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KB금융·고려아연 ‘업계 최초’
현대차·카카오 “기후 위기 적극 노력”

[CEONEWS=최재혁 기자] 지난 대선 토론에서 이재명, 윤석열 후보 간에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졌다. 그중 가장 기억 남는 건 “RE100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할 생각이냐?”라는 이 후보의 질문에 “그게 뭐죠?”라는 윤 후보의 대답이었다. 이제는 환경이 뒷 세대의 일이거나, 나중에 천천히 돌봐야할 분야가 아닌 ‘현안’이다. 이에 전 세계의 수많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2050년까지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 에너지 전력으로 100% 충당하겠다는 ‘RE 100' 캠페인이 시작됐다. 그렇다면 국내 기업은 어디까지 왔을까?

아모레퍼시픽 오산 뷰티파크(생산사업장) 태양광 패널과 본사 옥상 태양광 패널(사진=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 오산 뷰티파크(생산사업장) 태양광 패널과 본사 옥상 태양광 패널(사진=아모레퍼시픽)

아모레 ‘뷰티업 최초 가입’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21년 3월 국내 뷰티 업계 최초로 글로벌 RE100에 가입했다. 가입 범위는 아모레퍼시픽 국내외 전 사업장으로 본사, 기술연구원, 물류, 생산이다.

아모레퍼시픽 대표이사 서경배 회장은 “아모레퍼시픽은 기후 위기 해결이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넘어 전 인류의 생존을 위한 중요한 아젠다라는 것에 공감한다”며 “2030년까지 RE100을 달성해 국제 기후변화 대응에 기여하고 기업시민으로서 전 구성원과 함께 탄소 절감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아모레퍼시픽 본사는 ▲녹색 건축 최우수 등급 ▲에너지 효율 등급 인증 1등급 ▲LEED 골드 등급 건물로 설계단계부터 친환경 시스템을 도입해 에너지 수요 예측량 대비 37.6%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보인다.

아모레퍼시픽은 2020년부터 전기 사용량의 5%를 태양광, 지열, 태양열 등 재생에너지 자체 발전으로 대체했다. 향후 생산사업장 옥상 등 유휴부지에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추가해 재생에너지 사용량을 높일 예정이다.

진우삼 한국 RE100 위원장은 “국내 뷰티업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기업 아모레퍼시픽이 RE100에 가입하고 기후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소비자들도 자랑스러워 할 것"이라며 "아모레퍼시픽의 RE100 가입이 국내 소비재 기업의 100% 재생에너지 사용 목표설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 RE100 로고(사진=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 RE100 로고(사진=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은 1993년 환경무한책임주의를 선언하며 ‘친환경 경영’을 시작했다. 2008년부터는 자발적으로 온실가스 인벤토리를 구축해왔으며 사업장 내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 건물 에너지 효율성 향상, 온실가스 원단위 감축, 에너지 혁신TF 운영 등 국제 기후변화 대응에 기여하고자 노력해 왔다.

임직원의 노력도 주목할만한 성과를 나타냈다. 2019년 본사, 기술연구원, 물류, 생산 등 전사 에너지 전문가들로 구성한 ‘에너지 혁신 TF’에서는 다양한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 활동을 진행했다. 아모레퍼시픽 모든 생산사업장(중국 상해 포함)과 전국 물류센터의 전등 100%를 LED로 교체하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AI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2019년 온실가스 예상 배출량 대비 7.4%를 감축했다.

알렉산드라 크라센 더 클라이밋 그룹 RE100 총괄 매니저는 "아모레퍼시픽이 2030년까지 RE100 달성을 선언함으로써 지속가능성 제고를 위한 중요한 발걸음을 내딛었다”면서 “아모레퍼시픽처럼 한국의 더 많은 기업이 재생에너지가 비즈니스 관점에서도 타당성을 가지고 있음을 인지하고 참여해주길 바란다"고 축하를 전했다.

아모레퍼시픽은 RE100 달성을 위한 향후 계획도 발표했다. 제품 개발, 생산단계에서 기후변화 영향을 줄이기 위해 낮은 온도에서 제품을 제조하는 저에너지 공정기술의 적용을 확대한다. 또 제품의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탄소발자국을 측정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은 원료와 포장재로 변경하는 등 ‘탄소 배출량을 줄인 제품’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다.

전력 수요에 대해서는 정부에서 시행중인 ‘제3자 PPA(전력구매계약)’, ‘녹색프리미엄’ 구매 등 다양한 방법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2021년 2월 녹색프리미엄 제도를 통해 구매한 재생에너지로 오산 생산사업장은 2021년 전력수요의 30% 이상을 재생에너지로 대체했다.

