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NEWS=오영주 기자] 20대 근로자가 작업 중 사고로 숨졌다. 겨우 지난 10월 15일 발생했던 일이다. 얼마 지나지 않은 시간이지만, 우리는 까맣게 잊었다.

SPC의 계열사인 SPL의 제빵공장에서 발생한 해당 사고는 노동자에게 너무도 가혹한 ‘주·야간 근무체제’로 발생했다.

우리는 유독 산업 사고에 관대하다. 일하다 사람이 죽더라도 “안타깝긴 하지만, 그럴 수 있지”라는 식으로 대응하기 마련이다.

게다가 학교 수업 현장에서 ‘노동자’는 추천하는 직업이 아니며, 공업고등학교를 제외한 학생들은 본인이 노동자로 살 것을 애써 외면한다.

하지만 우리의 산업군은 서비스직과 제조업 노동자가 대다수를 차지한다. 어떻게든 마주하지 않을 생각이지만, 나와 주변을 둘러봐도 힘든 상황에 처한 이가 너무도 많다. SPL에서 발생한 사고도 마찬가지였다.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허영인 SPC 회장은 사고 직후 대국민 사과를 발표했다. 말뿐으로 끝나지 않고 ‘안전경영 시스템 구축’을 위해 1,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고용노동부의 현장 조사 당시 SPC삼립 직원이 감독관의 서류를 무단 촬영한 것으로 알려지며, 진심이 무엇인지 의문을 갖게 했다.

회사 측에서도 “임직원과 고객의 목소리를 꾸준히 듣고 반드시 변화해 나가겠다”고 단호히 선포했지만, 이 또한 신뢰감이 생기지 않는다.

분명 SPC는 안전관리 강화 대책에 따라 외부 전문기관을 통해 전 사업장에 대한 산업안전 진단을 진행 중이다.

게다가 순차적으로 개선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안전경영위원회는 진단 결과를 검토해 종합적인 개선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우리 기억 속에서 서서히 잊혀지는 20대 청년의 안타까운 죽음은 ‘올바른 감시’ 역을 자처하지 못한다.

우리 기억에서 사라지면 허영인 회장의 약속도 기억에서 사라질 수 있다. 그의 죽음을 평생 안고 살기 바란다.

CEONEWS는 국제 의료 NGO ‘한국머시쉽‘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저작권자 © 씨이오뉴스-CEONEWS-시이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