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금융 마스터...경영 능력까지
‘9 to 6 뱅크’ 신선한 충격, 고객 편의성 높여

이재근 KB국민은행장(사진=KB국민은행)

[CEONEWS=윤상천 기자] 은행이 살아남기 위해서 더욱 젊어지고 있다. ‘카카오뱅크’, ‘토스’ 등 인터넷전문은행과 빅테크 등 기존 은행사를 위협하는 세력의 힘이 불어나고 있다. 주 고객층이자 고객이 될 MZ세대를 빼앗긴다면 기존 은행이 할 수 있는 일은 점차 줄게 된다. 하지만 지금까지 쌓아온 힘과 경륜을 크나큰 자산이다. 다만 ‘젊은’ 고객층에 알맞은 ‘젊은’ CEO가 필요할 뿐이다. 이제 은행에도 ‘세대교체’라는 새로운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2022년 1월3일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이 취임식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KB국민은행)

수학·금융 마스터, 능력 인정받아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1966년 5월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고등학교와 서강대 수학과를 졸업하며 금융의 기초를 튼튼히 다졌다. 이후 서강대학교 대학원 수학 석사, 한국과학기술원 금융공학 석사학위까지 수학과 금융이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두 학문에 높이 올라섰다. 

첫 직장생활을 자신의 평생직장이 될 KB국민은행으로 시작해, KB금융지주 비서실장과 KB국민은행 판교테크노밸리지점장을 지내며 현장 감각과 통솔력을 모두 키워나갔다.

확실한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이 은행장은 KB금융지주 재무기획부장과 상무를 거친 후, KB국민은행으로 다시 복귀했다. 능력에 따른 성과를 인정받으며 그의 직급은 경영기획그룹장 전무, 영업그룹장 부행장을 거쳐 마침내 2022년 KB국민은행장에 선임됐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이 취임식에서 자사 깃발을 흔들고 있다(사진=KB국민은행)
이재근 KB국민은행장(가장 오른쪽)이 2022년 1월3일 취임식 직후 여의도영업부를 방문해 고객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사진=KB국민은행)

대표적 재무 전문가 '이재근'

이 은행장의 최대 장점은 수학을 전공해 숫자에 무척 강하다는 점이다. 게다가 1966년생인 그는 주요 은행장들 가운데 가장 젊은 편이라, 4차 산업혁명에서 비롯된 다양한 전문 기술과 은행업의 결합에 가장 알맞은 인물이라는 업계의 평가가 대부분이다.

더군다나 KB금융지주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위원회는 2021년 12월 “젊고 역동적인 조직으로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는 이재근 부행장을 KB국민은행장 후보로 선정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는 젊은 은행장 발탁을 통해서 본격적인 세대교체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여기다 “경영관리위원회 구성원으로서 그룹의 주요 안건을 선정하고 토론하며 쌓아온 전문성을 바탕으로, 조직 운영의 탁월한 감각과 비전을 보유하고 있다”고 KB금융지주는 설명했다.

이 은행장은 나이는 젊지만 일찍부터 이사 부행장으로 재직했고, 유일하게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린 만큼 경영 현안에 관한 폭넓고 깊은 이해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KB금융지주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위원회는 영업과 재무, 전략 등 다양한 분야를 경험한 이재근에 대해 “주요 핵심 직무에 대한 다양한 경험으로 고객과 시장, 영업 현장에 대해 폭넓게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은행장은 허인 KB금융지주 부회장,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과 닮은 꼴이다.

먼저 이 은행장은 KB금융지주 재무기획부장을 마치고 곧바로, KB국민은행 경영기획그룹 상무와 전무, 영업그룹 부행장을 거치며 경영 최일선으로 뛰어들었다. 허인 KB금융지주 부회장도 은행장이 되기 전 KB국민은행 경영기획그룹 전무와 영업그룹 부행장을 지내며 유사한 경력을 쌓아나갔다.

또 이 은행장은 은행권의 대표적인 재무 전문가로 불리는데, 이 점은 윤 회장과 닮은 꼴이다. 삼일회계법인 부대표로 재직하던 윤 회장은, 2002년 KB국민은행 재무 기획본부장 부행장으로 발탁되며 본격적인 인연이 시작됐다.

이후 개인금융 그룹 부행장을 맡다가 잠시 회사를 떠난 후, KB금융지주 출범 2년 후인 2010년 다시 KB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로 화려한 복귀를 치렀다. 윤 회장이 그룹 회장에 오르고 나서, 최고재무책임자 자리는 지주 살림을 책임지는 요직으로 여겨왔다.

그린 선도기업 육성 및 수출바우처사업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기념사진 촬영 중이다(사진=KB국민은행)

“차별화된 고객 경험 제공하겠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지난 1월 취임식을 통해 “모든 금융서비스의 시작과 끝은 바로 고객이다”며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KB스타뱅킹 등 KB의 플랫폼이 고객의 일상생활을 아우를 수 있도록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의 완성도를 계속 높여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이와 함께 “KB국민은행을 믿고 성원해 주시는 3,200만 고객님, 막중한 책임을 맡겨주신 주주님과 이사님, 은행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고 계신 임직원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하며 본격적인 ‘이재근’의 시대를 알렸다.

