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4선 서울시장’...‘돌아온 풍운아’

오세훈 서울시장(사진=서울시청)
오세훈 서울시장(사진=서울시청)

[CEONEWS=최재혁 기자] 지난 6.1 지방선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선됐다. 사상 첫 4선 서울시장인 그는 무상급식 투표로 인한 중도사퇴와 최근 몇 번의 선거 실패로 인해 ‘정계 은퇴’도 거론됐다. 그러나 불사조처럼 살아 돌아온 오 시장은, 정계에 풍운을 일으키며 차기 대선주자로 꼽힐 정도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022 서울 재즈페스타에 참석하 발언 중이다(사진=서울시청)
오세훈 서울시장이 2022 서울 재즈페스타에 참석하 발언 중이다(사진=서울시청)

‘사상 첫 4선 서울시장’

6.1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당선에 성공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정말 무거운 책임감이 느껴진다. 열심히 뛰겠다"며 지지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사상 첫 4선 서울시장인 그는 그동안의 서울시가 정체·퇴보한 부분이 많다는 생각을 드러내며 전임자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정책을 본격적으로 뒤엎을 것으로 보인다. 재보궐선거로 서울시장에 당선됐지만, 시의회 대부분이 민주당 의원이라 자신만의 정책을 뽐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오 시장은 "파리, 런던 등의 도시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앞장서야 대한민국이 10위권 안쪽으로 확실히 들어가서 수치보단 가치로 승부하는 성숙한 선진국이 될 수 있도록 서울을 반열에 올리겠다"며 "지난 1년 간 24개 자치구가 민주당 구청장이었는데 업무 처리에 문제가 없어, 국민의힘 구청장 수가 얼마가 되건 협치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기대를 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출근길 환영인사를 받고 있다(사진=서울시청)
오세훈 서울시장이 출근길 환영인사를 받고 있다(사진=서울시청)

또 그는 "시정의 최우선은 약자와의 동행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생계, 주거, 교육, 의료 등 4대 부분에 사회적 약자를 챙기는 정책을 선보일 예정“이라며 ”안심소득도 7월부터 시작되는데 준비에 어려움이 많았다. 서울런도 마찬가지다. 이미 시작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내년부터 취약게층 의료 예산도 확보해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동안 서울시장 자리는 대권에 도전하기 위한 관문과도 같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성공한 서울시장으로서 대통령에 취임했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도 꾸준히 대권에 도전했다. 자연스레 오 시장도 대권에 대한 질문을 받자 "굉장히 사치스러운 생각"이라며 "서울시를 글로벌 톱5 도시로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 시정에 최선을 다해, 시장의 책무가 대통령과 비교해도 가볍지 않다"고 5년 후에 대해 확신하지 않았다. 

오 시장은 당선 직후 다가오는 여름철 폭염에 대비한 '여름철 안전대책회의'를 주재했다. 어르신·쪽방주민·노숙인 등 폭염 취약계층 보호 대책부터 폭염 저감과 식중독 예방, 한강공원 안전사고 예방대책에 이르기까지 여름철 시민안전을 위한 전반적인 추진 사항을 점검했다.

오세훈 시장, 코스타리카 대통령 명예시민증 수여(사진=서울시청)
오세훈 시장, 코스타리카 대통령 명예시민증 수여(사진=서울시청)

‘돌아온 풍운아’ 오세훈

1961년 서울 성동구에서 태어난 오 시장은 한국외국어대학교 법정학부에 입학했다가 금세 고려대학교 법학대학으로 편입했다. 어렵지 않게 26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변호사로 활동한 그는, 국내 최초로 ‘일조권 침해’에 관한 피해보상 소송에서 멋지게 이기며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 자연스레 ‘환경 변호사’로 알려지며 이에 대한 활동도 이어졌다.

잘생긴 얼굴과 뛰어난 언변으로 다수 TV프로그램의 진행을 맡던 오 시장은,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의 적극적인 영입 제유로 인해 한나라당에 입당하며 16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서울 강남 을에 당선된다.

