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잡아야...금리 인상은 반대”
“금리 낮춰야 or 어쩔 수 없다?”

 물가 상승으로 인해 '경제고통지수'가 21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상품을 살펴보고있다.(사진=이주형 기자)
 물가 상승으로 인해 '경제고통지수'가 21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상품을 살펴보고있다.(사진=이주형 기자)

[CEONEWS=최재혁, 이주형 기자]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물가로 인해 한국은행에서는 ‘전쟁’을 선포했다. 

작년 7월만 해도 0.5%였던 기준금리는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지난 5월, 1.75%까지 도달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올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2.75%까지 올릴 수 있다는 뜻을 드러내며,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미국도 우리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는 지난 6월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업계의 예측대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0.75∼1.00%에서 1.50∼1.75%로, 0.75%포인트 상승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1994년 이후 28년 만에 처음인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은 현재 미국 내 인플레이션에 대한 고민이 크다는 뜻이다. 그러나 연준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자이언트 스텝을 추가하거나 ‘빅 스텝(0.5%포인트 인상)’을 밟을 예정이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각국의 중앙은행에서는 ‘금리 인상’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시중에 풀린 돈을 회수해 거품을 잠재우려는 것인데, 이미 은행에서 돈을 빌린 사람에게는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 물가를 잡기 위해서 금리를 올려야 하는데, 시중에 풀린 대출이 시민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이에 CEONEWS에서는 물가와 금리 인상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을 담았다. 

대형마트에 전시되어 있는 과일들(사진=이주형 기자)
대형마트에 전시되어 있는 과일들(사진=이주형 기자)

“물가 잡아야...금리 인상은 반대”

먼저 인천에 사는 20대 청년 A 씨는 상승한 물가에 대해 불만을 품었다. 그는 “천정부지로 뛰어오른 물가는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도 있겠지만, 문재인 정권에서 지원금 퍼주기를 해 물가를 부추기는 꼴을 만들었다”라며 “대표적으로 원전 기술을 UAE에 팔기로 했는데 탈원전을 주장한 탓에 거래가 물 건너갔고, 줄어든 원전 가동으로 인해 전기세가 어마어마하게 나왔다”라며 문재인 정부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금리 인상에 대해서도 “부자들이야 금리가 오르면 많은 돈을 저축해서 더 큰 이자를 받겠지만, 서민은 어쩔 수 없이 대출을 받는데 이자가 상승하니 자연스레 생계에 부담이 갈 수밖에 없다”라며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물가 상승과 이상 기후로 인해 과일값이 폭등했다(사진=이주형)
물가 상승과 이상 기후로 인해 과일값이 폭등했다(사진=이주형)

또 서울에 사는 B 씨는 오른 물가를 언급하자 깊은 한숨을 내쉬며 “물가상승이 피부로 느껴질 정도”라며 “먹고 살기 위해서 식당을 가든, 재료를 사서 만들어 먹든 해야 하는데 안 오른 게 없어서 많이 힘들다”고 답했다.

이어 “운행 중인 차가 경유차인데 휘발유 가격과 큰 차이가 없어, 운전도 못하는 지경”이라며 울상을 지었다.

반면에 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반대를 표했다. 그는 “많은 분들이 코로나19 때문에 대출을 받으신 걸로 아는데, 이분들을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금리를 낮춰야 하는 게 아닌가”라는 의문을 던졌다.

서울역에 있는 한 옷가게에서 고객들이 옷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이주형 기자)
서울역에 있는 한 옷가게에서 고객들이 옷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이주형 기자)

“금리 낮춰야 or 어쩔 수 없다?”

청년과 달리 상인의 반응은 조금 더 냉담하게 느껴졌다.

시장에서 김치 등을 파는 상인 C 씨는 “지금 물가가 너무 올라서 서민 경제가 힘들어져, 빨리 물가 안정이 필요하다”고 답했지만, 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금리가 오르면 직원들 월급이 오르게 되면서 자영업자 등 전체적인 일자리가 흔들려 연쇄부도가 일어나게 된다”고 답했다.

이어 “물가가 지금처럼 오르면 엄청난 경제위기가 찾아올 것이며 집값이 오르지 않고 떨어질 것”이라며 “금리가 오르면 (물가)전체적으로 다 올라, 소비가 더 줄어들 게 되니, 모두가 힘들어 질 것”이라며 인상을 강하게 반대했다. 

밀가루 가격 폭등으로 빵값이 올라 빵집을 찾는 고객이 줄었다(사진=이주형 기자)
밀가루 가격 폭등으로 빵값이 올라 빵집을 찾는 고객이 줄었다(사진=이주형 기자)

50대 자영업자 D 씨는 조금 더 체념한 듯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기름이나 곡식 같은 자원을 소비자가 구매할 수만 있다면 물가가 아무리 올라도 상관없다”라는 다소 뜻밖의 대답을 전해들었다.

아울러 금리에 대해서도 “금리 인상은 어쩔 수 없고, 우리나라가 어떤 분야에서도 패권을 갖지 못한 상황에서 벌어진 국제 위기를 대처할 수 없다”며 “결국 국제 기준금리가 낮아질 때까지 버티는 수밖에 없다”며 너털웃음을 보였다.

이후 흘리듯 IMF를 언급하며 “예전에 IMF도 잘 버텼는데 국민이 지혜롭게 잘 견딜 수 있겠죠. 한 1년 정도 고생하면 되지 않을까요?”라고 다소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다수의 시민과 상인이 물가 인상에 대해서는 피부로 느끼지만, 이를 낮추기 위한 금리 인상에는 반대를 드러냈다. 금리 인상이 불러올 효과에 대해서 많은 시민이 인지하고 있지만, 먹고 살기 위해 대출을 택한 이들에게는 크나큰 출혈로 다가올 것이 명백했다. 이제 남은 건 윤석열 정부의 판단이다. 그는 물가에 대해 어떤 정책을 펼 것인가. 귀추가 주목된다.

CEONEWS는 국제 의료 NGO ‘한국머시쉽‘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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