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전환 노린 ’역명 병기 사업‘
창립 이래 첫 ’무사 임금 협약‘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사진=서울교통공사)

[CEONEWS=최재혁 기자] 서울교통공사는 잘 모를 수 있어도, 서울 교통을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은 거의 없을 듯하다. 서울의 선진화된 버스와 지하철은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하더라도 부족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는 시민의 평안과 안정을 위한 서울교통공사의 노력이 깃든 결과다.

사랑의열매 서울지회에서 김상범 공사 사장, 공사 양대 노조 위원장들과 윤영석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등 주요 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기부금 전달식을 가졌다(사진=서울교통공사)
사랑의열매 서울지회에서 김상범 공사 사장, 공사 양대 노조 위원장들과 윤영석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등 주요 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기부금 전달식을 가졌다(사진=서울교통공사)

취임식도 거르고 ‘적극 행보’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만성적자’라는 늪에 빠진 서울교통공사를 개선하며, 세계 최고의 도시철도 운영기관으로 거듭나고자 노력하고 있다.

1957년 서울에서 태어난 김 사장은 초중고를 모두 서울에서 자라며 건국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학위 서울시립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행정고시에 합격하며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한 김 사장은 ▲서울시 교통국장 ▲도시교통본부장 ▲기획조정실장 ▲시정개발연구원장 등 주요 요직을 두루두루 일했다. 이후 행정1부시장까지 역임하며 그 능력을 인정받았다.

부시장을 마치고 나서 공직생활을 정리했던 그는, 서울시립대학교 경제학과 초빙교수로 근무하다가 마침내 서울교통공사 사장에 임명됐다.

김 사장은 임명장이 주어진 지난 2020년 4월 취임식을 제쳐두며 현안에 적극 나섰다.

박원순 당시 서울시장에게 임명장을 전달받은 그는 곧장 교통공사 승무사업소와 기술센터를 방문했다. 청소용역 담당 자회사 등이 포집한 사무실을 둘러본 후 군자역으로 이동해, 교통공사 직원을 격려하며 다양한 의견을 청취했다.

이후 서울교통공사노조와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 사무실을 각각 방문한 김 사장은 "공사 경영의 한 축인 노동조합과 소통·협력함으로써 원한만 노사관계가 형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서울 양대 노조를 격려했다.

이와 함께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이 군자 차량기지에서 취임 후 첫 업무를 시작하면서 어떤 상황에도 시민의 신뢰를 잃지 않는 최고 수준의 안전 확보를 강조했다"고 밝혔다. 그의 적극적인 투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미세먼지 저감 대책의 하나로 직원들이 4호선 쌍문역 선로에서 물청소를 하고 있다(사진=서울교통공사)
미세먼지 저감 대책의 하나로 직원들이 4호선 쌍문역 선로에서 물청소를 하고 있다(사진=서울교통공사)

수익성 전환 노린 ’역명 병기 사업‘

서울교통공사의 가장 주안점은 회복되지 않는 수익성이다. 이에 2016년부터 역 이름에 사업체 등의 이름을 병기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김 사장은 지난 2021년 역명 병기 사업에 대해 “이번 유상 역명병기 사업으로 새로운 부대사업 수익을 창출해 재정난 극복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게 하고자 한다. 합리적 비용으로 높은 광고 효과를 누리고자 하는 기관, 기업들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당시 12개 역명에만 판매했는데 첫 입찰에서 아쉽게도 홍제역 한 곳만 팔렸다. 그러나 홍제역의 홍보 효과가 널리 퍼지기 시작하면서 지금은 33개 역이 부역명을 갖게 됐다.

이에 김 사장도 역명 병기 사업을 이어받으며 적극적으로 나섰다. 서울교통공사는 지난 6월 5일 “공사 재정난 극복을 위한 부대 수입 차원에서 지하철 1∼8호선 내 50개 역의 역명 병기 사업을 시작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올해 1월 판매된 서울지하철 을지로3가역은 신한카드에 팔리게 됐다. 낙찰가는 무려 역대 최대인 8억 7,000만 원이다. 그런 이유가 을지로3가역은 승하차 인원만 월 160만 명인데다가, 신한카드의 자체 조사 결과 역내와 열차 내 안내방송을 통해 신한카드를 듣게 될 시민이 월 300만 명 이상으로 판단했다.

역명 병기 사업은 공개경쟁 입찰 형태로 진행되기 때문에 서울교통공사가 직접 외부 감정평가기관에 의뢰한 후, 산출한 역명 병기 평가금액을 기반으로 최고가를 써낸 사업자가 입찰받는다.

이번에 사업 대상이 된 50곳이다. 그중 현재 병기 사업이 진행 중인 33곳과 함께 8월에 계약 만료되는 8곳에 새로 42곳을 추가했다. 이 상태라면 하반기에 무려 75개 지하철역이 기업의 이름을 사용하게 된다. 

