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손꼽는 ‘非 경제학자’ 연준 의장
불안한 세계 경제 전망으로, 28년 만 최대폭 금리 인상

제롬 헤이든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사진=미 연방준비제도)
제롬 헤이든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사진=미 연방준비제도)

[CEONEWS=최재혁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는 중앙은행-시중은행간 여신 금리의 재할인율 등 금리 결정, 재무부 채권 매입과 발행, 지급준비율 결정 등의 권한을 갖는다. 이에 연준 의장은 ‘세계 경제 대통령’으로 불릴 정도로, 전 세계 금융 정책에 대해 강력한 영향력을 떨치고 있다. 그중 양적완화에서 급격한 금리 인상을 선택한 제16대 연방준비제도 의장 ‘제롬 헤이든 파월’은 이 시대의 가장 중요한 인물로 꼽힌다.

역대 손꼽는 ‘非 경제학자’ 연준 의장

제롬 헤이든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1953년 2월 4일 워싱턴.D.C.에서 태어났다. 1971년 프린스턴 대학교에 입학해 1975년 정치학 학사학위를 수여 받고, 1979년 조지타운 대학교에서 법무박사 학위를 수여 받았다. 

파월 의장은 경제학 학위가 없는 특이한 의장인데, 정치학을 전공하고 로스쿨을 나와 변호사가 되는 등 이력이 무척 특이하다. 그는 40년 만에 경제학 학위가 없는 연준 의장인데, 1978년 윌리엄 밀러 의장 이후로 아무도 없었다. 

졸업 이후 월가의 투자은행 딜런 리드 앤 컴퍼니에서 재직하다가 조지 H. W. 부시 정부 때인 1992년 미국 재무부 차관을 역임했다. 

그는 39세라는 무척 이른 나이로 발탁된 것인데, 조지 H. W. 부시 대통령이 대선에서 패배해 실제 재직 기간은 10개월 정도로 무척 짧은 편이었다.

1993년 파월 의장은 뱅커스 트러스트 임원으로 영입되고, 1997년에는 세계 3대 사모펀드 중 하나인 칼라일그룹으로 이적해, 무수한 기업을 거래한다.

2005년에는 직접 개인 투자사인 ‘세번캐피털’을 차려 갖가지 방식의 투자를 시도했고, 2010년부터는 워싱턴에 있는 싱크탱크 ‘BPC’에서 정부의 부채 한도를 연구했다.

파월 의장은 투자 은행에서 무척 큰돈을 벌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그의 추정 자산은 5,500만 달러로, 원화 762억 원 정도다. 

2011년 파월 의장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 의해 연준 이사로 임명되어 재직했다. 

지극한 공화당원이자, 오바마와 대선에서 맞선 존 매케인에게 거대한 기부금을 냈던 파월 의장은 상당한 운과 정치적 이유가 내포되어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준 이사로 지정한 피터 다이아몬드 교수가 정치적인 이유로 상원 인준을 못 받자, 공화당 인물인 파월 의장과 민주당 인물인 제러미 스타인 교수를 지명한 것이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존의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을 해임시켜서 단임 의장으로 임기를 끝나게 한 뒤, 제롬 파월을 후임 의장으로 지명했다. 이후 미국 상원의 동의를 받아 2018년 2월 1일부터 미국 연준 의장으로 재임 중이다.

제롬 헤이든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사진=미 연방준비제도)
제롬 헤이든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사진=미 연방준비제도)

불안한 세계 경제 전망으로, 28년 만 최대폭 금리 인상

2018년 12월, 파월 의장이 금리 인상을 결정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을 해고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본인들이 2018년에 통과시킨 트럼프-공화당 감세법과 트럼프 대통령이 강행하고 있는 중국과의 무역 전쟁을 정당화시킬 필요성을 느끼고 있지만, 연준의 금리 인상과 세계 경제 전망이 좋지 않다는 소식이 계속 들려오자, 트럼프 대통령이 자화자찬하던 증권시장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 말을 듣지 않는 파월 의장을 해고시키기로 마음먹고 본인 보좌관들에게 물었다고 한다. 하지만 트럼프 보좌관들은 연준 의장 해고는 증권시장을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말렸고, 현행법으로 대통령이 연준 의장을 마음대로 해고시킬 수 없다.

2019년 8월 파월은 “현재 미국 경기는 연준이 목표하는 수준이며, 연준은 경제 확장세를 위해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설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SNS에서 “시진핑과 파월 중 누가 우리의 더 큰 적이냐”며 크게 비판했다.

