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히어로물과 다른 '호러' 장르
​매니아만 아는 '스토리 라인'

[CEONEWS=최재혁 기자] 코로나19 등 사회적 이슈로 인해 한동안 발길이 끊겼던 극장가에 발걸음이 몰려들고 있다. 현재의 마블 시리즈 중 가장 주목받는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두터운 팬층을 자랑한다. 주인공 닥터 스트레인지는 뛰어난 능력과 두뇌로 팀을 이끌어갈 리더로서 향후 마블의 인기를 책임진다.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스틸샷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스틸샷

기존 히어로물과 다른 '호러' 장르

​대다수의 히어로물은 아이들과 청년이 쉽게 볼 수 있도록 명랑하고 힘있다. 대체로 밝은 편이며 질이 나쁜 악당과 대척점에 서며 영웅의 선한 영향력을 주변에 끼친다. 

​그러나 힘만 쎄고 착한 영웅은 단조롭고 뻔해 재미가 덜하다. 다크나이트의 배트맨처럼 영웅이지만 어두운 내면을 소지하고, 데드풀처럼 욕지거리를 뱉으며 본의아니게 사람을 구하는 등 요즘 '영웅 트렌드'는 다양성에 주목한다. 일례로 마블의 최고 인기 히어로였던 '아이언맨'도 무작정 착하고 타인을 위한 사람이 아닌, 대의를 위해 앞장서던 사람이었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촉망받던 의사에서 불의의 사고로 특수한 힘을 얻는다. 불사에 가까운 몸을 얻기도, 끝을 모를 예지 능력을 얻기도 한 그는 일종의 '초월자'와도 같다. 그런 그에게도 다중 차원의 '멀티버스' 세계라는 위기가 불어닥치며 평범한 히어로물과 달리한다.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스틸샷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스틸샷

​특히 이번 영화의 메가폰을 맡은 '샘 레이미' 감독은 호러 장르의 거장으로, 토비 맥과이어 주연의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맡아 히어로 장르까지 통달한 인물로 평가 받는다. 앞서 언급한 대로 현재 히어로물의 흐름이 마냥 밝고 즐거운 영웅의 일담이 아닌 만큼, 심오한 닥터 스트레인지와 호러 거장의 만남이 더욱 뜻 깊게 느껴졌다.

​뚜껑을 여니 기대만큼 호러와 결합한 영화는, 마치 엑소시스트를 재현하듯 깜짝 놀랄 장면이 몇 번이고 등장했다. '완다'가 물을 통해 기어 나오는 모습은 마치 영화 '링'에서 귀신이 티비에서 나오는 것처럼 연출됐고, 마찬가지로 완다가 적을 물리치는 과정에서 피칠갑을 두른 것은 공포 그 자체였다.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스틸샷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스틸샷

​매니아만 아는 '스토리 라인'

​마블 시리즈의 가장 큰 장점은 거대한 세계관에서 비롯된 얽히고 설킨 이야기일 듯하다. 이미 원작 만화가 나온 만큼 각색과 영화적 연출만 가미하면 되기에, 영화 제작에도 큰 부담은 없다. 

​그러나 문제는 세계관이 너무 거대하다 보니, 웬만한 매니아가 아니라면 스토리 라인을 따라가기 힘들다. 이번 영화를 관람하기 위해서도 기존 마블 시리즈 작품을 미리 인지해야 하며, 디즈니 플러스에서 방영된 '완다비전'까지 알아야 내용을 이해할 수 없다. 어벤저스 시리즈까지만 본 관객은 "도대체 왜 완다랑 닥터 스트레인지가 싸우는 거지?"라며 의문을 품는다.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스틸샷

​차라리 세계관을 모르더라도 보기에 즐거운 영화면 괜찮다. 그러나 멀티버스 세계가 뭔지, 다중우주론이 왜 등장하는지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관객은 인물의 행동을 무작정 쫓아가기만 해야 한다. 무척이나 배려가 부족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도 두터운 마블의 팬층 덕인지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개봉한지 4일만에 국내에서만 300만 명의 관객을 몰았다. 세계관이 어려워 유튜브를 통해 공부하고, 시간이 없는 관객은 짧게라도 요약본을 보며 스토리 라인을 이해하려 한다. 

​정상적인 것 같지는 않지만, 블록버스터 영화가 그리운 아니, 영화가 그리웠던 관객에게 '영화관 나들이'는 그 자체로 즐거운 게 아닐까. 그러나 지금처럼 화려하고 휘황찬 액션에만 몰두하다 보면, 이창동 감독이 말한 것처럼 "자극은 더 큰 자극"만을 불러올 수 있다.

​때론 다양한 영화를 보며 영화가 주는 즐거움인 다양한 '표현'과 '사색'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CEONEWS는 국제 의료 NGO ‘한국머시쉽‘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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