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형 경영자’...해외 유명 브랜드 입점 끌어내는 능력 탁월해
오랜 기간 디자인·패션 맡은 전문가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사진=신세계그룹)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사진=신세계그룹)

[CEONEWS=오영주 기자] 정 총괄사장은 2016년도 정기 임원인사에서 신세계백화점부문 총괄사장으로 선임됐다. 그는 1972년생으로 정재은 신세계그룹 명예회장과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사이의 외동딸로, 이화여자대학교, 미국 로드아일랜드 디자인학교에서 디자인을 전공했으며 1996년 조선호텔에 상무보로 입사해 호텔과 디자인 업무를 맡았다. 이후 신세계로 자리를 옮겨 패션 관련 사업을 진행하며 경험을 쌓은 정 총괄사장은 2009년 부사장, 2015년 12월 신세계 총괄사장으로 승진했다.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사진=신세계그룹)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사진=신세계그룹)

‘은둔형 경영자’...해외 유명 브랜드 입점 끌어내는 능력 탁월해

신세계와 이마트 두 축의 ‘남매 경영’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신세계그룹에서 정 총괄사장은 백화점과 면세점, 화장품사업을 이끌고 있다. 

SNS 등을 통해 대중과 활발한 소통을 해 오는 정용진 부회장과는 달리, 전문경영인 사장에게 경영을 맡기고 본인은 총괄사장으로서 전체적인 방향 설정 등의 역할만 하며 공식 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는 ‘은둔형 경영자’로 인식되어 있다.

정 총괄사장은 조선호텔 프로젝트실장 등을 역임하면서 그룹 호텔사업을 이끌어왔다. 계열사 분리과정에서 호텔사업이 이마트로 넘어갔지만, 2012년 복합건물 신세계센트럴시티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백화점뿐 아니라 호텔도 맡아 위탁 경영 형태로 2018년부터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을 운영해왔다.

백화점 사업에서 ‘점포 고급화’, ‘지역 1번점’ 등의 전략을 추진해 온 정 총괄사장은 신세계 강남점을 주도적으로 증축·리뉴얼해 2019년 단일 점포 최초로 연 매출 2조 원을 기록하면서 업계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정 총괄사장은 동대구복합환승센터에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는 하이엔드 쇼핑시설인 백화점의 성공적인 오픈까지 이루어 내면서 동대구역을 상업, 문화, 업무시설 등이 복합된 핵심거점으로 재탄생시키기도 했다. 

거기다 고품격 이미지의 백화점으로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오고 있다. 최근에는 상권 최초 글로벌 하이클래스 명품 콘텐츠 라인업을 완성했으며, 라이프 스타일 기반의 각종 MD콘텐츠들도 지속적으로 강화한 결과 압도적인 대구 지역 1번점 달성 및 영남 상권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 시켰다.

신세계 부사장 시절, 부산 신세계 센텀시티점 오픈을 앞두고 해외 유명 쇼핑 브랜드들을 벤치마킹하고 유명 명품 브랜드들의 입점을 이끌어 내면서 경영능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연이어 해외 유명 브랜드를 들여와 백화점과 면세 사업을 성장시킨 정 총괄사장은 생활용품 브랜드 ‘자주’, 뷰티편집숍 ‘시코르’ 등을 키워낸데 이어 까사미아를 인수해 현재 가구업계를 흔들고 있는 ‘명품 대전’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또 신규 성장동력으로 ‘화장품’에 주목해 패션 대기업 최초로 화장품 사업에 뛰어든 정 총괄사장은 2012년 국내 메이크업 아티스트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를 인수했다. 인수 후 5년간 적자가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화장품 사업에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정 총괄사장의 뚝심으로 비디비치가 중국 시장을 겨냥해 2016년 6월 출시한 ‘페이스 클리어 퍼펙트 클렌징 폼’이 히트를 치면서 매출은 급상승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바이레도, 산타마리아노벨라, 딥티크 같은 세계적인 럭셔리 뷰티 브랜드의 판권 인수, 자체 브랜드의 성공과 함께 신세계인터내셔날 화장품 사업은 흑자로 전환되며 매년 그 성장을 기대하게 하고 있다.

신세계 백화점 본점(사진=신세계그룹)
신세계 백화점 본점(사진=신세계그룹)

작년 역대 최대 실적 기록...백화점 대박

정 총괄사장의 신세계가 지난해 백화점 판매 호조를 바탕으로 연간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신세계는 연결 기준 작년 영업이익이 6,454억 원으로 전년보다 24.7%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2021년 기록한 종전 최대 영업이익 5,173억 원을 1년 만에 갈아치운 기록이다.

매출은 7조 8,128억 원으로 전년 대비 23.7% 증가했다. 순이익은 5,050억 원으로 29.9% 늘었다.

다만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1,413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7.6% 줄었다. 4분기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2조 2,140억 원과 1,772억 원이었다. 4분기 영업이익은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2,022억 원을 30%가량 하회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백화점 매출이 1조 8,657억 원으로 11.6% 늘었고 영업이익은 3,479억 원으로 전년보다 864억 원 증가했다.

이 실적에는 별도 법인으로 돼 있는 대구·대전·광주 신세계는 제외한 것으로 이들 백화점까지 더하면 백화점 사업 총매출은 2조 4,869억 원으로 전년보다 16.4% 늘어난 것이 된다. 영업이익은 5,018억 원으로 1,396억 원 증가했다.

