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 경영 통해 위기 대처 능력 키워
아시아나 인수 노리며 ‘하나된 문화’ 총력 기울여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프로필(사진=한진그룹)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프로필(사진=한진그룹)

[CEONEWS=최재혁 기자] 대한민국은 3면이 바다인 나라지만, 세계 유일의 분단국이라는 이유로 사실상 ‘섬나라’인 상황이다. 이에 해외로 진출하기 위해선 바닷길과 하늘을 통하는 것뿐이라 조선과 항공업이 특히 중요하다. 한진그룹의 대한항공은 독보적인 대한민국의 항공업 1위를 자명하는 기업으로, 세계에 내로라하는 항공사 사이에서도 자리에 우뚝 섰다. 하지만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으며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며 ‘세계 최고’를 바라보고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오른쪽)과 배국원 호선실버센터 원장이 2020년 6월3일 서울 강서구 호선실버센터에서 기부행사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한진그룹)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오른쪽)과 배국원 호선실버센터 원장이 2020년 6월3일 서울 강서구 호선실버센터에서 기부행사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한진그룹)

자신감·추진력·적극 경영 스타일

1976년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태어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미국 마리안 고등학교와 인하대학교 경영학과를 거친 다음,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2003년 한진정보통신의 영업기획담당 차장으로 입사한 뒤에 대한항공으로 자리를 옮겨 본격적으로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한다. 대한항공 경영전략본부 경영기획팀 부팀장을 시작으로 2006년에 부장, 2007년에 상무보를 거치며 같은 해에 한진그룹의 IT 계열사인 ‘유니컨버스’의 대표이사가 되며 경영인으로서 발돋움했다.

그의 직급은 재벌 3세에 걸맞게 2008년 상무, 2010년 전무 등을 거치며 2016년 총괄부사장으로 초고속으로 승진하며 입사 10년 만에 대한항공의 경영을 직접적으로 참관하게 됐다. 2017년 사장 승진 후에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대표까지 겸직하면서 대한항공의 핵심분야인 경영기획, 화물영업, 여객사업까지 맡았다. 2019년 부친 조양호 회장이 숨지면서 이후 그룹 회장직까지 앉게 됐다.

업계에서는 조 회장이 늘 자신감에 차 있고 추진력도 강하다고 평가한다. 대한항공 CEO로 취임한 이래 ‘소통 경영’을 표방하며 현장을 방문하고 사내 경영 게시판에 적극적으로 활동하며 직접 실천하는 모습을 임직원에게 선보였다. 

또 적극적인 경영 스타일을 소유하고 있으며, 유니컨버스의 경영을 맡을 정도로 IT 지식에 상당히 해박한 편이라고 평가한다. 이는 2019년 대한항공이 창립멤버로 가입되어 있는 항공동맹인 ‘스카이팀’ 회장단 의장에도 취임한 모습과 2020년 코로나19 사태 당시 우한 교민 수송기에 직접 타며 진두지휘하는 등 적극적인 스타일을 마음껏 드러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기내에서 취재진을 상대로 기자회견 중이다(사진=한진그룹)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기내에서 취재진을 상대로 기자회견 중이다(사진=한진그룹)

신년사 “코로나 극복 지원 및 유동성 확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2022년을 초대형 항공사로 발돋움하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이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두 거대 항공사의 합병을 말끔히 끝마치고 코로나19가 끝난 이후를 준비하겠다는 뜻이다. 게다가 그룹 사업구조를 개편하며 수익성 중심의 방침으로 바꿔나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조 회장은 지난 3월 23일 서울 중구 한진그룹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 인사말에서 “2022년 경영환경이 불확실한 가운데 한진그룹은 생존을 넘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자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조 회장은 주총에 참석하지 않고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가 인사말을 대독했다.

조 회장은 "2021년 한진칼은 코로나19라는 사상 최악의 위기 속에서도 성공적 공모사채 발행, 3자 배정 증자대금 활용, 저수익 자산매각 등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했다“며 ”대한항공, 진에어 등 자회사에 대해 유상증자 참여로 재무구조 개선을 통한 경쟁력 제고 등을 추진했다"며 성과를 드러냈다.

이어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지난 2월 22일 대한민국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 결합 승인을 받았다”면서 “향후 해외 주요 국가의 기업 결합 승인 등 남은 과제를 지속해서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초대형 항공사로 발돋움하며 항공산업의 재편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또 경영실적에 대해서도 우려와 기대를 한 번에 드러냈다. 그는 “코로나19 백신 보급과 각국의 경제지원 정책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종식과 세계 경제 회복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아직 회복되지 않은 코로나19의)영향으로 한진칼은 영업수익 334억 원과 영업이익 169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감소한 경영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조 회장은 회사의 경영방침을 세계 트렌드인 ESG에 맞추겠다는 생각도 드러냈다. 기존에 있었던 거버넌스위원회를 ‘ESG경영위원회’로 개편하며 그룹 주요 상장사까지 확대 적용한 이유도 함께 설명했다. 

