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집중’ 통해 그룹 경쟁력 키워
LG 미래 먹거리 ‘LG엔솔’ ESS 진출까지

구광모 LG그룹 회장(사진=LG그룹)

[CEONEWS=최재혁 기자] LG하면 다양한 이미지가 떠오른다. 벌써 30년 가까이 우승하지 못한 LG트윈스, 결국 사업에서 손을 뗀 휴대전화 분야, 아직까지 최고라고 불리는 가전제품까지 각기 다른 모습을 띈다. 그중 요새 LG하면 느껴지는 이미지는 ‘안정성’이 아닐까. 비록 아쉽게 접은 휴대전화 분야를 제외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자신만의 강점을 키워나가며 전 세계적인 그룹 경쟁력을 일궈나가고 있다. 그 중심에는 1978년생 그룹 총수 구광모 LG그룹 대표이사 회장이 있다.

구광모(오른쪽) LG 대표가 24일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LG인화원에서 열린 사장단 워크샵에 참석해 권영수(왼쪽) ㈜LG 부회장, 조준호(가운데) LG인화원 사장 등 최고경영진과 대화하며 이동하고 있다(사진=LG그룹)

미국 경험 통해 ‘겸손’과 ‘소탈’

구광모 LG그룹 대표이사 회장은 1978년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서울에서 쭉 초중고를 마친 구 회장은 아시아에 머물기에는 아쉽다는 생각인지, 곧바로 미국 뉴욕에 위치한 ‘로체스터 공과대학’에 입학한다.

조선 왕가처럼 ‘혈통주의’로 그룹의 장을 계승한다. 구인회 LG그룹 초대 회장부터 쭉 첫째 아들이 그룹 회장을 맡았다. 그러나 3대 회장인 구본무 회장은 아들이 사망하자, 첫째 남동생의 장남인 구광모를 양자로 삼으며 적통을 계승했다.

2006년 9월 LG전자 재경부문 금융팀 대리로 그룹에 입사한 구 회장은, 이듬해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 MBA 과정에 입학한다. 보다 전문적으로 경영을 공부하며 차기 그룹 회장을 준비하는 듯했지만, 이내 중퇴하고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에서 다양한 경험을 시도한다.

평소 구 회장은 동료 직원들과 격의없이 소통하는 등 겸손하고 소탈한 성격으로 정평이 나있다. 그러나 업무에서는 강한 실행력과 통찰력을 보여주는 등 ‘젊은 CEO’의 장점을 모두 지녔다는 평가가 존재한다.

이후 다시 2009년 LG전자에 복귀한 후, 구 회장에게는 미국에서의 경험이 크게 다가왔는지 2011년 LG전자 ‘홈엔터테

구광모 LG그룹 회장(오른쪽)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과 2020년 6월22일 LG화학 오창공장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LG그룹)
구광모 LG그룹 회장(오른쪽)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과 2020년 6월22일 LG화학 오창공장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LG그룹)

인먼트(HE) 사업본부 뉴저지 법인 차장으로 승진하며 본격적으로 승계 작업을 시작한다. 

2014년 국내로 들어온 구 회장은 LG전자에서 다양한 사업 부문과 생산 현장을 지나온 후 2016년에는 임원으로 승진한다. 2018년 구본무 회장의 타계를 시작으로 사내이사, 대표이사로 선임되며 만 40세의 나이로 재벌 총수 자리에 오른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2021년 12월20일 영상 안녕하십니까, 구광모입니다를 통해 직원들에 2022년 신년사를 말하고 있다(사진=LG그룹)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2021년 12월20일 영상 안녕하십니까, 구광모입니다를 통해 직원들에 2022년 신년사를 말하고 있다(사진=LG그룹)

’화학·전자·통신업‘ 선택 집중

구광모 LG그룹 대표이사 회장이 그룹 내 계열분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며 화학·전자·통신업을 중심으로 그룹을 육성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구 회장은 2021년에 열린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실리콘웍스, LG상사, LGMMA, LG하우시스 등 4곳의 계열사를 인적 분할하며, 신규 지주회사인 ’LX홀딩스‘를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인적 분할은 지분율에 비례해 분할회사 주주가 LX홀딩스 주식을 배정한다. 비율에 대해서는 신설회사 8.8%, 존속회사 91.2% 비율로 진행된다.

이로써 LX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에 구본준 전 LG 고문이 맡으며 독립경영체제를 갖추게 됐다. 구 회장은 계열분리를 통해 ’선택과 집중‘ 전략 효과의 극대화를 추구한다는 생각이다.

