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NEWS, 주요 그룹 인사에 나타난 위기돌파 자구책 분석

[CEONEWS=배준철 기자] 국내 대기업그룹 오너 3~4세가 그룹 내 CEO와 신사업을 도맡아 경영 일선에 나서며 그들의 역할이 시험대에 올랐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증대와 경기침체 위기가 다가오는 가운데 경영 능력을 빠르게 입증해 내야 한다는 점에서 어깨가 무겁다. CEONEWS는 경영의 전면에 등장하는 대기업그룹 오너 3~4세들이 올해 펼칠 경영 구상에 주목하고 그들의 위기 돌파 비밀병기를 들여다봤다.

 

롯데 신동빈 회장 장남 신유열 ‘상무’ 승진, 현장 경험 살려 경영능력 발휘 기대 커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 (사진=롯데지주)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 (사진=롯데지주)

2022년 연말 롯데 정기 인사에서 롯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씨가 상무보에서 상무로 승진했다. 신사업인 수소 에너지, 전지 소재 관련 글로벌 협력 및 신사업 발굴에 힘을 써온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케미칼 일본지사 담당에선 변동이 없다. 신 상무는 그동안 일본 지사에서 근무하며 한국 롯데와는 거리를 뒀다. 2020년 일본 롯데 입사를 시작으로 현재 지주회사인 롯데홀딩스에서 부장을 겸하고 있다.

롯데건설 유동성 위기 등으로 예년에 비해 한 달 가량 인사가 늦어지면서 업계 안팎에서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기도 했지만 신유열 상무의 승진과 신사업 중책을 맡을 것이란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롯데케미칼 일본지사에서 기초소재 영업과 신사업 담당 임원(상무보)으로 발탁된 지 1년 만에 승진한 신 상무의 경영능력에 따라 롯데그룹의 신사업이 날개를 달수도 있게 됐다. 회사 측은 신 상무가 글로벌 네트워크 역량과 신사업인 수소 에너지, 전지 소재 관련 발굴 공로를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중책을 맡은 신 상무가 현장의 경험을 살려 단기간 내에 경영능력을 인정받게 될 거라고 내다봤다.

신 상무는 1986년생으로 일본 게이오대학교를 졸업한 후 노무라증권에 입사해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이수하고 2020년부터 일본 롯데와 일본 롯데홀딩스 부장직급으로 그룹에 합류했다. 작년 5월 롯데케미칼 일본지사에 합류해 일본 기초소재 영업과 신사업을 담당해왔다. 업계에서는 신 상무가 임원배지를 단 작년부터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롯데의 3세 경영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0년 할아버지인 롯데 창업주 신격호 명예회장의 장례식 당시 언론에 얼굴이 알려진 이후 처음이다. 신 상무는 작년 9월 신동빈 회장의 광복절 특별사면 이후 첫 베트남 해외출장에 동행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신 상무는 롯데와 일본 노무라증권 교류회를 비롯해 일본 롯데홀딩스와의 비즈니스 미팅 등 그룹의 공식적인 행사에 연이어 참여하며 본격적인 경영 수업이 시작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CJ 이재현 회장 장남 이선호 ‘경영리더’, 핵심 계열사 중책 맡아 본격 경영 시험대

 

이선호 CJ솔루션 사업총괄 사장 (사진=CJ)
이선호 CJ솔루션 사업총괄 사장 (사진=CJ)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202210월 발표한 정기 인사에서 장남 이선호 경영리더를 그룹 핵심 계열사 중책에 배치했다.

업계에서는 영향력을 확대해 승계까지 자연스럽게 이어가려는 포석으로 풀이하고 있다. 올해는 이 경영리더의 본격적인 경영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 경영리더는 1990년생으로 미국 컬럼비아대 금융경제학과를 졸업하고 2013CJ그룹 공채로 CJ제일제당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이 경영리더는 2017년 부장으로 승진해 바이오사업팀과 식품전략기획팀, 글로벌비즈니스를 담당해왔다. 이 경영리더는 CJ제일제당 핵심 중책인 식품성장추진실장으로 보직을 변경했다. 글로벌 사업 성장과 신사업 분야에서 보여준 성과를 기반으로 글로벌 식품사업 전반의 사업전략을 관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성장추진실장은 CJ제일제당의 대표 브랜드인 비비고 등을 미국을 비롯해 유럽, 아태지역 등 글로벌 식품사업 확대를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신사업 투자, 인수합병(M&A) 등을 담당하는 보직으로 알려져있다. CJ제일제당이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고 대체육, 건강식품, 바이오사업 등 신선장 동력을 키우고 있다. 이 경영리더는 향후 이와 관련된 M&A나 투자업무를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한화 김승연 회장 3남 김동선 한화솔루션 갤러리아 전략본부장 ‘등기임원’ 오를 듯

김동선 한화솔루션 갤러리아 전략본부장 (사진=한화)
김동선 한화솔루션 갤러리아 전략본부장 (사진=한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 김동선 한화솔루션 갤러리아부문 전략본부장이 등기임원으로 올라설 전망이다. 갤러리아부문의 분할 과정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던 이경섭 IM본부장이 취소돼 이사회에 공석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가 등기이사로 선임된다면 김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로션 대표이사 이후 두 번째로 등기임원에 오르는 한화그룹 3세가 될 전망이다. 한화솔루션에 따르면 갤러리아부문은 최근 회사 분할 계획서 정정공시를 통해 분할신설 회사의 이사회에 대한 구성을 수정했다.

