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합병 규제 완화...대도시·지방 저축은행 양극화 해소
‘위험성 관리·금융권 안목’ 뛰어나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사진=저축은행중앙회)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사진=저축은행중앙회)

[CEONEWS=최재혁 기자] 서민과 중소기업의 금융 편의를 도모하고 저축을 증대하기 위해 설립된 서민금융기관인 ‘저축은행중앙회’는 자사의 설립 배경에 나오듯 그저 ‘서민’을 위한 곳이다. 1970년대 초 사금융의 만연으로 인해 서민경제의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설립된 중앙회는 사금융양성화 3법이 제정됨에 따라 영업인가를 받아, ‘상호신용금고(현 저축은행)’로 출범했다. 하지만 아무리 취지가 좋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이에 구원투수로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이 자리에 올랐다.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저축은행중앙회)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저축은행중앙회)

19대 저축은행중앙회장, ‘오화경’

지난 2월 오화경 하나저축은행 사장이 제19대 저축은행중앙회장으로 선출됐다. 오 신임 회장은 역대 최초로 민간 출신 중앙회장으로서 향후 3년 동안 저축은행을 책임지게 된다. 저축은행에 산적한 과제를 민간 현직 출신으로서 다양한 경험을 통해 해결에 힘쓸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

오 회장 당선이 확정된 후 “출신보다 업계 발전을 위해 누가 더 잘할 수 있는지 고려된 결정이라고 생각된다”며 “지방 저축은행이 성장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성장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고 도와주는 데 집중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17일 금융업계는 저축은행중앙회는 임시총회를 열어 차기 화장 선출 선거를 개시했다.

차기 회장 선출 선거에는 오화경 하나저축은행 사장과 이해선 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간의 경쟁으로 보였다. 개표 결과 오화경 후보가 53표를 얻어, 25표를 얻은 이해선 후보에 18표를 앞서며 겨우 1차 투표로 압도적 차이로 회장직에 앉았다.

저축은행중앙회장은 총회에서 79개 저축은행이 각자 1표만을 투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선출 조건으로는 회원사 과반 참석과 3분의 2 이상을 득표해야 당선이 확정된다. 오 신임 회장은 이런 조건에서 당당히 중앙회장으로 선출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오 회장이 상대 후보와 비교해서 2배 이상의 득표를 받은 것은 무엇보다 저축은행 안에서도 혁신과 과제 해결에 대한 기대치가 컸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이날 총회에서는 전 저축은행 사장이 모두 참석하며 회원사의 이목을 끌었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도 "이전 선거에서 1·2차 투표를 거친 사례가 많은 편이라 유력 당선자를 추측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라며 "이번에는 전 회원사가 참석하면서 업계에 산적한 현안에 대해서 더욱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회장을 희망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또 풀어야 하는 과제가 꽤 쌓여있다는 점을 누구보다 이해할 수 있고, 현직의 다양한 경험을 통해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되겠다는 뜻이 큰 지지를 받을 수 있던 점으로 풀이된다.

오 회장은 공약 제시와 함께 “저축은행 업계 내 규모가 꽤 차이 난다”며 “회원사들이 균형 잡힌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도움 주는 모델을 만드는 것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중 저축은행 양극화 해소는 앞서 언급된 것처럼 임기 내 핵심 과제로 뽑혔다. 그동안 저축은행은 지역 경기 침체, 지방 인구 감소 등으로 지방의 저축은행들은 어려움이 지속돼 수도권과 비수도권 사이에 양극화는 날이 갈수록 심해졌기에 가장 시급한 과제로 뽑혔다.

지난 2014년 아주캐피탈 이윤종 대표(왼쪽), 대한건설기계협회 정순귀 협회장(가운데), 아주저축은행 오화경 대표(오른쪽)이 18일 서울 서초구 아주캐피탈 본사 대회의실에서 업무 협약식을 갖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아주캐피탈)
지난 2014년 아주캐피탈 이윤종 대표(왼쪽), 대한건설기계협회 정순귀 협회장(가운데), 아주저축은행 오화경 대표(오른쪽)이 18일 서울 서초구 아주캐피탈 본사 대회의실에서 업무 협약식을 갖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아주캐피탈)

‘오화경의 저축은행’...어디로?

