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NEWS=박세영 기자] 누구나 고교 시절 인생의 진로와 전공 선택에 대해 머리를 싸매고 고민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필자도 뜻하지 않게 실업계 고교를 다니면서 취업을 할 것인가 재수를 할 것인가부터 대학에 가면 무슨 공부를 할지 밤잠을 설치며 번민한 때가 있었다. 우연한 기회에 전공과 관련된 일을 접하고 평생 직업이 됐다.

국민 절반 이상이 전공과 직업이 불일치한다는 통계에 접할 때마다 마음이 편치 않다. 대학 전공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다 대학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고 전공을 바꿔 새로 대학에 들어가는 젊은이도 있다. 시간 낭비와 경제적 손실을 줄이려고 어렸을 때부터 하고 싶은 일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을 텐데 말이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2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2022년 자신의 전공과 직업이 일치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36.8%로 나타났다. 10년 전보다 1.5%p 낮아졌고, 2년 전보다는 0.4%p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인 10명 중 6명은 전공과 무관한 직업에 종사한다는 의미다.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전공과 직업의 일치도가 높아졌다고 한다. 대학을 거치며 전공에 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고 학문에 대한 이해도가 깊어지기도 하니까. 대학원 졸업자의 경우는 72.2%가 전공과 직업이 일치하는 것으로 통계에 나온다. 또 직업별로는 전문·관리직에서 일치한다는 비중이 64.3%로 가장 높았으며 서비스판매직, ·어업직, 기능노무직은 불일치도가 더 높게 나왔다. 전문·관리직이 전공과 직업의 일치율이 높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측면이 있다. 전문대학 이상의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 중 대학원 졸업자의 비중은 매년 20%에도 못 미치고 있는 게 현실이다. (2021년의 경우 석사과정 졸업자 12.2%, 박사과정 졸업자 2.5%였다.)

국민 절반 이상이 애써 공부한 전공 분야가 아닌 직업에 종사한다는 것은 놀랄 일은 아닐 것이다. 이런 통계가 처음 나온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매년 숫자가 다소 다를 뿐 계속 이어져왔다고 할 수 있다. 어릴 때부터 조기교육에 사교육까지 받으면서 고등교육을 마친 사람이 매년 쏟아지는 상황에서 전공과 직업이 불일치한다는 것은 가계도 불행하고 국가 경제에도 좋은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다.

2022년 초··고 사교육 참여율은 78.3%로 나타났다. 전년보다 2.8%p 증가한 것이다. 전체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1만 원으로 전년보다 11.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전공과 다른 직업을 선택했다고 해서 모두 불행할 것이라고 예단하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이런 통계를 뒤집어 보고 미리 예방할 수 있는 대책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고교 과정에서 직업체험과 적성검사 등을 통해 전공 선택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한국경제연구원은 OECD 국가의 청년(25~34) 고등교육 이수율과 고용지표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청년 대졸자 고용률은 75.2%37개국 중 31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청년 대졸자의 취업이 지연되는 이유로는 전공과 일자리의 미스매치를 지적했다. 우리나라 전공과 직업 간 미스매치율은 50%OECD 22개국 중 1위로 조사됐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우리나라 청년들의 교육 수준은 최고 수준이지만 인적 자원이 비효율적으로 배분되고 있다.”대학 정원 규제 완화, 대학 교육 경쟁력 강화를 통해 전공과 직업 간 미스매치 해소에 힘쓰는 한편,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로 청년들의 취업 진입장벽을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한 대목은 새겨들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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