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틈타 전자기기 판매한 ‘삼성·LG’
‘DL’ 건설 형님들 틈 사이 비집어
적자폭 우려 ‘쿠팡’, 승승장구 ‘하이브’

실적 그래프(사진=픽사베이)
실적 그래프(사진=픽사베이)

[CEONEWS=최재혁 기자] 새해를 맞이하면 다가올 1년을 반김과 동시에, 그간의 일들을 복기하면서 자신을 정리한다. 코로나19로 인해 막심한 피해를 입은 경우와 오히려 빠르게 4차 산업혁명이 찾아오면서 흐름을 잘 타며 거대한 돈을 벌어들이기도 했다. 기업의 경영 선택에 따라 임직원과 주주들의 희비는 엇갈린다. 과연 누가 코로나 시대의 흐름을 이용해 높은 실적을 드러냈을까.

조주완 LG전자 CEO 사장(사진=LG전자)
조주완 LG전자 CEO 사장(사진=LG전자)

전자...역대 최대 매출 ‘삼성·LG’

삼성전자와 LG전자가 2년째 이어진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2021년 한 해의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업계 선두주자 자리를 공고히 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 1월 공정공시를 통해 2021년 잠정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먼저 삼성전자는 연간기준 매출액이 279조 400억 원으로 지난해 대비 17.83%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51조 5,700억 원으로 지난해 대비 43.29%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연간 매출은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삼성이 역대 최대 매출을 낼 수 있었던 원인은 당연하게도 반도체였다. 지난해 반도체 부문은 매출 94조 1,600억 원, 영업이익 29조 2,000억 원을 달성했다. 이는 인텔이 같은 날 연간 실적을 발표했던 매출이 790억 달러라 환율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삼성전자의 실적이 약간 앞선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에 한 해 매출 기준을 보면, 창립 이후에 처음으로 인텔을 꺾으면서 세계 반도체 매출 1위에 오른 적이 있다. 그러나 기세도 잠시 이듬해에 인텔에 정상을 내준 뒤 2018~2020년, 3년 연속 2위에 머무르며 눈물을 삼켰었다.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사진=삼성전자)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관계자는 실적 발표에 대해 “올해 글로벌 아이티(IT)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부품 사업에서 첨단 공정을 확대하고 기술 리더십을 높이겠다”며 “세트 부문에서는 프리미엄 제품군을 지속해서 강화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에 실적으로 밀리지 않는 LG전자도 지난해 연간기준 매출액 74조 7,219억 원, 영업이익 3조 8,677억 원을 달성했다. 매출액은 역대 최대이며 지난해 대비 8.7% 증가했다. 게다가 연간 매출액이 70조 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더 경이적인 성과로 보인다. 영업이익은 아쉽게도 지난해 대비 1.0% 감소했다.

LG전자의 매출 실적 호조에는 비대면이 일상화됨에 따라 가전·TV 부문에서 크게 실적을 올릴 수 있었다고 풀이했다. LG전자는 지난해 3분기에 건조기, 식기세척기 등이 포함된 생활가전 부문에서 무려 매출액 7조 611억 원과 영업이익을 5,054억 원이나 기록했다. 이 수치는 LG전자에서 단일 사업본부 분기 매출액 7조 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경이적인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의 매출 실적 호조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비대면 일상화, 가전·TV 부문 실적 개선 등에 따른 것"이라며 "(미국 가전 업체)월풀은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이 LG전자보다 약 2조 원 뒤처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LG전자가 지난해 경영실적을 토대로 세계 생활가전 시장에서 정상을 유지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2021년을 만족스럽게 보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2022년에도 큼지막한 성과를 이어나가며  역대 최대 매출 기록을 또다시 갈아치울 듯하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2022년 연간 매출 300조 원을 가뿐히 넘고, 영업이익은 60조 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LG전자도 마찬가지로 증권사는 매출 76조 원 대, 영업이익은 5조 원대에 달할 것으로 파악하며 그들의 웃음기가 사라지지 않을 듯하다.

DL이앤씨 사옥 D타워 돈의문 (사진=DL이앤씨)
DL이앤씨 사옥 D타워 돈의문 (사진=DL이앤씨)

DL ‘웃고’, 현대·삼성 ‘씁쓸’한 건설업

건설업의 실적은 전자 업계만큼 웃을 수 없었다. 먼저 업계의 ‘맏형’과 같은 현대건설은 나쁘지 않은 성과를 냈으나, 광주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사고로 인한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의 손실 반영으로 영업이익이 대폭 하락했다.

