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심려 끼쳐 죄송”

정무위원회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사진=국회미디어자료관)
정무위원회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사진=국회미디어자료관)

[CEONEWS=이주형 기자] 5대 시중은행이 정무위 국감에서 시중은행의 횡령에 대해 크게 질타당했다.

지난 10월 11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을 비롯해 진옥동 신한은행장·박성호 하나은행장·이재근 KB국민은행장·이원덕 우리은행장 등 4대 시중은행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권준학 NH농협은행장(사진=NH농협은행)
권준학 NH농협은행장(사진=NH농협은행)

권준학 NH농협은행장은 불출석했는데, 회의에 앞서 농협은행 측 증인으로 채택된 임동순 농협은행 수석부행장의 증인 출석 안건이 통과돼, 권 은행장의 자리를 대신했다.

이날 이복현 금융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최근 금융권에 대한 국민의 시각은 여전히 좋지 않다”면서 “국민의 신뢰를 저해하는 금융권 횡령사고나 이상 외환거래 등에 대해 신속, 강력하게 대응하고 확인된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위법행위 발견 시 관련 법규에 따라 엄중히 조치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본격적으로 증인 신문이 시작되자, 행장들은 잇따른 횡령 사건에 대해 강한 질타를 당했다. 

양정숙 무소속 의원은 "우리은행의 700억 원대 횡령, 하나은행과 단위농협에서도 6년 연속 횡령, 신한은행과 농협은행도 5년 연속, 우리은행도 4년, 국민은행도 3회 이상 사고가 발생했다"며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어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은행들이 내부통제 시스템 개선책을 제출했지만, 이것 만으론 금융사고가 줄어들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 들었다”고 지적했다. “그간 내부통제가 왜 작동하지 않았는지 말해달라”고 다그쳤지만, 답변은 돌아오지 않았다.

이원덕 우리은행장(사진=우리은행)
이원덕 우리은행장(사진=우리은행)

5대 은행 “심려 끼쳐 죄송”

국회가 은행권 행장들을 국감 증인으로 출석을 요구했던 것은 2017년 국감 이후 5년 만에 벌어진 일이다. 

당시 국감에선 카카오뱅크·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2곳과 하나·NH농협 등 시중은행 2곳의 대표·은행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5대 은행은 그간 벌어진 횡령 사고에 대해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발언으로 입을 모았다.
 
먼저 이원덕 우리은행장은 "횡령 사고에 대해서 국민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각고의 노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소비자와 고객의 이익 소비자 보호에 중점을 두고 경영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사진=신한은행)
진옥동 신한은행장(사진=신한은행)

진옥동 신한은행장도 "횡령 사고가 끊이지 않는 부분에 대해 심려하는 부분, 사과를 드리겠다"며 "금융인으로서 가장 중요한 게 직업윤리인데 약화하고 있지 않나 싶은데, 점검 시스템이 효율적으로 진행되지 않은 것을 아쉽게 생각하고 철저히 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횡령 사고가 발생하면 기본적으로 징계위원회에서 면직 처리 중"이라면서 "5년간 횡령 사고가 발생하면 5년 중 한 건이 십몇만 원 횡령은 6개월 정직하고 나머지는 모두 징계 면직했다“라고 답했다.

아울러 ”일벌백계의 자세로 분위기를 잡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박성호 하나은행장(사진=하나은행)
박성호 하나은행장(사진=하나은행)

박성호 하나은행장도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면서 "18건 중 15건을 자체 적발해 회수율이 66% 정도 되며, 회수에 노력하고 있고 줄어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임동순 농협은행 부행장은 "심려 끼쳐서 송구하다"며 "내부통제 강화하기 위해 현장점검을 2배 늘렸고 IT 투자로 32개 데이터로 지점별 위험도 감별해서 감독을 강화하는 방안을 4월에 시행했다"고 말했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사진=KB국민은행)
이재근 KB국민은행장(사진=KB국민은행)

이재근 국민은행장은 타사보다 적은 자사 횡령에 대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횡령은 상대적으로 당행이 적지만 더 노력해야겠다고 마음가짐을 가졌고, 예방이 중요해 사고가 자주 날 수 있는 거래유형이 발생하는 지점이나 직원에 대한 상시 감사시스템이 구축돼 있다“라며 ”직원 내부 교육, 연수에 중점을 두고 앞으로 이런 일이 최소화, 근절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5대 시중은행 행장들은 공통적으로 내부통제 강화 계획을 드러냈다. 이복현 원장은 “CEO들이 내부통제를 단기 경영 성과와 관련한 비용 시각에서만 바라보는 것 아닌지 우려된다”며 의도가 변질될 것을 우려했다.

이어 그는 “준법 감시 전문인력 비중이 국내 은행은 1%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이마저도 내부통제 인력으로 볼 수 있는지 점검할 계획”이라며 대대적인 개혁을 시사했다.

한편,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이자 장사’를 확대했지만, 사회공헌활동은 저조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재근 행장은 “은행 기반이 국민 신뢰인 만큼 국민 기대에 맞추겠다”고 응답했고, 이원덕 행장도 “사회공헌 부분이 다른 은행에 비해 부족했는데, 앞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아쉬워하는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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