전기차 생산을 늘리고 있는 현대차그룹이 100% 재생에너지 사용 캠페인인 RE100에 가입했다(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전기차 생산을 늘리고 있는 현대차그룹이 100% 재생에너지 사용 캠페인인 RE100에 가입했다(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 ‘선제 대응’ 통해 시장 선점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4월 ‘RE100 이니셔티브’ 가입이 승인됐다. 그룹이 선제적으로 움직인 덕에 향후 수출입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현대자동차그룹 4개사는 지속가능한 발전과 탄소중립 실현에 앞장서기 위해 지난 해 7월 글로벌 RE100 가입을 선언했으며, 이후 각 사별로 ‘한국 RE100 위원회’에 가입 신청서를 제출하고 심사를 진행하여 가입을 최종 승인받았다.

이번에 승인받은 4개 회사는 공동진출한 해외 사업장에서 RE100 대응협업체계를 갖추기로 했다. 4개사는 공동 진출한 글로벌 사업장에서 RE100 대응 협업체계를 갖추는 것을 비롯해 ▲주요 사업장에 태양광 패널 등을 설치함으로써 재생에너지 전력을 생산하는 ‘직접 재생에너지 생산’ ▲재생에너지 전력 공급자로부터 직접 전력을 구매하는 ‘전력거래계약(PPA, Power Purchase Agreement)’ ▲한국전력을 통한 ‘녹색 프리미엄’ 전력 구매 등을 추진, 2050년 RE100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현대차 장재훈 사장(오른쪽)과 쉘 하이버트 비제베노(Huibert Vigeveno) 다운스트림 사업총괄대표가 넥쏘 수소전기차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 장재훈 사장(오른쪽)과 쉘 하이버트 비제베노(Huibert Vigeveno) 다운스트림 사업총괄대표가 넥쏘 수소전기차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현대자동차그룹)

이번에 RE100 가입이 확정된 4개사를 제외한 현대자동차그룹 내 주요 관계사들 또한 사업장 내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을 적극 확대하고, 4개사와의 협력을 통해 RE100을 이행해 나갈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현대트랜시스 ▲현대케피코 ▲현대파텍스 ▲현대캐피탈 ▲엔지비고, 모션은 ▲현대자동차 ▲기아타이거즈는 기아와 ▲H그린파워 ▲현대IHL, 지아이티는 ▲현대모비스 ▲위아마그나파워트레인 ▲현대위아터보는 현대위아와 상호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자동차그룹 관계자는 “앞으로도 100% 재생에너지의 사용을 포함하여 효율적인 생산을 위한 친환경 스마트팩토리의 구축, 차량의 전동화 전환, 부품 공급망의 탄소중립 유도 및 지원 등을 통하여 탄소중립 목표를 차질 없이 달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허인 KB국민은행장이 정기섭 포스코에너지 사장과 RE100 업무 협약식을 체결했다(사진=KB금융그룹)
허인 KB국민은행장이 정기섭 포스코에너지 사장과 RE100 업무 협약식을 체결했다(사진=KB금융그룹)

‘은행지주사 최초’ KB그룹 

KB금융그룹도 그룹 전체 계열사가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글로벌 캠페인 ‘RE100’에 은행지주사 최초로 가입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RE100은 100%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을 약속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들의 협력 이니셔티브”라며 “ESG 선도기업으로서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고 저탄소 경제 전환에 기여할 수 있도록 KB금융그룹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고 선언했다.

KB금융그룹은 탈석탄 선언, 탄소중립 목표 수립 등 국내 리딩뱅크로, 기후 변화에 대한 리더십과 영향력을 인정받아 더 클라이밋 그룹으로부터 국내 금융그룹 최초로 가입 승인을 받았다.

‘RE100’ 이행을 위해 KB금융그룹은 2040년까지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할 계획이다. 그룹 사옥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한편 재생에너지 전력 공급자로부터 전력을 구매하는 ‘제3자 전력구매계약(PPA)’와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구매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재생에너지 투자에도 적극 참여할 예정이다.

이미 KB금융그룹은 고객의 행복과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해 2020년 9월 국내 금융그룹 최초로 전 계열사가 참여하는 ‘탈석탄 금융’을 선언했다. 게다가 같은해 6월 금융 본연의 역할을 통한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에 앞장서고자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중장기 추진 전략인 ‘KB Net Zero S.T.A.R.’까지 발표하며 실천하는 KB금융그룹을 선보였다.

이와 함께 ESG경영 선도기업으로서 KB금융은 ‘KB GREEN WAVE 2030’ 전략을 통해 ESG 상품·투자·대출을 50조 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영암 태양광발전사업, 원동 풍력발전사업 등 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한 투자도 확대 중이다.

홍은택 카카오 ESG 총괄(사진=카카오)
홍은택 카카오 ESG 총괄(사진=카카오)

카카오 ‘기후위기·환경 문제’ 적극 역할

카카오는 RE100과 함께 기후위기에 폭넓게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목표를 제시했다.