다만 지난해 4분기는 매출 신장폭이 다소 주춤했다. 4분기 백화점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6,686억 원, 영업이익 1,499억 원으로 각각 4.8%, 6.9% 증가했다.

앞서 재작년 4분기 백화점 매출과 영업이익은 6,377억 원, 1,402억 원으로 각각 25.6%, 59.1% 폭증한 바 있다.

연결 자회사도 전반적으로 선방했다. 신세계디에프(신세계면세점)는 연간 매출 3조 4,387억 원으로 전년 대비 29.3% 늘었다. 다만 영업이익은 53억 원으로 전년 775억 원보다 대폭 감소했다.

신세계는 공항점 매출이 증가했지만, 올해 인천공항 임대료 선(先) 반영과 올 상반기 납부 예정인 특허수수료로 인해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거리두기 해제 효과로 패션부문 매출과 수익성이 개선돼 지난해 매출 1조5,539억 원, 영업이익 1,153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7.1%, 25.3% 증가했다.

신세계센트럴시티는 고객수 회복으로 매출이 23.3% 증가해 3,240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634억 원이었다.

신세계까사는 주택거래량 감소로 홈퍼니싱 시장이 위축돼 277억 원 영업손실을 냈다. 매출은 16.5% 증가한 2,681억 원을 기록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어려운 업황에도 지속적인 온·오프라인 투자, 자체 브랜드 개발 육성으로 지난해 누계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며 "온·오프라인에 걸쳐 새로운 유통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본업 경쟁력을 높이는 등 내실을 다지겠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 친환경 쇼핑백(사진=신세계그룹)
신세계그룹 친환경 쇼핑백(사진=신세계그룹)

‘제로 웨이스트’ 도전...친환경 백화점 거듭나

정 총괄사장은 ESG경영에 맞춰 신세계백화점에 4월부터 폐지를 재활용한 쇼핑백과 포장지를 도입한다.

전국 13개 점포와 본사에서 해마다 6천톤 가량 버려지는 종이와 박스 등 폐지를 모아 친환경 쇼핑백과 포장지를 만드는 것이다.

특히 폐지 함유율 100% 재생지를 사용해 만들어 신세계가 업계 최초로 마련한 5단계의 ‘친환경 패키지 기준’에서 최상위 등급을 만족시켰다.

이번 친환경 쇼핑백과 포장지 제작은 전북 군산 소재의 업체가 맡아 지역과의 상생 의미도 더했다.

신세계는 친환경 쇼핑백과 포장지 도입으로 연간 600만장 이상의 종이 사용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1만 1천 그루의 나무를 보호하는 것과 같은 효과이다. 잉크 사용 역시 최소화함은 물론 쇼핑백의 디자인과 강도도 기존 쇼핑백과 차별화를 두었다.

먼저 쇼핑백과 포장지 겉면의 인쇄를 한 가지 색만을 활용하는 1도 인쇄를 적용했다.

신세계 고유의 ‘S’ 알파벳의 체크 디자인을 적용하되, 잉크 면적을 줄이고 재생지의 질감을 돋보일 수 있도록 쇼핑백 중앙에 그라데이션 디자인을 적용, 세련된 디자인에 친환경적인 요소를 더했다.

또 여러 번 재사용 된 박스만을 활용해 쇼핑백을 만들 경우, 쇼핑백의 강도가 낮아지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신세계 박스 이외에 서류 등 강도가 높은 폐지를 혼합하여 쇼핑백의 강도를 높였다.

매장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쇼핑백 외 VIP 라운지 등 다른 쇼핑백들도 올해 안에 모두 교체해 제로 웨이스트에 도전하는 친환경 백화점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더불어 신세계는 착한 소비 공간 조성을 위해 지난해 업계 최초로 ‘친환경 패키지 기준’을 마련하여 자원 선순환에 앞장서고 있다.

친환경 패키지 기준은 플라스틱 제로 · 100% 재활용 가능 패키지를 목적으로 만든 신세계만의 자체 친환경 시스템이다. 재생소재 사용 여부와 재활용 가능율을 조합해 최우수, 우수, 보통, 미흡, 매우 미흡과 같이 5등급으로 구분했다.

작년 6월부터는 식품관 내에 목재 펄프를 사용하지 않고 사탕수수 섬유소로 만든 친환경 종이 ‘바가스 펄프’를 도입, 연간 25톤의 플리스틱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앞서 신세계는 업계 최초로 종이 전단지(2011년)과 쇼핑책자(DM, 2016년)을 없애고 전자영수증을 도입(2017년)하는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전자영수증 캠페인의 경우 지난해 기준 약 6천만 건의 종이 영수증이 줄어들기도 했다.

또 매년 명절마다 친환경 패키지를 확대, 올 설에는 전체 선물세트의 80%를 재사용이 가능한 친환경 세트로 기획해 고객 스스로 일상 생활에서 친환경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2020년에는 연간 약 2,400만 장이 사용되던 비닐봉투를 없앴다. 온실가스 발생의 주범으로도 꼽히는 비닐봉투는 사용 중지 이후 연간 4만 그루의 나무를 심는 효과를 거뒀다.

이원호 신세계백화점 CSR담당 상무는 “친환경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인만큼 고객이 일상에서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쇼핑백과 패키지로 그 영역을 확대했다”며, “친환경뿐만 아니라 대중소기업과의 상생활동에도 앞장서며 지속가능한 경영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CEONEWS는 국제 의료 NGO ‘한국머시쉽‘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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