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NEWS=이은주 기자] 카카오의 승리로 SM엔터테인먼트(SM) 인수전이 마침표를 찍었다.

하이브는 3월 12일 "SM 경영권 인수 절차를 중단하기로 했다. 동시에 카카오와 플랫폼 관련 협업 방안에 대한 합의를 이뤘다"고 전격적으로 밝혔다. 카카오도 동시에 “하이브의 SM인수 중단 결정을 존중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한 달 간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하이브와 전통적인 K팝 명가 SM엔터의 현 경영진, 'IT 공룡' 카카오는 SM엔터 경영권을 놓고 치열한 여론전과 주식 매수전을 벌였다.

이번 인수전은 SM엔터의 현 경영진이 2월 3일 향후 경영 전략인 'SM3.0'을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SM3.O'은 이수만의 단일 총괄 프로듀서 체계에서 벗어나 멀티제작센터와 레이블(음반 녹음 앨범을 만드는 회사) 구축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이후 2월 7일 SM엔터 이사회는 카카오에 제3자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하기로 결의했다. 이를 통해 카카오는 SM엔터 지분 약 9.05%를 확보해 이수만에 이어 2대 주주로 부상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수만이 2월 8일 서울동부지법에 SM을 상대로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을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내며 맞대응했고 법원은 이를 인용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또한 하이브와 손잡고 자신이 보유한 SM엔터 지분의 14.8%를 4228억에 매각하는 계약을 맺었다. 하이브는 이수만과의 계약과 동시에 소액 주주가 보유한 SM지분 공개 매수에 나서며 본격적으로 인수전에 참전했다. 이때만 해도 하이브가 인수전의 승기를 잡는 듯 했다.

그러나 SM 주가가 14만8000원까지 상승하면서 공개매수가 실패로 돌아가며 상황이 역전됐다. 카카오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엔터)와 함께 주당 15만원에 SM 지분 35%를 공개 매수하겠다고 3월 7일 선언한 것이다. 총 1조 2500억원 규모의 '쩐의 전쟁'이 선포되면서 시장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결국 SM주가가 15만원선까지 치솟는 등 치킨게임이 시작됐다. 카카오 입장에서도 부담은 커졌고, 하이브 입장에서도 2차 공개매수 등 대책을 강구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누가 SM의 주인이 되든 '승자의 저주'에 시달리게 된 셈이다. 여기에 경영권 분쟁이 과열되며 금융감독원 등에서도 심상치 않은 신호를 보이며 양측 모두 위험부담을 끌어안게 되면서 3월 10일 협상에 돌입했다. 그리고 하이브가 SM에서 손을 떼는 것으로 ‘쩐의 전쟁’은 끝났다.

카카오가 SM인수전에 사활을 건 배경에는 내수 사업 확장만으론 앞날을 보장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 속에서 콘텐츠 사업 강화만이 향후 글로벌 기업 도약의 발판이 될 것이라는 믿음과 의지가 작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앞으로 SM의 아티스트·팬덤 지적재산(IP)과 시너지를 통해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 연예 사업을 확장하는 데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는 하이브와 합의를 발표하면서 '경영권 확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으나, 3월 26일까지 예정된 주당 15만원 SM 공개 매수는 계획대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카카오가 카카오엔터와 함께 진행하는 공개 매수에 성공한다면 SM 주식을 각 17.5%씩 확보해 기존 지분 4.91%를 더하면 총 39.9%를 확보하게 된다.

카카오와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를 놓고 벌이던 인수전이 마무리되자 SM 주가는 3월 13일 현재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현재 하이브는 네이버와 손잡고 팬 플랫폼 ‘위버스’를 키우고 있다. 카카오는 SM이 주도하는 팬 플랫폼 ‘버블’을 손에 넣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팬 플랫폼이 얽히고설키는 가운데 하이브와 카카오가 어떻게 협업 관계를 만들어 갈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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