또 KB국민은행이 ‘No.1 금융플랫폼 기업’으로의 핵심 경영 방향을 제시했다. 4대 핵심 경영 방향은 ▲미래 성장을 위한 사업모델 강화 ▲고객 중심 서비스 경쟁력 강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KB ▲젊고 역동적인 조직문화 창출로, 이 은행장의 젊고 뛰어난 경영 능력을 선보이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더불어 ​KB국민은행 성장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영업점의 판매 경쟁력 강화를 노린다. 지역 거점인 유니버설 허브 점포의 대형화를 통한 종합금융서비스 제공, 거점 내 지점의 업무별 특화점 운영, 거점 내 지점 간의 협업 마케팅 콘텐츠 강화를 위한 ‘PG 2.0’ 영업 체계를 더욱 고도화하고, ‘9 To 6 뱅크’를 시도하며 대면 영업의 패러다임 혁신을 이끈다.

전국의 모든 영업점이 모바일 플랫폼, 콜센터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옴니채널’의 완성도 추진한다. 또 WM, CIB, 자본시장, 글로벌 부문과 마이데이터, 플랫폼 Biz와 같은 핵심 성장 분야 디지털 신사업 부문에 역량을 더욱 집중함으로써 성과를 목표한다. 

이 은행장은 조직문화에서도 “생각이 젊고 역동적인 KB로 일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며 “담대한 목표를 세워 끝까지 최선을 다해 도전하고, 모든 직원이 조직의 승리를 위해 힘과 지혜를 모을 수 있는 ‘함께 가는 Team KB’가 조직문화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불확실한 미래에도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위해 다양한 사업모델을 강화해 나가고 ‘KB형 플랫폼 조직 2기 전환’ 등 조직개편으로 추진력을 확보한다. 또 본인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숨은 일꾼’이 인정받고 공정하게 보상받는 조직도 꿈꿔나간다.

이 은행장은 아직 끝나지 않은 코로나19로 찾아온 경기 침체 장기화라는 상황 속에서 사회·경제에 미치는 금융회사의 역할과 책임을 깊이 자각하고자 노력한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 소상공인을 위한 금융 지원에 집중하고, 그린뉴딜을 포함한 신성장, 혁신 분야에 창업 지원, ESG 경영과 사회공헌에서도 진정성 있는 모범 기업을 목표로 삼았다.

KB국민은행 여의도 본관 10층 'KB D-Square'에서 (왼쪽 두번째)허유심 KB국민은행 디지털콘텐츠센터장과 (오른쪽 첫번째)하윤 KB국민은행 고객경험디자인센터장 및 부서 관계자가 기념촬영을 하고있다(사진=KB국민은행)
KB국민은행 여의도 본관 10층 'KB D-Square'에서 (왼쪽 두번째)허유심 KB국민은행 디지털콘텐츠센터장과 (오른쪽 첫번째)하윤 KB국민은행 고객경험디자인센터장 및 부서 관계자가 기념촬영을 하고있다(사진=KB국민은행)

‘9 to 6 뱅크’ 고객 편의성 높여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시중 은행장 중에서 가장 젊다는 장점을 살려, 파격적인 시도를 시행하며 금융권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KB국민은행은 지난 3월 기존의 은행 영업시간이 아닌,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까지 점포를 운영하는 ‘9 to 6 뱅크’를 전국 72곳으로 확대한다. 그동안 시중 은행사들이 지속해서 점포를 폐쇄하며 온라인에 집중하던 상황이라 더욱 주목받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국민은행의 ‘9 to 6 뱅크’는 종전 오후 4시까지인 영업점 운영시간을 오후 6시까지 연장 운영하는 형태의 특화지점”이라고 설명했다. 

어쩔 수 없이 비대면 거래가 코로나19로 인해서 많이 늘긴 했지만, 대출 상담, 자산관리 등 얼굴을 직접 마주함으로써 고객의 신뢰를 높이는 등 금융서비스 부문에서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며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는 자연스레 ‘토스’,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이나 빅테크는 가질 수 없는, 기존 은행사의 강점을 되살리려는 취지로 파악된다. 이를 통해 영업력을 강화하고, 직장인 고객 확대 등 차별화된 고객서비스 제공의 효과를 얻어 선도은행으로서의 품격을 드높일 듯하다. KB국민은행의 발 빠른 행동은 다른 은행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아직 끝나지 않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은행 영업시간을 조정하며, 30분을 단축해 오후 5시 30분까지만 운영한다. ‘9 to 6 뱅크’는 서울 및 수도권 지역은 물론 충청, 대구, 부산, 광주 등 전국 72곳의 영업점으로 확대된다. KB국민은행 홈페이지 내에서 ‘지점 찾기’ 또는 KB스타뱅킹 내 ‘영업시간 특화지점 안내·찾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9 to 6 뱅크’는 전문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존 대면채널을 고객지향적으로 한 단계 더 발전시킨 것으로, 영업점 운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며 “앞으로도 KB국민은행만의 혁신적인 고객과의 접점을 확보해 고객 편의성을 더욱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9 to 6 뱅크’로 인해 오전과 오후를 나눠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직원의 탄력 근무를 지원한다. 고객 편의성 제고와 함께 직원들의 유연한 근무환경을 조성하며 업무 만족도까지 ‘일거양득’을 노린다.