오 회장은 선거 기간 동안 유권자에게 ▲인수·합병 규제 완화 ▲대도시·지방 저축은행 양극화 해소 ▲저축은행중앙회 중심의 변화·혁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구축 ▲예금보험료 인하를 공약으로 제시했었다.

먼저 그는 “다섯 가지 공약 중에 가장 먼저 중앙회 내부의 변화를 이끌어볼 생각이다”라며 “중앙회가 회원사의 이익과 서비스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저축은행중앙회는 더욱더 효율적이고 업계 친화적인 조직으로 혁신해, 문제 해결에 주력하는 조직으로 바꿔나갈 것이다"라며 "이전 회장들이 역할 측면에서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에 해당 부분을 세심하게 신경 쓰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저축은행의 오랜 염원 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예금보험료 인하’에 주목했다. 예금보험료 인하는 금융회사가 고객의 예금을 받아 운용하면서, 고객이 맡긴 예금을 보호하기 위해 예금보험공사에 매년 내는 보험료를 말한다. 저축은행의 예금보험률은 지난 2011년 이후 지금까지 0.4%를 유지 중이다.

오 회장은 “저축은행의 BIS비율과 건전성 자기자본 규모가 전보다 크게 좋아졌고, 지금 정상 영업하는 저축은행은 직접 지원을 받지 않았다”며 “지금까지 미회수된 금액도 마찬가지로 저축은행만 징벌적 보험료율을 적용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오화경 아주저축은행 대표(뒷줄 왼쪽 넷째)와 직원들이 GWP코리아 선정 '2014 대한민국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본상 수상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아주저축은행)
오화경 아주저축은행 대표(뒷줄 왼쪽 넷째)와 직원들이 GWP코리아 선정 '2014 대한민국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본상 수상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아주저축은행)

저축은행 인수·합병에 대한 제한에 대해서도 현재보다 더 편하게 진행되도록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저축은행이 힘을 키우기 위해선 대출 규모를 지금보다 크게 만들어야 하는데, 지방 저축은행은 수도권보다 제약이 큰 상황이다.
 
지방과 수도권 저축은행을 모두 경험했던 오 회장은 지방 저축은행의 상황도 이미 이해하기 때문에 전국적인 저축은행 활성화를 위해 여러 방법을 연구하는 중이다.

‘위험성 관리·금융권 안목’ 뛰어나

오 회장은 1960년대생으로 경영과 재무에 통달한 인물로 업계에서 평가된다. 1988년 성균관대 경영학과와 회계학 학사로 졸업한 그는, 1995년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재무관리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유진투자증권에서 1988년 산업분석 애널리스트로 첫 사회를 경험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홍콩상하이은행 ‘HSBC코리아’ 영업총괄과 전무와 ‘HSBC차이나’ 코리아데스크 본부장을 맡으며 세계까지 발을 넓혔다. 

2012년에는 아주저축은행 대표이사, 2017년에는 아주캐피탈 대표이사를 역임하다가 2018년부터 올해 2월까지 하나저축은행 대표이사를 맡다 저축은행중앙회장에 등극하게 된 것이다.

아주캐피탈 오화경 사장(좌)과 남부산 자동차매매단지 조억래 대표(우)가 지난 2017년 부산 남구 남부산자동차매매단지에서 업무협약을 맺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아주캐피탈)
아주캐피탈 오화경 사장(좌)과 남부산 자동차매매단지 조억래 대표(우)가 지난 2017년 부산 남구 남부산자동차매매단지에서 업무협약을 맺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아주캐피탈)

아주저축은행을 통해 처음으로 저축은행과의 인연이 시작된 오 회장은 아주저축은행의 부실 자산을 깔끔히 처리하고, 기업금융으로 흘러가던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데 성과를 이뤘다. 

또 오 회장은 뛰어난 위험성 관리를 바탕으로 경영을 정상화한 데 있어서 무척이나 좋은 평가를 받았다. 게다가 저축은행에서의 경험만이 아니라, 전공을 살려 금융권 전반에 대한 안목이 자리 잡았다.

그동안 아주저축은행에서 실적을 뽐내던 오 회장을, 하나금융그룹도 눈여겨보고 있었다. 2018년 본격적으로 오 회장과 함께 손을 맞잡으며, 자사 최초로 외부인 출신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지금까지 하나저축은행 대표는 자사에서 승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더욱 특별했다.
 
