이 할 일에 대해 논의 하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동에서 두 사람은 덕담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훈훈한' 광경을 연출했다.

윤 원내대표는 박 원내대표를 맞이하면서 "오래 전부터 인간적으로 존경하는 선배님이고, 국회에 와서 자주 뵙지는 못해도 닮고 싶은 정치인 중 한 분"이라며 오랜 인연을 강조했다.

이에 질세라 박 원내대표도 "저도 평소 윤 원내대표를 뵈면 '참 호수처럼 조용한 분', '맑은 분'이라는 느낌을 가졌고 그동안 공공외교를 통해 경험한 부분도 있어 마음이 통하는 분이라는 느낌을 갖고 있었다"고 화답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정의당 이은주 원내대표도 예방했다.

이 원내대표는 박 원내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선거제도 개편 논의를 위한) 국회 전원위원회 소위를 빨리 구성해 최대한의 합의안을 만들자"며 "선거제 개혁의 물꼬를 터달라"고 요청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여야 양당 원내수석부대표가 전원위 소위 구성과 관련한 협의를 시작할 것이라면서 "그 협의가 잘 진행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 원내대표는 보증금 반환 채권 매입 문제를 놓고 여야가 평행선을 긋는 전세사기 대책과 관련,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합의가 더 어렵다면 여야 3당 지도부가 나서 책임있게 결정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박 원내대표는 "사회적 대사건과 관련한 법안을 만들 때 사람이 세상을 등진 다음 답을 내놨는데 이번엔 그러지 말자"며 "여당이 응답해주길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CEONEWS는 국제 의료 NGO ‘한국머시쉽‘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저작권자 © 씨이오뉴스-CEONEWS-시이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