LG그룹 관계자는 “구광모 회장이 취임한 후에 수처리, 연료전지, LCD 편광판 등 비핵심사업을 매각하고 축소하는 한편 대형올레드(OLED), 배터리, 자동차 전장의 성장동력을 강화했다”며 “이번 분할이 완료되면 3년 동안의 사업구조 재편작업이 일단락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와 LX홀딩스는 2021년 5월 27일 분할 재상장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오른쪽)이 2021년 10월21일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청년희망 온 프로젝트 간담회에서 김부겸 국무총리와 주먹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LG그룹)
구광모 LG그룹 회장(오른쪽)이 2021년 10월21일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청년희망 온 프로젝트 간담회에서 김부겸 국무총리와 주먹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LG그룹)

배터리 사업 활성화...’LG엔솔‘

구 회장의 선택과 집중 전략은 예전부터 계획된 구상이다. LG그룹은 전장사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며 LG전자와 LG화학의 사업구조를 개편했다.

먼저 2020년 9월 이사회를 통해 LG화학은 배터리 사업 분할안에 결의했다. 배터리 신설법인의 새로 분할되는 발행 주식을 LG화학이 모두 갖는 방식인 ’물적분할 방식‘을 채택했다. 결의에 따라 3개월 후 ’LG에너지솔루션‘이 새롭게 출범하게 됐다. 

당시 LG화학 관계자는 “급속한 배터리 산업의 성장과 전기차 배터리 분야의 이익 창출이 본격화되는 시점이 바로 적기라고 판단했다”며 “배터리 등 자사 강점에 더욱 집중하며 경영 효율성까지 높일 수 있어 주주가치와 기업가치를 한 단계 끌어올릴 듯하다”고 설명했다.

2024년까지 연 매출 30조 원 초과를 목표하는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까지 5조 원을 미국에 투자하며 생산능력을 크게 늘리고자 한다.

LG에너지솔루션 설립을 계기로 LG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도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2020년 구 회장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절충안을 나눴다. 대화 내용으로는 LG화학의 리튬황배터리와 ’장수명(Long-Life)‘ 배터리, 전고체배터리까지 전기차 관련 배터리 기술과 같은 미래 먹거리 산업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구 회장은 2021년 당시 자동차 부품업계에서 세계 3위였던 ’마그나‘와 함께 합작법인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새롭게 발표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이파워트레인은 마그나의 고객사로부터 신규 수주를 기대할 수 있다”며 “미리 대량생산체제를 구축해 선점하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오른쪽)이 2021년 9월30일 경기도 평택의 LG디지털파크 내 LG전자 HE연구소에서 올레드TV 사업현황을 보고받고 있다(사진=LG그룹)
구광모 LG그룹 회장(오른쪽)이 2021년 9월30일 경기도 평택의 LG디지털파크 내 LG전자 HE연구소에서 올레드TV 사업현황을 보고받고 있다(사진=LG그룹)

ESG경영, 더 나은 미래 꿈꿔

구 회장은 세계 경영 트렌드에 맞춰, ESG를 새로운 경영방침으로 세우며 보다 나은 미래를 꿈꿨다.

2021년 LG그룹은 이사회를 통해 내부에 ESG 위원회와 내부거래 위원회를 신설했다. 지속 가능한 장기적 성장을 이룩하는 한편 투명성을 높여 ESG경영을 본격화한다는 생각이다.

위원회는 LG화학, LG전자, LG생활건강,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등 그룹 내 계열사 상장사 9곳과 함께 LG엔솔도 형님들의 뜻에 동참했다.

LG그룹은 2021년 7월 처음으로 ESG 위원회의 신호탄을 쐈다. 이날 회의에서는 ‘MZ세대 자문단’, ‘전문가 자문단’ 등 2개의 외부 자문단을 창설하는 것으로 입이 한데 모였다.

이재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를 전문가 자문단의 좌장으로 세우며 기관, 학계, 연구원 등에서 활동 중인 ESG 전문가로, 이학종 소풍벤처스 투자 파트너를 MZ세대 자문단 좌장으로하며 ESG 분야의 소셜벤처 대표와 청년 활동가로 포진했다.