업계 관계자는 오 회장의 능력을 평가하며 “금융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네트워크는 상당히 높게 평가할 만하다”면서 “저축은행중앙회장 선출 과정에서도 저축은행 업계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최고경영자로서 다양한 경험과 경영 능력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아주저축은행 오화경 대표이사(윗줄 왼쪽에서 다섯번째)가 지난 22일 서울 그랜드힐튼 호텔 컨벤션 센터에서 개최된 GWP(Great Work Place)코리아 선정 ‘2015 대한민국 일하기 좋은 100대기업’ 금융부문 대상 수상 후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아주저축은행)
아주저축은행 오화경 대표이사(윗줄 왼쪽에서 다섯번째)가 지난 22일 서울 그랜드힐튼 호텔 컨벤션 센터에서 개최된 GWP(Great Work Place)코리아 선정 ‘2015 대한민국 일하기 좋은 100대기업’ 금융부문 대상 수상 후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아주저축은행)

취임과 함께 ‘사회 공헌 활동’ 펼쳐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이 취임과 더불어 곧장 사회 공헌 활동을 펼쳐, 그의 따뜻한 마음을 사회에 환원했다. 

지난 3월 오 회장은 중앙회장 취임 때 받은 축하 난에 대한 판매 수익금 200만 원과 쌀 300㎏을 서울 아현노인복지센터에 기부했다.

이번 기부는 오 회장의 취임 축하 기념으로 받은 난을 임직원에게 판매한 금액과 함께 쌀을 기부한 것이다. 기부금은 지역 내 저소득 결식 어르신을 위한 무료급식사업에 사용된다.

오 회장은 “많은 분이 축하의 의미로 보내주신 난을 직원들의 자발적인 협조를 받아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 뜻깊은 일에 사용하게 돼서 기쁘다”며 “전국적으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어 더욱 힘들어하는 지역을 돌아보며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해서 실천해 나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2018년 열린서울시 중구 조선호텔에서 열린 제12회 국가지속가능경영 대상 시상식에서 오화경 하나저축은행 대표와(오른쪽) 성대석 한국언론인협회 회장(왼쪽)이 시상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하나저축은행)
지난 2018년 열린서울시 중구 조선호텔에서 열린 제12회 국가지속가능경영 대상 시상식에서 오화경 하나저축은행 대표와(오른쪽) 성대석 한국언론인협회 회장(왼쪽)이 시상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하나저축은행)

이와 함께 오 회장은 취임한 지 한 달을 맞아 직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친근한 오너의 모습을 보인다. 160명이나 되는 중앙회 직원에게 직접 머그컵을 선물하며,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떠오른 ‘ESG 경영’을 강조했다. 또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비타민 한 박스를 선물하며 다소 귀여움을 어필했다.

게다가 저축은행중앙회는 2019년부터 마포 장애인ㆍ서울시립노인종합복지관에 나눔을 이어왔다. 또 지난 2월에는 설 명절을 맞이하여 떡국키트를 제공하고, 관내식당 배식대 교체사업 및 치료비 등 긴급 경비 지원 사업을 후원하는 등 지역 사회공헌 활동을 꾸준히 이어나가는 중이라 오 회장의 마음씨는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질 예정이다.

또한 오 회장은 자신의 선거 공약에 따라 급여를 50%만 받고 있다. 이는 대관 역량 강화를 위한 자문역 마련을 위해서인데, 오 회장은 윤석열 정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저축은행업계의 혁신을 함께할 자문단을 움직일 생각이다.

오 회장은 취임 첫 달인 3월 급여를 딱 절반만 받았다. 이는 선거 공약으로 전문 자문역을 두기 위해 중앙회장 연봉의 절반을 반납하겠다고 약속했었다. 금융당국과 청와대에 대한 대관 역량을 강화하려는 생각이다.

이는 민간 현직 출신인 오 회장이 관료 출신 인사와 달리 대관 역량이 약할 수 있다는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저축은행의 산적한 문제를 풀기 위해 민간 출신인 오화경 신임 회장이 선출됐다. 그만큼 어깨가 무거운 상황에서 그의 진가가 더 잘 드러날 듯하다. 비전도 확실하고,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이룩하려는 그의 마음가짐이 정겹고 애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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