조 회장은 "그룹을 ESG 선도 기업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기반을 마련하고자 각종 ‘CSV(Creating Shared Value)’ 활동 추진, ESG 경영 아이디어 공모전 개최 등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그룹 주요 상장계열사인 한진칼, 대한항공, ㈜한진은 2021년 기준 ESG 평가 통합등급 ‘A’를 획득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한진칼은 그룹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2022년 경영방침을 '그룹의 코로나19 위기 극복 지원 및 유동성 확보'로 정했다"며 "대한민국의 항공업계를 성공적으로 재편하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양사가 물리적 결합을 넘어 하나된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임직원들이 한마음으로 노력하겠다"고 힘차게 선포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이 2020년 11월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개최된 한미재계회의에서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에게 주는 공로패를 대신 받고 있다(사진=한진그룹)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이 2020년 11월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개최된 한미재계회의에서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에게 주는 공로패를 대신 받고 있다(사진=한진그룹)

대한·아시아나항공 통합 나서

조 회장이 직접 나서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에 뛰어들었다.

대한항공은 2021년 1월에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발행하게 될 주식의 총수를 2억 5,000만 주에서 7억 주까지 늘리는 정관 변경안에 가결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금액 확보를 위해 대한항공은 두 달 뒤인 같은 해 3월 2조 5,000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과 함께 실권주 일반공모를 진행하며 유상증자를 추진했다. 

주주총회에 이어 대한항공은 2021년 아시아나항공의 현장 답사를 시작했다. 다양한 업무 중 재무·기획·화물·여객 등 분야별 현장실사 협의단과 함께 진행됐던 서면 심사와 함께 직원들과 면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후 지난 2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 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하면서 통합에 더더욱 가속도가 붙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아시아나항공의 주식 63.88%를 취득하는 대한항공의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양사의 결합으로 경쟁을 제한할 수 있는 우려가 크다고 판단된 국내외 여객 노선에 대해서는 향후 10년간 슬롯, 운수권 이전 등이 조치를 내렸다. 이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두 항공사는 2019년 기준 탑승객 수 항공 여객 부문에서 각각 대한민국의 1, 2위를 기록하고 세계 시장에서도 44위와 60위 사업자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조치 이행 기간은 주식 취득이 완료되고, 외국의 심사가 모두 종결되고 나서 기업 결합일로부터 10년이다. 그렇지만 해외에서 심사가 완료되지 않은 미국, 유럽연합, 호주, 일본, 중국, 영국 등 6개국의 심사 결과에 따라 시정조치는 다시 검토하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3월 기준 베트남, 대만, 터키, 싱가폴, 필리핀, 말레이시아, 뉴질랜드, 태국, 필리핀 등 8개국의 심사가 완료됐다.

두 거대 항공사의 결합은 국내를 넘어 전 세계에 영향을 끼칠 듯하다. 이는 조 회장이 2022 신년사로 밝혔던 “(두 항공사가)물리적 결합을 넘어 하나된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임직원들이 한마음으로 노력하겠다”는 말처럼 세계를 아우를 하나된 문화가 탄생하지 않을까.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한진그룹)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한진그룹)

‘끊임없는 소통’ 통해 어려움 헤쳐

지난 2020년 코로나19의 확산세가 본격적으로 상승하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어려움에 빠진 임직원에게 감사인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조중훈, 조양호 한진그룹 선대 회장의 엄격한 경영 철학과 달리, 조 회장의 직원들을 위한 친화적인 경영 행보로 풀이된다.

조 회장은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며 “(코로나19라는)유례없는 상황에도 적자폭을 줄일 수 있었던 이유는 (임직원들의)양보와 희생을 통한 위기 극복에 동참해준 여러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며 “임직원들의 헌신과 희생이 헛되이 되지 않도록 대한항공 정상화 추진에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임직원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끝나지 않음으로써 조 회장이 대한항공의 실적과 현재의 경영 상황을 함께 공유하고 임직원을 독려하기 위해서 직접 메일을 작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이전부터 직접 현장을 방문하고 사내 익명게시판을 통해 임직원의 의견을 청취하는 ‘소통 경영’을 몸소 보이는 중이다. 이는 대한항공을 비롯해 전반적인 그룹의 문화를 개선하는 등 적극적으로 변화를 위해 앞장서고 있다.

게다가 사무실 환경개선 활동을 진행하며 직원들을 위해 사업장의 낡은 의자를 포함한 사무물품을 교체하고, 복장 자율화를 시행하며 직원들이 편히 일할 수 있도록 힘썼다. 또 창립 50주년을 맞아 임직원 및 가족 1,600여명을 초청한 ‘패밀리데이’는 회사 밖에서도 임직원을 위한 역대급 이벤트로 꼽히고 있다.

아울러 경영인이라면 꺼릴 수 있는 노동조합에 대해서도 대한항공 사장 취임 이후 소통에 무척 힘을 썼다. 조종사노조, 조종사새노조, 일반노조 등 3개 노동조합을 직접 찾아 대화 채널을 단단히 세우는데 노력하며, 2017년 3월에 벌어졌던 조종사노조 파업을 철회하기까지 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젊은 나이 때문인지 임직원과의 소통을 중요시 여기고, 적극적인 경영 행보를 보이며 그룹의 빠른 성장을 도모했다. 10년 아니, 1년만 지나도 격변하는 세상에서 ‘멈춤’은 곧 뒤처짐을 뜻한다. 조 회장은 먼저 앞서나가며 세계를 선도하고자 한다. 기자는 창대한 그의 뜻을 응원하고 싶다.

CEONEWS는 국제 의료 NGO ‘한국머시쉽‘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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