1989년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미국 태프트 스쿨을 졸업하였고, 다트머스 대학교 지리학과를 졸업했다. 갤러리아 승마단 소속 선수로 활동했다. 2014년 10월 한화건설에 입사해 한화건설 해외토건사업본부 과장, 한화건설 신성장전략팀장 등을 지냈다. 2015년 갤러리아 백화점이 서울 시내 면세사업자로 선정되자 12월 22일 한화건설 과장으로서 신규 면세점 프리 오픈 행사에 면세점 테스크포스팀(TF)에 참여했다. 2017년 1월 재벌닷컴이 발표한 청년 주식부자에서 440억원대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되며 '100억원 이상의 상장사 주식을 보유한 30세 이하 청년 주식부자' 8위에 올랐다.

그는 형제들과 함께 사업 보폭을 넓히고 있다. 그동안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이 태양광·석유화학 등 주력 사업을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이 금융 사업을, 김동선 전략본부장이 유통 사업을 맡는 식으로 각각 노선을 명확히 해왔다.

한화그룹에 따르면 김 전략본부장은 한화솔루션 갤러리아 부문 신사업전략실장을 겸하면서 호텔·리조트에 이어 백화점 사업까지 전담하게 됐다. 한화솔루션이 2023년 3월 한화갤러리아와의 인적 분할을 예고하면서 신사업 확대가 예상된다.

코오롱 이웅열 회장 장남 이규호 사장 “코오롱모빌리티 체질개선 1등 DNA 심는다”

이규호 코오롱그룹 사장 (사진=코오롱그룹)
이규호 코오롱그룹 사장 (사진=코오롱그룹)

코오롱가 4세인 이규호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그룹 내 역할에 관심이 쏠린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이규호 사장은 BMW본부장 출신 전철원 사장과 코오롱모빌리티 각자 대표이사를 맡는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경영 실적 목표는 2025년 매출 3조6000억원, 영업이익 1000억원이다. 신차와 중고차를 포함한 전체 차량 판매 수를 기존 3만대에서 5만대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된 이 대표는 최근 2년간 코오롱글로벌 자동차부문을 맡아왔다. ‘과감한 체질 개선으로 1등 DNA를 심는다’는 전략을 제시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실적 고공행진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대표는 미래성장전략 수립과 신사업 발굴, 디지털 전환, 재무역량 강화에 집중한다. 전 대표는 판매 AS 네트워크 관리 등 신설 법인의 영업 기반을 다진다. 이 대표는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최상의 가치를 만들 수 있도록 사업 전반의 체질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1984년 미국에서 태어났다. 영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미국 코넬대학교에서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해 영어에 능통하다.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 구미공장 차장으로 입사했다. 2015년에는 31세 나이에 코오롱 인더스트리 상무보로 승진하면서 본격적인 경영에 뛰어들었다. 당시 30대 초반이라 국내 100대 기업 최연소 임원으로 화제에오르기도 했다. 2017년 코오롱 그룹 지주사 코오롱 전략 기획담당 상무를 맡고 2018년 코오롱 인더스트리 패션부문 최고 운영 책임자로 승진해 실적 반등 기반을 다졌다. 그는 온라인 유통 채널을 강화하며 체질 개선에 나섰다. 주력 브랜드인 코오롱 스포츠에 레트로 이미지를 접목한 콘셉트 스토어 솟솟 상회를 선보인 것도 그의 역할이 컸다.

SK네트웍스 최신원 전 회장 장남 최성환 사장, 전기차 충전 사업 등 투자 확대 가속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장 (사진=SK네트웍스)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장 (사진=SK네트웍스)

SK네트웍스가 종합상사에서 투자회사로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 신사업을 주도해 온 최성환 사업총괄은 이호정 본부장과 각각 사장으로 승진, 체질 전환에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지난 한해 동안 스타트업 위주 투자를 진행하면서 신사업을 발굴해낸 만큼, 올해는 사업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다. 개인 최대 주주이자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 장남인 최 사장은 지난해 이사회 일원이 되어 신사업의 투자 확대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1981년 10월생인 최 사장은 고 최종건 SK 창업 회장의 손자이다. 중국 푸단대와 런던비즈니스스쿨 MBA를 마쳤다. 2009년 SKC 전략기획실 과장으로 입사한 후 인력팀, 기업문화본부 임원, 회장실 담당임원, SK주식회사 사업지원담당, SK주식회사 글로벌사업개발실장, SK네트웍스 전략기획실장, SK주식회사 BM혁신실 임원을 지냈다. SK네트웍스 기획실장과 SK주식회사 행복디자인센터 그룹장을 거쳤다.

SK네트웍스는 2022년 한해 동안 총 10여 개의 유망기업에 투자해 혁신 기술 기업에 대한 초기 투자로 유망 기업을 발굴하며 기존의 상사회사에서 투자형 사업회사로의 전환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동차 종합관리 브랜드 '스피드메이트'와 자회사 SK렌터카를 보유, 전기차 충전 사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전기차 완속 CPO(Charge Point Operator) '에버온'에 100억원 규모를 투자해 2대 주주로 올라서며 전기차 충전 사업 의욕을 보인 이후 투자를 늘리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국내 민간 급속 충전 1위 사업자 인수 계획을 밝혔다. 현재 신규법인 ‘에스에스차저’ 인수절차를 마쳤으며, 총 728억원을 투자해 지분 50.1%를 확보했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전기차 충전 사업은 전세계적인 탄소중립 열풍에 따라 미래 핵심 비즈니스로 각광을 받고 있다"며 "SK렌터카, SK네트웍스서비스, 스피드메이트, 카티니 등을 보유하고 있는 모빌리티 사업과 시너지 효과도 기대되는 만큼 기업가치 관점에서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 사업총괄 사장 주도 아래 글로벌 시장에서도 친환경, 디지털 전환 관련 투자를 직접 진행하면서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다.

CEONEWS는 국제 의료 NGO ‘한국머시쉽‘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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