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NEWS=최재혁 기자] 당신에게 마지막이 찾아온다면 어떤 시간을 보내겠는가? 조용한 곳에서 홀로 맞이할 것인가, 좋아하는 사람들의 위로 안에서 축복을 받으며 끝을 맺을 것인가? 연극 '모든 날 모든 순간'은 한 사람이 마지막을 맞이하는 과정을 찬찬히 담았다.
가끔씩 생각해본다. 내가 죽게 된다면, 만약에 시한부 선고를 받으면 어떤 삶을 살 것인가. 아마 있는 돈 몽땅 회수해서 호화로운 나날을 보내거나, 집에 틀어박혀 하루하루를 고통 속에서 보내거나, 아니면 종교에 귀의하며 사후세계의 안식을 얻지 않을까. 하지만 실제로 많은 시한부 환자가 일상을 살아가길 원한다고 한다.
누구에게나 죽음은 두렵다. 이 세상에서 더는 내가 있지 않다는 것, 전원이 꺼진 컴퓨터처럼 작동하지 않는 껍데기만 남은 형체만 있을 뿐이다. 제발 죽음이 찾아오지 않기를 바라지만,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죽음만큼 모두에게 공평한 것도 없다.
그렇지만 죽음이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죽음이란 무엇인가'의 저자 셀리 케이건은 "삶이라는 고통을 끝낼 수 있고, 죽음 이후에는 아무 것도 없기 때문에 슬플 것도 기쁠 것도 없다"라고 말한다. 꼭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죽음이 머지 않으면 일상 속 모든 날, 모든 순간이 행복하게 느껴진다. 순간순간이 모두 소중하게 느껴진다.
하물며 내 옆에 있는 소중한 사람이 얼마나 고맙게 여겨지는가. 보잘 것 없는 자신을 한없이 사랑해준 소중한 사람. 그 사람이 너무나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스럽고, 안타까울 뿐이다.
그러나 내가 죽더라도 그 사람과 함께한 날, 함께한 순간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다. 그 사람의 마음 속에 담긴 소중한 나날은 주변 사람에게 전달되며 '나'라는 사람은 타인의 가슴 속에서 영원히 살게 된다. 반드시 육체적 영원만이 영생은 아니다.
이와 함께 연극 '모든 날 모든 순간'은 즐거운 신혼생활로 공감과 따뜻한 웃음을 안겼다. 별거 하지 않아도,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던. '당신'이라는 사람이 존재하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모든 날, 모든 순간'이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