임기 내내 인기를 얻던 와중 정치개혁에 대한 강력한 의지와 한나라당 내부에서 벌어진 공천혁명에 도움이 되기 위한 취지로 초선인 그는 17대 총선 불출마와 동시에 정계에서 은퇴한다.

꾸준히 변호사로 활동하던 그는, 돌연 2006년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큰 인기로 재선까지 무난히 당선되지만,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시장직을 걸었지만, 주민투표가 무산되는 바람에 급작스레 중도 사퇴했다.

서울시장 사퇴 이후 10년 동안 천천히 힘을 기르다, 20대 총선에서 서울 종로구에 출마했지만 낙선하고 만다. 이후 2019년 자유한국당 당대표에 도전하지만, 연이은 도전에 실패하며 좌절한다.

많은 사람이 ‘오세훈은 끝났다’고 생각할 때,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해 당내경선에서 나경원 전 의원 등 숱한 인물을 꺾고,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후보와 단일화에서도 이기며 10년 만에 서울시청으로 복귀하며 ‘돌아온 풍운아’ 이미지를 생산해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 공공의료 혁신 기자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서울시청)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 공공의료 혁신 기자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서울시청)

오세훈의 ‘서울’ 본격 가동

오 시장은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하자마자, 자신만의 서울시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는 먼저 ‘상생방역’이라는 카드를 꺼내들며 "코로나19 간이진단키트를 도입해 야간 이용자가 많은 노래연습장 등에 시범 도입을 통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영업을 보장하자"고 밝혔다.

오 시장은 당시의 문재인 정부의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과 차별화된 ‘서울형 거리두기’ 매뉴얼을 독자적으로 내놓겠다는 생각도 드러냈었다. 그러나 간이진단키트의 검사 정확도가 50% 미만으로 확인됐고, 코로나19 확진자가 유흥주점을 중심으로 급속히 늘어나는 상황에서 서울형 거리두기는 유야무야됐다.

오 시장은 자신만의 확실한 브랜드라고 할 수 있는 재건축, 재개발 규제를 완화하는 부동산정책도 선포했다.

그는 선거운동부터 "취임 뒤 1주일 안에 규제 완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울 압구정과 목동을 포함해 서울 곳곳에서 아파트 호가가 적게는 수천만 원부터 많게는 수억 원씩 순식간에 치솟으면서 부동산시장에 불을 지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기본소득이 사회의 화두로 드러나는만큼 오 시장만의 ‘안심소득정책’도 본격적으로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안심소득은 선별적 복지정책으로 중위소득 100%, 4인 기준 연소득 5,850만 원, 월소득 487만 원 이하 가구를 대상으로 기준선 이하 소득분의 50%를 차등 지원해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연소득 4,000만 원 4인 가구는 925만 원, 기준 소득 부족분 1,850만 원의 절반을 지원해주는 시스템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여름철 안전대책회의에 나섰다(사진=서울시청)
오세훈 서울시장이 여름철 안전대책회의에 나섰다(사진=서울시청)

색다른 서울...‘모아주택’

오 시장은 자신의 핵심 주택공약인 새로운 정비사업 모델 ‘모아주택’을 도입하며 색다른 서울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모아주택은 신축과 구축 건물이 혼재돼, 대규모 재개발이 어려운 노후 저층 주거지에도 정비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정비사업 모델이다. 오 시장은 모아주택의 적용으로 인해 2026년까지 3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서울시가 대규모 재개발이 어려운 노후 저층주거지에 새로운 정비모델인 ‘모아주택’을 도입한다. 오세훈 시장의 핵심 주택공약 중 하나다.

