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 ‘학교’라는 사회에서 배우는 의미
비대면: ‘내 시간’ 많아, 자기 계발로 이어져

대학교 정문앞 거리 모습(사진=이주형기자)
대학교 정문앞 거리 모습(사진=이주형기자)

[CEONEWS=최재혁, 이주형 기자] 미래에 다가올 기술 중 눈에 선한 장면이 있다. 교실에 앉아있던 학생들은 각자 컴퓨터 앞에 앉아 선생님과 눈을 맞추며 수업을 듣는다. 그때까지만 해도 학생 수가 줄어든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했지만, 기술 발전으로 인해 학생이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우리는 그 시기를 ‘4차 산업혁명’이라고 이름 붙이며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그때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예상치 못한 코로나19로 인해 사회는 너무도 빠르게 급변했다. 극심한 감염 우려로 인해 학생과 학생 사이의 거리는 너무도 멀어지며 컴퓨터 속에서 친구를 만나게 됐다.

막상 기술의 진보를 겪으니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컴퓨터 앞에 앉으니 자꾸만 딴짓하게 되고, 선생님의 권위는 전보다 많이 꺾여 학생에 대한 통제 능력을 점차 상실하고 있다. 과연 비대면 수업이 학생에게 꼭 좋은 방법인지 우리는 아직 연구해야 한다.

이에 CEONEWS에서는 대학생 8명에게 대면과 비대면 수업의 장단점, 향후 어떤 수업을 원하는지 물어 ‘더 나은 수업방식’을 마련하고자 한다.

대면수업을 하기 위해 학생들이 통학중이다(사진=이주형 기자)
대면수업을 하기 위해 학생들이 통학중이다(사진=이주형 기자)

‘학교’라는 사회에서 배우는 의미

대면 수업과 비대면 수업의 차이는 명확하다. 비대면 수업이 정보전달 위주의 강의가 우선되는 형태라면, 대면 수업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 사회의 형태를 띠게 된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사회를 배우고, 살아가는 방법을 배운다.

대면 수업의 찬성 요인은 이와 비슷했다. 연세대학교 2학년 재학 중인 A 씨는 “컴퓨터에서 온라인으로 수업할 때는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고 너무 어색했는데, 학교에서 다 같이 수업하니까 왠지 모르게 친밀감이 생긴다”며 “같이 수업 듣는 학생과 교수님이 한 공간에 있으니 질문이 훨씬 쉽게 오가니 수업의 질이 향상된다”고 설명했다.

인하대학교 대학원생인 B 씨도 크게 다르지 않은 의견을 드러냈다. 그는 “비대면 수업 때는 매일 집에만 있으니 사람이 무기력해졌다”라며 “일단 학교에 가니 소속감이 들고 교수와 직접 소통하니 공부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대신 움직이는 비용을 포함해 체력적, 경제적 소모가 꽤 커서 부담이 되긴 한다”고 덧붙였다.

대면수업이 한창인 대학가에서 대학생들이 활동중이다(사진=이주형기자)
대면수업이 한창인 대학가에서 대학생들이 활동중이다(사진=이주형기자)

대면 수업에 찬성하는 두 명의 대학생은 다른 논조를 내세웠다. 인하대 3학년 재학 중인 C 씨는 비대면 수업의 탄생 자체가 코로나19 발생이 기점이니, 코로나19의 확장성이 점차 누그러지는 상황에서 당연히 대면 수업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뜻을 드러냈다.

인하대 대학원생 D 씨는 수업의 퀄리티를 지적했다. “아무래도 비대면으로 수업을 들으면 실습도 못 하고, 눈으로 바라볼 뿐이라서 수업의 질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라며 “우리는 대면 수업할 때랑 같은 수업료를 내고 듣는데, 혜택이 줄어들면 당연히 내 손해일 수밖에 없다”고 강하게 피력했다.

원격수업 이미지(사진=픽사베이)
원격수업 이미지(사진=픽사베이)

‘내 시간’ 많아, 자기 계발로 이어져

사회를 배울 수 있다는 대면의 장점과 달리, 비대면 수업은 ‘수업’이라는 초점에 맞춰지기에 여타 비용이 절감된다는 장점이 뚜렷하다.

연세대 1학년 재학 중인 E 씨는 “솔직히 학교 나오는 게 너무 힘들고, 집에서 왕복하는 시간이 너무 아깝다”라며 현재 대면 수업으로 전환된 사실을 무척 아쉬워했다. 이어 그는 “대학이라는 게 애초에 인터넷 수업으로 기획된 것은 아니지만, 우리 사회가 점차 바뀌어가는 상황에서 무작정 구시대적인 방법을 선택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이는 F 씨도 마찬가지였다. 서강대 2학년 재학 중인 그는 집이 강릉이라 기숙사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F 씨는 “항상 수업을 듣기 위해 1년 중 8개월을 서울에 있는데, 비싼 학비와 기숙사비를 감당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뛰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좋은 대학들이 대부분 인서울에 몰려있는 상황에서 다른 지역 학생을 배려해서라도 비대면 수업을 선택할 수 있게 해줘야 하지 않을까”라며 조심스럽게 전했다.

인하대에 재학 중인 1학년 G 씨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사는 지역을 밝히지 않았지만, 인천을 오고 가는 시간과 교통비가 무척 아까워 비대면 수업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코로나 규제가 풀려 많은 시민들이 자유롭게 산책을 즐기고 있다.(사진=이주형기자)
코로나 규제가 풀려 많은 시민들이 자유롭게 산책을 즐기고 있다.(사진=이주형기자)

아울러 비대면 수업으로 인해 원치 않는 사회생활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을 피력하기도 했다. 연세대 4학년 재학 중인 H 씨는 “1, 2학년 때는 선배들과 동기들 따라서 매일 밤늦게까지 놀고 노래방에서 원치 않는 음주·가무를 따라가느라 무척 고역이었다”라며 “비대면 수업으로 방과 후 혼자 헬스장에서 운동하고 책을 읽는 등 자기 계발하는 시간이 무척 늘어나 대면 수업으로 전환된 게 너무도 아쉽다”고 슬픈 표정을 자아냈다.

이처럼 누가 나눈 듯이 대면·비대면 수업의 선택은 정확히 반으로 갈라졌다. 아직 이렇다 할 선택이 내려지지 않는 것은 아직 비대면 수업이 익숙하지 않고, 우리는 사회적 동물이기에 사람의 품을 그리워한다는 사실이 적용된 듯하다.

이미 사회에 뛰어든 우리조차 어떤 사람과는 마주하는 게 어려워 전화, 혹은 화상으로 겨우 마주할 뿐이다. 그러나 너무도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만사 제쳐두고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거대할 것인가. 

우리는 양쪽의 마음과 모순을 모두 이해하며 올바른 선택을 내려야 할 것이다.

CEONEWS는 국제 의료 NGO ‘한국머시쉽‘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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