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2조’에 인수 나서
KG그룹 ‘쌍용차 인수’ 보며 장단점 판단해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사진=한화그룹)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사진=한화그룹)

[CEONEWS=이형래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종합 방위산업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일념으로 14년 전 인수가 무산됐던 대우조선해양을 2조 원에 품속으로 넣게 된다. 

지난 2008년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시도한 한화그룹은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지만, 당시 6 조원이라는 과도한 몸값과 우려 실사 저지 등 노동조합의 반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인해 의지를 꺾어야 했다. 

만약 2조 원으로 인수가 마무리된다면 김 회장은 이전 책정가의 3분의 1 정도 돈으로 인수하게 된다.

김 회장의 이 같은 인수는, 지난 6월 말 이루어진 곽재선 KG그룹 회장의 ‘쌍용차’ 인수전이 떠오른다. 

곽재선 KG그룹 회장은 지난 6월 28일 쌍용차의 최종인수자로 선정됐다. KG의 특수목적법인인 ‘KG컨소시엄’은 쌍용차 인수대금을 3,354억 9,000만 원으로 하는 내용의 인수합병 계약을 체결했다.

KG그룹은 올해 공정위가 발표한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지정돼 대기업 반열에 오르며, 인수자 중 가장 월등한 자금력을 가졌다.

KG 관계자는 "곽 회장은 그간 위기에 처한 기업을 정상화하는 것에 뿌듯함을 느껴왔다"며 "쌍용차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기업인데다가, 정체된 자동차 시장에 변화를 줄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이번 인수를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1도크(사진=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1도크(사진=대우조선해양)

‘한국 조선’ 세계에서 큰 목소리 

한화가 예정대로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다면 기존의 방산, 화학에 이어 태양광과 조선이라는 기술까지 확보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이 오래도록 주인을 찾지 못했지만, 이번 인수로 한국 조선업계가 세계시장에서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위치를 유지할 것으로 판단 중이다. 

조선사의 척도라고 할 수 있는 수주 실적은 지난해 바닥을 쳤지만, 살아났다. 지난해 목표를 이미 넘겼고, 올해도 8월까지 목표한 연간 수주 80%를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대우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그룹이 인수를 결정했지만, 선진국의 독과점 우려 속에 좌절됐다. 한화그룹의 경우 조선업을 영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인수를 진행하는 만큼 문제 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업계의 ‘퍼스트무버’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의 함정 건조 능력은 방산 등과 합쳐져 큰 힘을 낼 수 있다. 무엇보다 잠수함 부문에서 인도네시아 수출에 이미 성공했고, 인도 등과 같은 신시장 진출에도 적극적으로 노력 중이다. 

대우조선해양 셔틀탱커의 운항 모습(사진=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셔틀탱커의 운항 모습(사진=대우조선해양)

순손실 ‘1조 7천억’, 흑자 전환 멀어

이처럼 밝을 것만 같은 한화와 대우조선해양이지만, 우려도 분명 존재한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4조 4,866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지만, 1조 7,547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순손실은 무려 약 1조 7,000억 원에 달한다. 흑자 전환이 까마득해 보인다.

아울러 20년 이상의 법정관리도 내부적으로 크게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코로나19로 설계와 선박 건조를 도맡아야 하는 현장의 우수인력이 대거 빠져나갔다. 

곽재선 KG그룹 회장(사진=KG그룹)
곽재선 KG그룹 회장(사진=KG그룹)

이는 쌍용차를 인수한 곽 회장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현재 자동차 업계는 ‘탄소 중립’ 등 전동화 전환이 신속하게 진행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쌍용차는 투자는커녕 회생 상태이기에 업계에의 후발주자인 상황이다. 

이제야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에 돌입해야 하는 쌍용차는, 글로벌 전기차 기업인 'BYD'와 전략적 제휴를 맺으며, 내년 하반기까지 전기차 ‘U100'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목표 달성에는 ’조‘ 단위의 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가 ‘SUV 명가’라는 역사를 되찾기 위해서는 쌍용차만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들어간 차가 나와야 한다"며 "후발주자인 쌍용차가 따라잡기 위해서는 KG그룹의 화끈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KG그룹은 KG그룹도 마찬가지다. 쌍용차 인수를 확실하게 끝맺음하기 위해 ‘KG ETS’의 폐기물 처리 사업부 매각 자금을 활용한다. 쌍용차 인수가 마무리되는 즉시 경영 정상화에 돌입하며 더 나아질 쌍용차를 계획하고 있다.

KG그룹의 관계자는 "쌍용차 인수와 KG ETS 사업부 매각 시기가 겹치면서 다행히 자금 마련에 물꼬가 트였다"며 "곽 회장도 쌍용차 인수를 소명으로 생각하고 있을 정도라, 운영 정상화에 힘을 실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밝은 미래를 꿈꾸고 있다. 한화는 대우조선과 함께 '육해공 통합 방산시스템'을 마련하게 된다. 

태양광 같은 친환경 사업에도 집중하는 한화그룹은 가격이 급등한 LNG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도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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