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NEWS=오영주 기자] 2023년도 최저임금이 시간당 9,620원으로 정해졌다. 올해보다 5.0% 오른 것인데, 노사 양측 모두 불만을 드러냈다.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위원으로 참석한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5% 인상은 물가 인상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으로, 결국 임금 인상이 아니라 실질 임금이 삭감되는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방향은 다르지만 사용자측도 반대 의사를 강하게 드러냈다. 마찬가지로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가장 중요한 건 소상공인, 중소기업인의 지불 능력인데,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제대로 반영이 안 됐다"며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인이 5%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두 입장 모두 이해하기 어려운 건 아니다. 가파르게 치솟는 물가 인상률에 비해 낮은 최저임금은 실질적으로 ‘삭감’이라고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인이 가뜩이나 힘든 상황에서 5%나 오른 월급을 쉽게 감당하기 힘들다.

양쪽의 다툼은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끝나지 않았다. 인터넷에서도 자영업자와 아르바이트생이 각자 활동하는 커뮤니티에서 분노를 터트리고 있다. 

한 자영업자는 커뮤니티에 “알바생이 나보다 월급을 더 많이 가져갈 때가 있을 정도로 인건비가 크다”고 답했다. 아르바이트생도 “시급 9,620원은 국밥 한 그릇 사먹으면 거의 남지도 않는다”고 비판했다.

최저임금위원회의 논쟁과 마찬가지로, 자영업자와 아르바이트생의 불만을 모두 이해된다. 서로가 힘든 상황에서 누구 하나 양보하게 된다면 출혈이 크다. 그야말로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버티는 형국이다.

그러나 서로의 손가락은 상대를 향해 삿대질하고 있다. “왜 너희만 생각하냐”며 일종의 ‘치킨게임’을 이어가고 있다. 마치 우리네 정치에서 ‘네가 죽어야만 내가 사는’것처럼 행동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과도한 프랜차이즈 비용과 몇 번의 물류 공정을 거친 원자재값 상승이다.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한 달 고정비용이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인건비를 줄이려고 한다. 고정비용만 줄어든다면 인건비를 더 올려줄 수 있는 상황이다.

만약 근본적인 문제를 당장 해결하기 어렵다면 정부에서 직접 나서 고용주의 어려움을 도와야 한다. 최저임금도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어떻게든 운영하라고만 하면 누가 버틸 수 있을까. 정부의 신속한 판단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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