2022년 1월 11일에 인사청문회 절차를 거친 후 5월 12일 상원 인준 표결을 찬성 80, 반대 19표로 통과하고 공식적으로 두 번째 임기를 맞이하게 됐다.

2022년 2월, 러시아가 전격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정국 혼란과 함께 식량을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폭등 조짐을 보여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깊어지자 연준이 적극적인 역할을 하라는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

2022년 미국은 1982년 이래로 가장 큰 물가상승을 겪고 있다. 3월에는 무려 전년 대비 물가상승률이 8.5%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뒤늦은 대응으로 책임론에 휩싸이고 있다. 전임자 중 한 명인 벤 버냉키도 현재의 연준이 인플레이션 대응을 망쳤다며 맹비난하였다. 파월 의장 또한 “기준금리를 더 일찍 올렸다면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2022년 6월, 설왕설래하던 기준금리 '자이언트 스텝'이 현실화됐다. 2022년 3월 17일 기준금리 0.25% 인상과 2022년 5월 5일 '빅 스텝' 단행에도 고유가의 영향으로 인플레이션은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6월 10일 전년대비 물가상승률 8.6%의 수치 발표 이후 진행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내고 기준금리를 0.75%p 인상한다고 밝혔다. 

1994년 이후 28년 만에 최대폭 인상으로 미국의 기준금리는 종전 0.75~1.00% 수준에서 1.50~1.75% 수준으로 크게 올랐다. 여기에 덧붙여 "금리 목표 범위의 지속적인 증가가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혀 계속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예고했다.

6월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지수)는 전년동월 대비 9.1% 상승하여 41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하였으며 '울트라 스텝'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7월 28일에는 한 번 더 기준금리 '자이언트 스텝'에 나서면서 기준금리가 2.25% ~ 2.5%까지 올랐다. 연준은 성명서에서 "최근 소비와 생산 관련 지표가 하락했다. 그러나 일자리는 최근 몇 달간 견조했고, 실업률 또한 낮았다"라고 현 경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상태이고, 팬데믹으로 인한 수요공급 불균형을 반영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제롬 헤이든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사진=미 연방준비제도)
제롬 헤이든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사진=미 연방준비제도)

"고용·물가 예상보다 강하면 금리 더 올릴 수도"

현지시간 2월 7일 파월 의장은 시장의 예상을 깬 1월 노동시장 지표에 대해 연준이 당분간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해야 하는 필요를 입증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파월 의장은 이날 워싱턴DC 경제클럽 주최 대담에서 1월 고용 통계에 대해 "이렇게 강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고용 통계가 이 정도일 줄 알았다면 지난주 연준의 0.25%포인트 금리 인상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냐는 질문에 직답을 피하면서도 "(긴축 정책이) 왜 상당한 기간이 필요한 절차인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상과 다른 경제 지표가 나올 경우 향후 금리 인상 결정에 반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를 들어 지표가 계속해서 예상보다 강하고, 이미 시장에 반영된 수치나 연준의 전망치 이상으로 금리를 올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우리는 분명히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지난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연준이 긴축 정책을 조기에 종료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으나 미 노동부가 최근 발표한 1월 고용상황 보고서에서 비농업 일자리가 시장 전망치의 3배에 가까운 51만 7,000개 늘어나고 실업률이 1969년 5월 이후 최저치인 3.4%로 떨어지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그는 연준이 지난 1일 FOMC에서 물가상승률을 목표치인 2%로 낮추려면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한 상황에서 이 같은 고용 보고서가 나온 점에 주목했다.

그는 물가가 하락하는 ‘디스인플레이션’이 상품 가격에서 나타났지만, 아직 주택 및 서비스 시장에서는 시작되지 않았다면서 "그 물가도 내려오려면 일정 기간 금리를 긴축 기조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상당한 진척"을 예상한다면서도 고용시장이 계속 강하거나 물가가 계속 오르면 금리를 더 인상해야 할 수도 있다고 재차 경고했다.

물가상승률 목표를 2%로 유지하는 것에 대해서는 "글로벌 기준"이라며 목표를 변경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고용을 희생하지 않으면서 인플레이션이 줄어드는 상황 자체는 긍정적이며 경제가 강하다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파월 의장은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 계획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지는 않았다"면서도 축소를 중단하려면 "두어 해" 더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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