모아주택은 다가구·다세대주택의 필지 소유자들이 각자 개별 필지를 모은 후에 블록 단위로 양질의 주택을 공동 개발하는 정비모델이다. 개별 필지들은 대지면적 1,500㎡ 이상을 확보할 때만 모아주택을 추진할 수 있다.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은 개별주택을 대상으로 한 ▲정비계획 수립 ▲추진위 승인 ▲관리처분계획인가 절차가 생략돼, 보통 2~4년이면 사업이 완료된다. 시는 블록 단위의 모아주택이 집단적으로 추진되는 10만㎡ 이내의 지역을 한 그룹으로 묶어 하나의 대단지 아파트처럼 관리하고, 다양한 편의시설을 확충하는 모아타운 개념도 도입한다. 노후도 50% 이상, 면적 10만㎡ 이내 지역을 ‘모아타운’으로 지정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어린이날에 서울대공원에 방문해 즐기고 있다(사진=서울시청)
오세훈 서울시장이 어린이날에 서울대공원에 방문해 즐기고 있다(사진=서울시청)

선제적 대응 통해 ‘건강특별시 서울’
 
오세훈 서울 시장은 코로나19 상황에서 공공병원 대부분이 코로나 전담병원으로 지정되면서 공공병원을 주로 이용할 수밖에 없는 노인, 노숙인, 장애인, 투석환자 등 취약계층의 의료 공백에 적극 나섰다.

그런 의미로 출연한 ‘취약계층을 위한 공공의료 확충’ 계획은 ▲튼튼한 공공의료 인프라 확충 ▲취약계층을 더 알뜰히 배려하는 따뜻한 공공의료 서비스 강화 ▲시민의 위기 대응을 함께하는 듬직한 민관 협력체계 마련, 3개 분야 9개 사업으로 추진된다.

우선 위기 상황에 누구나 누리는 공공의료 인프라를 확충한다. 동남권역에 고품질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한 종합병원인 ‘서울형 공공병원(가칭)’을 2026년 신설한다. 서울시 최초의 ‘공공재활병원’을 건립하고, ‘제2장애인치과병원’을 2024년 건립하며, ‘보라매병원 안심호흡기전문센터’를 2024년 건립한다.

아울러 위기 상황에서 더 힘들어지는 취약계층을 위해 시립병원의 기능 강화와 의료서비스를 특화하여 전문성을 강화한다. 서남병원은 종합병원 기능 강화, 은평병원, 서북병원, 북부병원, 동부병원은 병원별 기능을 특화한다.

그리고 위기 상황에 대비해 민간 의료자원과 인력을 공유하는 시스템인 ‘서울위기대응의료센터(EOC, Emergency Operation Center)’를 설립·운영한다. 신규 건립 예정인 ‘서울형 공공병원(가칭)’ 내에 구축해 민간병원과 협력해 운영하고, 동원된 민간의 인력과 자원에 대해서는 합당한 손실보상 기준을 마련해 지원한다.

또한, 민간병원이 공공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면 서울시가 그에 부합하는 인센티브를 주는 ‘서울형 병원 인센티브 지원사업’도 추진한다. 하반기부터 사업계획을 본격적으로 수립한다.

오세훈 시장은 “지난 2년 간 위기 상황을 극복하면서 공공의료의 가치를 다시 한번 되새겼다. 동시에 공공의료의 한계 또한 여실히 경험했다”며 “취약계층을 위해 더욱 두터운 의료 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해 서울 시립병원을 12개소에서 15개소로 대폭 확충하고, 병상도 총 928개 확보해 취약계층 안전망을 두텁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는 선제적이고 공격적인 공공의료 투자를 통해 새로운 공공의료를 준비해 나가면서, 취약계층을 위한 아낌없는 투자로 ‘건강특별시 서울’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이전부터 서울시장은 대권 후보로 불렸던 만큼, 오 시장의 어깨는 무척 무거울 듯하다. 국민의힘에 아직 마땅한 대통령감이 없으니 더더욱 욕심이 나지 않을까. 더 높은 곳을 바라보며 날아가기 위해서는 기반을 다져야 디딤돌로 삼을 수 있다. 우선 서울시장으로서 성공하기를 바란다.

CEONEWS는 국제 의료 NGO ‘한국머시쉽‘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저작권자 © 씨이오뉴스-CEONEWS-시이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