그동안 점심시간만 이용해 은행에 방문했던 고객들에게는 ‘9 to 6 뱅크’에 대한 반응이 좋을 수밖에 없다. 특화점포를 이용했던 고객 216명 중 89%의 고객이 ‘만족한다’고 답했다. 게다가 고객의 94%는 재방문 의사를 긍정적으로 밝혔고, 고객 1,500명을 대상으로 한 다른 조사에서는 오후 4시에 종료되는 은행 영업점 업무가 ‘불편하다’는 응답이 56%였다. 

KB국민은행, 대학생 서포터즈 KB캠퍼스스타17기 모집 포스터(사진=KB국민은행)
KB국민은행, 대학생 서포터즈 KB캠퍼스스타17기 모집 포스터(사진=KB국민은행)

잠재 고객·디지털화 추진으로 ‘더욱 젊은’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의 KB국민은행이 지난 3월부터 대학생 서포터즈 ‘KB캠퍼스스타’ 17기를 모집한다.

‘KB캠퍼스스타’는 2007년 1기부터 16기까지 총 1,655명의 서포터즈를 배출하며 KB국민은행과 잠재 고객을 잇는 커뮤니케이션 채널 역할을 해왔다. 이번 17기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Z세대에 맞춰 메타버스 플랫폼인 ‘게더타운’을 활용해 면접과 미션 활동을 진행했다.

서포터즈 모집 대상은 국내 대학교 재학생과 휴학생으로 약 100명을 선발한다. 최종 선발된 ‘KB캠퍼스스타’ 17기는 오는 5월부터 11월까지 SNS를 활용한 콘텐츠 제작 등 다양한 온택트 활동을 진행하게 된다. 

활동 기간에는 매월 소정의 활동비와 미션 별 추가 포상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우수활동자에게는 신입 행원 지원 시 서류전형 면제, KB국민은행의 실무자로 구성된 취업 멘토링 지원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가진 대학생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드린다”며 “KB캠퍼스스타를 통해 Z세대가 가진 다양한 역량을 발휘하며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2021년 12월2일 이재근 KB국민은행장 내정자가 단독추천 소식이 전해진 다음날 대기중인 기자들과 출근길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KB국민은행)
2021년 12월2일 이재근 KB국민은행장 내정자가 단독추천 소식이 전해진 다음날 대기중인 기자들과 출근길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KB국민은행)

또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고객 관점의 금융 디지털화 추진을 위해 KB국민은행 여의도 본관에 ‘KB D-Square’를 오픈했다.

‘KB D-Square’는 고객 중심으로 똘똘 뭉쳐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는 부서가 한자리에 모여, 고객의 금융 생활을 자세하고 면밀히 분석해 가치 있는 디지털 금융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KB D-Square’에는 고객의 사용 경험을 분석하고 서비스를 재설계해 편리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고객 경험 디자인센터’와 금융거래 및 투자·부동산 등 다양한 정보를 알기 쉽고 재미있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디지털콘텐츠센터’가 들어왔다.

또 새로운 디지털 금융 혁신을 위해 외부 전문가의 과학기술 역량과 실무 경험을 교류할 수 있는 산학협력 연구실과 협업공간도 함께 마련했다.

업무 공간은 스마트오피스로 설계하고 자율 좌석제를 도입해 업무 효율성과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했다. 이와 함께 고객의 행동을 관찰하고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고객 연구실과 사용자 ‘관찰룸’, 창의적인 발상과 유연한 업무 추진을 위한 디자인 ‘띵킹룸’, 유연한 활용이 가능한 화상 회의실 등 특화 공간도 마련했다.

KB금융지주 양종희 부회장은 “다양한 토론과 실험을 할 수 있는 ‘KB D-Square’에서는 직원과 외부 연구자, 고객이 함께 새롭고 창의적인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다”며 “기존 금융의 한계를 뛰어넘은 No. 1 금융 플랫폼의 산실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의 행보가 뚜렷하다. 더욱 젊고, 더 빠르며, 보다 혁신적이다. 기존 은행에 가장 큰 불만은 ‘업무 시간’이었을 것이다. 업무를 보려고 하면 개인 시간을 쪼개서 다녀와야 하고, 점심시간에 방문한다면 긴 대기에 밥도 먹지 못할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이 은행장의 파격적인 시도는 무척이나 반갑다. 더군다나 그는 아직 임기 초이기 때문에, 파격을 시도하기에 시간이 많이 남았다. 앞으로 그의 행보가 궁금할뿐더러 자꾸만 응원하고 싶어진다.

CEONEWS는 국제 의료 NGO ‘한국머시쉽‘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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