이와 함께 LG그룹은 자체적인 ESG 지수를 구상 중이다.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S&P,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등과 같이 평가원의 지표와 특성화 지표 1~2개를 통해 지수를 구성하며, 표준화해 점수로 더하는 것으로 추진 중이다.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 어워즈'에서 구광모 회장(왼쪽에서 다섯번째)과 170여명의 경영진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LG그룹)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 어워즈'에서 구광모 회장(왼쪽에서 다섯번째)과 170여명의 경영진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LG그룹)

적극적 인수 통해 경쟁력 확보해

구 회장의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이 ‘ESS 시스템 통합(이하 ESS SI)’ 분야에 진출하며, 단순 배터리 공급을 넘어 ‘대규모 ESS’를 직접 구축하고 사후 관리하는 사업 경쟁력까지 확보한다.

LG엔솔은 지난 2월 ESS SI 전문기업인 미국 ‘NEC엔솔(NEC엔솔)’의 지분 100%를 이 기업의 모회사인 일본 ‘NEC코퍼레이션’으로부터 인수했다고 밝혔다.

NEC엔솔은 일본 ‘NEC’가 2014년 미국의 ESS SI 사업을 인수해 설립한 바 있다. 미국에 본사 및 연구개발센터가 있으며 호주, 런던, 브라질 등 세계 곳곳에서 SI 사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ESS 프로젝트를 140건 이상 수행했다. 20년 매출액은 약 2,400억 원 규모로 18년부터 최근 3년간 연평균 60% 수준의 고성장을 이어왔다.

특히 NEC엔솔은 ESS SI 사업에 있어 핵심인 자체 개발 EMS 소프트웨어 ‘AEROS®’ 등 우수한 IT 역량과 10년 이상의 글로벌 운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유지보수 역량이 높이 평가되고 있다.
 
이를 통해 LG엔솔은 ‘LG에너지솔루션 버테크’라는 신규 법인을 신설한다. ESS SI를 관장하는 신설 법인에서는 고객별 맞춤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ESS 사업 기획, 설계, 설치 및 유지ㆍ보수 수행에 나설 계획이다. 또 배터리, PCS를 포함한 필수 기자재 등을 통합하여 ESS 사업의 최적화에 이르기까지 모든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 글로벌 ESS 시장 성장에 따라 다수의 고객사가 계약 및 책임ㆍ보증 일원화의 편리성, 품질 신뢰성 등을 이유로 배터리 업체에 SI 역할까지 포함한 솔루션을 요구하는 추세이다.

이에 따라 LG엔솔은 고객 요구 대응 및 사업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SI역량 내재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며 NEC엔솔을 인수하게 되었다. 

이번 인수를 바탕으로 단순 배터리 공급을 넘어 SI까지 제공하는 완결형 사업 역량을 기반으로 글로벌 ESS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LG엔솔은 EMS소프트웨어, 유지ㆍ보수 등 SI사업 핵심 역량 내재화를 통해 프로젝트 수주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오른쪽)이 2021년 3월30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어워즈'에서 일등LG상 수상자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LG그룹)
구광모 LG그룹 회장(오른쪽)이 2021년 3월30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어워즈'에서 일등LG상 수상자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LG그룹)

특히 ▲배터리부터 ESS 사업 기획, 사후 관리까지 자체 사업 역량을 확보해 대규모 ESS를 직접 구축할 수 있고 ▲ESS 프로젝트 원가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배터리 관련 수급 이슈 없이 고객사 요구에 적기 대응이 가능하며 ▲배터리 및 시스템 통합 설계를 통한 최적의 ESS 시스템 구축이 가능하다.

LG엔솔 관계자는 “앞으로는 자체 EMS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ESS 전체 통합 운영 데이터 실시간 확보 및 모니터링이 가능해진다”며 “배터리 운영 품질 안정성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NEC엔솔의 글로벌 영업, 서비스 네트워크와 고객망을 활용한 신규 고객 확보 및 ▲기존 배터리 고객사 대상 SI를 추가한 솔루션 제공으로 매출 확대도 예상된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은 “이번 인수를 통해 단순 배터리 공급을 넘어 고객별 요구사항에 특화된 ESS 통합 솔루션 경쟁력까지 갖추게 되었다”며 “차별화된 솔루션과 품질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해 글로벌 ESS 시장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구광모 LG그룹 대표이사 회장의 가장 큰 장점은 젊음에서 오는 빠른 판단력과 주저하지 않는 실행력으로 보인다. 미국 유학파답게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며 ‘함께 살아가는 세상’임을 잊지도 않은 듯하다. 그가 이끄는 LG의 미래는 유독 밝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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