공사 관계자는 “일부가 유찰되는 상황 등을 고려하면 역명 병기 사업으로 올해 40억 원가량 수익이 예상된다”며 “하반기에 50개 역을 추가하면 경영에 더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김상범 사장이 또타와 기념사진을 찍었다(사진=서울교통공사)
김상범 사장이 또타와 기념사진을 찍었다(사진=서울교통공사)

‘또타’ 굿즈 통해 수익개선 찾아

김 사장은 스스로 주어진 최대 업무가 ‘수익성 회복’이라고 염두하며 일에 집중하고 있다. 그 일종으로 서울교통공사의 캐릭터인 ‘또타’를 활용한 캐릭터 상품 판매를 추진한다.

또타는 ‘또, 또, 타고 싶은 서울지하철! 시민들에게 어떻게 웃음을 주나 늘 고민하는 장난꾸러기 친구‘라는 배경의 캐릭터로, 서울교통공사는 시민과 늘 함께하는 서울지하철의 모습을 밝고 유쾌한 이미지로 표현했다.

전동차 측면 모양으로 캐릭터 얼굴을 디자인해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대중교통수단의 모습을 참신한 느낌으로 담아냈고, 메인 컬러로 사용한 파란색은 시민과 공사 간의 두터운 신뢰를 상징하고 있다.

김 사장은 2021년 광화문역에서 팝업 스토어 형식으로 또타 인형, 에코백 등 일부 상품을 만들었는데, 모든 상품이 판매되며 열띤 반응이 등장하자 좋은 반응이 나오자 상시 판매 사업을 추진했다.

서울교통공사는 귀여운 또타를 적극 활용했다. ▲휴대폰 케이스 ▲티셔츠 ▲쿠션 등 다양한 굿즈 상품을 판매하고, 원활한 판매를 위해 장난감 매장 '토이저러스' 안내 단말기 운영업체인 모드랩과 함께 손잡았다.

김상범 사장(왼쪽)이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 김철관 위원장과 축하꽃을 주고 받고 있다(사진=서울교통공사)
김상범 사장(왼쪽)이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 김철관 위원장과 축하꽃을 주고 받고 있다(사진=서울교통공사)

창립 이래 첫 ’무사 임금 협약‘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노동조합과 창립 이래로 아무 충돌 없이 진행된 첫 임금협약을 맺는 데 성공했다.

2020년 10월 서울교통공사는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과 노동위원회 조정절차, 쟁의행위를 진행하지 않으며 자율성을 띠며 임금협약 합의안에 성공했다.

김 사장은 같은 해 8월 노동조합의 교섭 안건 통보를 받고 나서 본교섭, 실무교섭, 분야별 실무소위원회, 집중 실무 등을 거치며 서로의 입장을 이해해나갔다.

도출된 합의안의 내용은 ▲코로나19 관련 방역체계 구축 ▲국가인권위원회 권고에 따른 가족수당 지급기준 개선 등 임금 관련 11건 ▲정부지침을 준수한 2020년도 임금인상  ▲장기결원(육아휴직 등) 인력 충원 등 25건의 보충협약이 발표됐다.

김 사장은 "공사의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노사가 힘을 모아야 한다는 점에 대해 서로 동의했기에 평화적 교섭타결이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교통공사와 노동조합은 직원 화합의 날 등에 사용될 예산 23억 원을 반납한 뒤에 공동으로 자율기금을 조성했다. 본 기금은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지역 이웃을 도울 수 있는 사회공헌사업에 활용하기로 합의했다.

생활물류 지원센터 이미지(사진=서울교통공사)
생활물류 지원센터 이미지(사진=서울교통공사)

지하 물류 거점 ’생활물류 지원센터‘

김 사장은 끊임없이 서울교통공사의 수익성 개선과 지속 가능 경영을 위해 상업적 활용도가 낮을 수밖에 없던 지하철을, 물류거점으로 만드는 사업에 적극 나섰다.

지하철 물류 거점 사업은 2023년까지 ▲개인물품 보관 ▲개인 교통수단 관리 ▲유·무인 택배물품 보관·접수·픽업 ▲스마트폰 배터리 대여 등 통합형 생활물류 편의서비스를 제공하는 ‘생활물류 지원센터’다. 서울교통공사는 3년 동안 최대 100곳에 센터를 구축할 것을 목표로 세웠다.

서울교통공사가 발표한 ‘도시철도 공동물류플랫폼 실용화방안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서울시 전체 물류수송량의 5%가 도시철도로 전환될 시에 10년간 2,751억 원의 편익과 6,085명의 고용창출효과를 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교통공사는 우선 2020년에 지원센터 20곳을 설치해 물품보관 위주의 단일 물류서비스를 제공했다. 2021년에는 지원센터를 50곳으로 늘리고, 택배 접수와 배송·세탁서비스 등 생활밀착형 물류서비스를 제공했다.

그리고 현재 2022년에는 지원센터를 100곳으로, 늘리고 신선물류와 편의점 등 유통서비스로 사업범위를 넓혀나간다.

김 사장은 지난 2020년 교통 안전에 대한 생각을 설파하며 “수송원가에도 못 미치는 운임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안전예산을 최우선으로 편성하고 불요불급한 예산은 억제하고 있다”며 “더 완벽한 안전,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해 올해도 노후 시설물 개선 및 비대면 서비스 도입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하필 수익성이 극도로 나쁠 때 취임해서 이같은 고생을 하는데, 안전과 노사문제까지 챙기는 모습을 보니 그의 뒷모습이 왠지 모르게 짠하고 든든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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