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사무총장 후보’ 삼성전자 유명희
우리금융·대우건설 ‘변호사’ 선택

여성 CEO 이미지(사진=픽사베이)

[CEONEWS=최재혁 기자] 지난 2020년 통과된 자본시장법 개정안(제165조20)으로 인해 자산총액 2조 원 이상의 상장사는 이사회를 하나의 ‘성(性)’만으로 구성할 수 없게 됐다. 그간 남성이 독차지하던 그룹에 여성이 의무적으로 참여하게 된 것이다. 해당 법안은 2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지난 3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과연 기업은 어떤 선택을 내렸을까?

유명희 전 통상교섭본부장(사진=산업통상자원부)

‘WHO 사무총장 후보’ 삼성전자 유명희

삼성전자는 지난 9월 1일 유명희 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허은녕 서울대 공대 교수를 사외이사로 내정했다.

오는 11월 3일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선임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2016년 10월 이후 6년 만에 임시주총을 여는데, 사외이사들의 요청에 따라 개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본부장은 현재 서울대 국제대학원 객원교수로 활동 중이다. 그는 ▲아시아 태평양경제협력체 사무국 파견 참사관 ▲대통령 비서실 홍보수석실 외신 대변인 ▲산업통상자원부 자유무역협정교섭관 겸 자유무역협정추진 기획단장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정책국장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 등을 지냈다.

특히 전 정권인 문재인 정부에서 통상교섭본부장을 역임한 경제통상 분야 전문가로, 지난해 8월, 길고 긴 29년간의 공직생활을 마무리했다.

게다가 유 전 본부장은 통상교섭본부장이던 2020년 WHO 사무총장에 입후보해, 최종 결선에 올랐지만, 아쉽게 석패했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선택은 최근 불거진 글로벌 공급망 문제와 ESG 현안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이유로 풀이된다. 하물며 삼성전자 이사회 내 사외이사는 3월 정기 주주총회 직후 6명에서 4명까지 줄어든 상황이다.

여미숙 LG에너지솔루션 내부거래위원장(사진=LG에너지솔루션)
여미숙 LG에너지솔루션 내부거래위원장(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엔솔, 두 명의 여성 이사 ‘위원장’ 선임

LG에너지솔루션은 작년 6월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신미남 전 케이옥션 대표, 여미숙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승수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사외이사 4명 중 절반인 신미남, 여미숙 이사를 여성 사외이사로 선임하며, 이사회의 다양성을 강화했다.
 
신미남 전 케이옥션 대표는 듀산퓨얼셀 BU 사장 및 맥킨지 컨설턴트를 역임한 신재생 에너지 업계 전문가로 에너지 분야의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기술과 산업 트렌드에 대한 자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여미숙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서울 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지낸 법률 전문가로 컴플라이언스 분야에서 심도있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LG에너지솔루션은 '내부거래위원회'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설치에 대해서도 결의했다.

내부거래위원회는 사외이사 여미숙, 안덕근 한승수 이사와 사내이사인 CFO 이창실 전무 등 총 4인으로 구성되며, 위원장은 여미숙 사외이사가 선임됐다. 

내부거래위원회는 내부거래에 대한 투명성과 공정성 강화를 위해 ▲공정거래법상 사익편취 규제 대상 거래 ▲상법상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과의 거래 ▲기타 법령상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내부거래 등을 심의한다.

신미남 LG에너지솔루션 ESG위원장(사진=LG에너지솔루션)
신미남 LG에너지솔루션 ESG위원장(사진=LG에너지솔루션)

이와 함께 ESG위원회는 ESG 경영 관련 최고 심의 기구로 환경, 안전, 사회적 책임, 고객가치, 주주가치, 지배구조 등 ESG 분야의 기본 정책과 전략을 수립하고, 중장기 목표 등을 심의하는 역할을 한다.
 
위원회는 사외이사 전원과 사내이사인 CEO 김종현 사장 등 5인으로 구성됐다. 위원장에는 신미남 사외이사가 선임됐다.
 
ESG위원회는 ESG 경영 활동에 대한 계획 및 성과 등을 분석하고, ESG와 관련해 중대한 리스크 발생시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며, 반기 1회 개최를 원칙으로 하되, 필요시 수시로 개최된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각 분야에서 뛰어난 역량과 전문성을 지닌 여성 전문가들의 이사회 참여를 확대해 이사회의 다양성 및 기업 가치를 향상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조소영 AK홀딩스 거버넌스위원회장(사진=AK홀딩스)
조소영 AK홀딩스 거버넌스위원회장(사진=AK홀딩스)

애경그룹, 첫 여성 사외이사 ‘조소영’

애경그룹 지주사 AK홀딩스의 사외이사에 조소영 부산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선임됐다. 애경그룹의 첫 여성 사외이사이다.

이에 대해 이석주 AK홀딩스 대표이사는 “애경그룹은 현실성있는 ESG경영 실천을 위해 지배구조 관련 사회적 요구에 대해 실행 가능한 부분부터 자발적으로 대응 중”이라며 “법률전문가인 여성사외이사 선임을 통해 그룹이 추구하는 다양성과 포용성의 가치를 실천하고, 주요 경영이슈 및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여 기업가치를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K홀딩스는 지난 5월 이사회에서 사외이사 후보자 추천 규정에 의해 선정했으며, 같은 날 임시주총을 열어 사외이사 선임의 건까지 의결했다.