지난 4월 카카오는 자사 ESG 위원회를 통해 기후위기 대응 원칙을 수립하고,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다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은 ‘Active Green initiative’를 발표했다. 

자사의 탄소배출량을 감축하는 차원의 대응을 넘어, 카카오의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사회의 지속가능성에 기여하겠다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와 함께 204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제로를 목표로 하는 넷 제로를 추진하기로 했다. 

목표에 대응하기 위해 ‘Active Green initiative’에 따른 활동으로 환경에 기여하고 있는 현황과 관련 정보를 ‘Kakao Carbon Index(카카오 탄소 지수)’를 통해 공개하고, 투명하고 체계적으로 검증할 계획이다.

카카오공동체의 환경 기여 활동을 탄소감축량으로 환산한 데이터인 카카오 탄소 지수를 통해파악한 탄소 감축총량을 기초로, 매년 감축 목표를 제시할 계획이다. 

카카오페이의 경우 전자문서 서비스를 출시한 2016년 2월 이후 지난 2021년 말까지 1억 2,600만 건의 청구서 및 종이문서를 대체했는데, 이를 탄소감축량으로 환산하면 37만 8,000㎏이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우 택시 배회영업을 줄인 데 따른 탄소감축과 택시를 전기차로 전환시키는 데서 오는 감축효과 등도 탄소감축량이라는 단일한 단위로 측정돼 인덱스에 포함된다. 

이와 함께 RE100과 SBTi에 가입을 추진하며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보다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기준으로 검증받고 달성해나가고자 한다. 카카오는 국내 인터넷 업계 최초로 SBTi에 가입을 신청했다.

홍은택 카카오 ESG 총괄은 “‘Active Green initiative’ 선언을 계기로, 카카오의 이용자, 파트너를 비롯해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친환경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들을 적극 모색할 계획”이라며 “ESG 경영의 일환으로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해 지속적으로 공동체와 노력하겠다”고 발표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청사 회의실에서 진행된 ‘글로벌 RE100 가입식’에서 기업재생에너지재단 진우삼 위원장(사진 왼쪽)이 김경욱 인천공항공사 사장에 기념패를 전달하고 있다(사진=인천국제공항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청사 회의실에서 진행된 ‘글로벌 RE100 가입식’에서 기업재생에너지재단 진우삼 위원장(사진 왼쪽)이 김경욱 인천공항공사 사장에 기념패를 전달하고 있다(사진=인천국제공항공사)

세계 세 번째 ‘인천공항’, 업계 최초 ‘고려아연’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전 세계 세 번째,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RE100’에 가입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 2월 선제적으로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RE100의 권고사항보다 무려 10년이나 앞당긴 2040년까지 태양광, 지열 등을 통해 모든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를 통해 사용하기로 했다.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이번 RE100 가입을 바탕으로 재생에너지 확대는 물론”이라며 “수소 항공기 산업 준비, 바이오항공유 인프라 구축 등 관련 사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실행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RE100을 달성하기 위해 제2여객터미널에 태양광 에너지 설비를 설치하고, 인근에 국내 최대 규모 수소차 충전소까지 설치했다. 또 같은 달 공항 내 수소 공급 및 인프라 개발을 위해 항공업계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수소 공급망까지 구축하기로 결정했다.

이어 이번 상반기에 공항 주변에 대규모 태양광 발전단지 조성을 시작하고, RE100 계획 달성을 구체적으로 추진하는 실행방안을 마련한다.

최윤범 고려아연 부회장(사진=고려아연)
최윤범 고려아연 부회장(사진=고려아연)

고려아연도 국내 금속기업 중 처음으로 RE100에 가입했다.

고려아연의 호주 자회사 ‘선메탈스코퍼레이션(SMC)’은 2021년 업계 최초로 RE100에 가입했다. SMC는 호주 최대 산업용 태양광 발전 설비를 2018년 완공하며, 전체 사용량 중 23%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고 있다.

진우삼 한국 RE100위원회 위원장은 “고려아연의 RE100 가입은 산업의 기초 소재인 비철금속을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해 생산함으로써 자동차, 전자, 배터리 등 비철금속을 사용하는 국내외 기업들의 탄소 제로 제품 생산에 기여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이어 고려아연 관계자도 “한국에서도 제3자 전력구매계약(PPA) 등을 통해 RE100을 실현해 환경친화적 비철금속 기업으로 거듭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환경의 중요성은 두 말하면 잔소리일 정도다. 이윤만 추구하는 기업의 가치에서, 모두와 함께 살아가려는 기업의 움직임을 보니 아직 살아갈만한 세상인 듯하다. 더욱 노력해 환경을 추구할수록 이윤이 커지길 바란다.

CEONEWS는 국제 의료 NGO ‘한국머시쉽‘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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