게다가 이사회는 조 사외이사를 애경그룹 ‘거버넌스위원회(감사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임하는 안건까지 승인했다.

AK홀딩스의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된 조 사외이사는 현재 부산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전임교수로 재직했었다. 아울러 ▲한국비교공법학회장 ▲헌법 및 헌법재판제도 연구위원 ▲국회 미디어개혁 특별위원회 자문위원 ▲국민권익위 정부업무자체평가위원 및 한국공법학회 차기회장으로 활동했다.

AK홀딩스 관계자는 “조소영 사외이사가 법률전문가로서 경영에 관한 풍부한 식견과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지배구조 및 준법경영 체계를 고도화하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임선숙 대우건설 사외이사(사진=대우건설)
임선숙 대우건설 사외이사(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 대표 여성 법조인 ‘임선숙’

대우건설이 지난 6월 광주 법조인 출신 임선숙 법무법인 이우스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임선숙 변호사는 ▲광주고등법원 조정위원회 부회장 ▲광주지방국세청 국세심사위원회 위원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 ▲광주광역시 도시공사 법률고문으로 활동했다. 

아울러 임 변호사는 정치권 인맥이 무척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여성민우회에서 2003~2005년 광주여성민우회 대표로 활동했고, 참여정부 시절에는 대통령 자문 국가균형발전위원, 지속가능발전위원회 갈등조정위원 등을 지내며 중앙정부 요직을 맡았다.

문재인 정권에서도 국무총리 소속 행정협의조정위원, 국토교통부 중앙토지수용위원 등의 직함을 달기도 했다. 게다가 강기정 광주시장 당선인 인수위원회에서 현안TF위원장 역할을 맡기도 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대표적인 여성 법조인 중 한 명으로 폭넓은 경험을 쌓았다”며 “전문성과 독립성을 바탕으로 감시·감독 임무를 수행하고,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등 제도적인 측면에서의 법률적인 조언 등을 통해 회사 경쟁력 제고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송수영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사진=우리금융그룹)
송수영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사진=우리금융그룹)

우리금융 ‘80년생’ 송수영 

우리금융지주는 법무법인 세종의 송수영 변호사를 임기 2년의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선임했다.
 
송 변호사는 서울대학교 경영대와 법대를 졸업하고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으며, 현재는 법무법인 세종에서 금융과 ESG 분야를 주로 담당하는 법률 및 ESG 전문가다. 또한, 동반성장위원회에서 협력사 ESG 지원사업 운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국내·외 기업들을 대상으로 ESG전략 및 ESG투자 등의 자문 경험이 풍부하다.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 관계자는 “이사회의 성 다양성 제고는 물론, 금융, 경제, 경영 분야 외에도 법률 및 ESG 분야 등 이사회의 집합적 전문성을 강화하는데 필요한 전문가를 우선적으로 고려했다”며 “그룹에서 중점적으로 추진중인 디지털 전환과 MZ타겟 마케팅을 세심하게 살펴보고 공감할 수 있는 젊은 세대의 사외이사 후보자를 추천했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금융그룹은 지난해 ESG경영 원년을 선언한데 이어, 올해는 기후변화 등 환경리스크 대응을 가속화 할 예정이다. 특히, 금융의 사회적 역할 강화 요구에 부응해 ESG 차원의 금융을 다방면으로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만큼, 송 변호사가 그룹의 ESG 경영 고도화에 큰 힘이 될 적임자라는 판단이다.
 
우리금융그룹은 이번 사외이사진 선임을 계기로 이사회의 다양성과 전문성을 제고하고 효율적 지배구조 체제를 더욱 강화해 나갈 듯하다.

최세정 카카오 ESG위원장(사진=카카오)
최세정 카카오 ESG위원장(사진=카카오)

카카오 ESG위원장에, 미디어 전문가 ‘최세정’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최근 이사회에서 물러나면서 카카오 ESG위원회 위원장에 최세정 카카오 사외이사가 새롭게 선임됐다.

최세정 ESG위원회 위원장은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미시건주립대학교 매스미디어(광고)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텍사스-오스틴 대학교 광고학과 조교수, 부교수 등을 역임했다. 

이후 ▲JTBC 미디어컴 사외이사 ▲한국미디어경영학회 회장 ▲한국광고홍보학보 편집위원장 등을 거친 미디어 전문가로 정평이 나있다.

최 위원장은 자사 홈페이지 인사말을 통해 “카카오는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춘 이사회의 감독 아래, 책임 경영을 수행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특히, 2021년은 ESG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친 한 해였다”며 “기업지배구조헌장을 제정하고 ESG위원회를 설립하여 건전한 지배구조 확립을 위한 초석을 마련했으며, 유엔 글로벌 컴팩트에 가입하여 국제연합의 핵심가치인 인권, 노동, 환경, 반부패 분야의 10대 원칙을 준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카카오는 다양한 사회 구성원과 상생하기 위해 지속적인 ESG 활동을 펼치고, 이를 카카오의 약속과 책임 보고서를 통해 투명하게 공개할 계획”이라며 “이해관계자의 신뢰를 높이고 건강한 지배구조 문화를 확산하고, 앞으로도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카카오의 끊임 없는 도전에 지속적인 관심과 격려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CEONEWS는 국제 의료 NGO ‘한국머시쉽‘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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