현대건설은 아랍에미리트에 ‘미르파 담수 복합 화력발전’을 포함한 다양한 해외 건설 현장에서 호실적을 냈다. 이는 미청구 공사미수금 대손상각 1,500억 원이 반영됐음에도 불구하고 낸 실적이라 더욱 반갑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국내외 수주 호조로 매출 18조 655억 원, 영업이익 7,53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대비 각각 6.5%, 37.3% 증가한 수치다.

이와 함께 해외에서는 플랜트 현장 공정이 본격화됨에 따라서 높은 실적을 드러낼 수 있었다. 공정 본격화가 이뤄진 주요 해외 플랜트 현장은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고도화설비 공사와 ‘사우디 마르잔’ 가스처리 공장 등이 있다.

현대건설 사옥 전경(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 사옥 전경(사진=현대건설)

해외에서 국내로 시선을 돌리더라도 실적이 꽤 괜찮다. 먼저 주택 부문에서 호실적을 나타내며 매출이 증가했다. 지난해 분양사업을 통해 2만 6,741세대를 공급해, 매출 그래프가 우상향했다.

하지만 현대건설의 중추라고 할 수 있는 HDC에서 크나큰 타격을 입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3,304억 원, 매출은 3조 3,693억 원으로 전년 대비 43.6%, 8.2% 줄었다. 이는 당연히 1월에 발생한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의 영향이었다. HDC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40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84억 원보다 75.8%나 줄었다.

지난해 새롭게 출범한 DL이앤씨도 건설업계 최고 수준의 실적을 기록하며 이해욱 회장의 능력이 인정받고 있다. 그동안 꾸준히 회사의 체질 개선을 노력한 이 회장의 경영방침이 적중했다는 예측이다.

DL이앤씨는 지난 1월 잠정 실적 발표를 통해 연결기준 2021년 영업이익 9,567억 원과 매출 7조 6,287억 원을 공시했다. 이는 2021년 제시했던 목표 금액인 연결기준 영업이익 8,300억 원, 매출 7조 8,000억 원였기에, 영업이익에서는 무려 1,267억 원 초과했고, 매출도 목표의 98%를 달성하며 커다란 성과를 이뤘다. 

DL이앤씨의 영업이익은 경영목표는 물론이거니와 건설업 실적 전망치를 상회하는 최대 규모다. 지난해 인건비 인상과 원자재 가격 급등의 악재를 극복하며 더욱 돋보이는 성과를 거뒀다. 영업이익률도 12.5%로 건설업종 최고 수준을 달성했다.

지난해 초 마창민 대표이사 사장은 "DL이앤씨만의 특화된 디벨로퍼 성장전략으로 차원이 다른 수익성을 실현하여 주주가치 제고와 주주들의 이익 극대화를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벨로퍼 혁신을 강조한 마 대표의 성장전략이 이러한 결과를 만들어낸 것이다.

건설업에서는 “DL이앤씨가 올해도 탁월한 수익구조와 원가율을 바탕으로 디벨로퍼, 친환경 신사업과 관련한 공격적인 수주 목표를 제시하며 본격적인 성장이 예상된다”며 “코로나19라는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하는 이 회장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물산 래미안 루체하임(사진=삼성물산)
삼성물산 래미안 루체하임(사진=삼성물산)

삼성물산은 다소 아쉬운 결과를 도출했다. 2021년 연결기준 매출액 10조 9,890억 원에 영업이익 2,510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6% 감소하며 나름 선방했지만, 영업이익은 52.7%가 줄어 치명타를 입었다.

삼성물산의 부진 원인은 3분기에 있었던 국내 화력발전 프로젝트 공사비 증가로 파악된다. 당시 강릉의 화력발전 프로젝트에서 생각지도 못하게 하도급 정산 외주비가 늘며 2,000억 원에 달하는 비용이 발생했다. 그러다 보니 1,300억 원 정도가 3분기에 대규모 손실이 벌어졌고, 4분기에 반등의 기회를 꿈꿨으나 이미 피해가 너무 컸다.

쿠팡이 지난해 22조원이 넘는 매출과 1.8조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사진=쿠팡)
쿠팡이 지난해 22조원이 넘는 매출과 1.8조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사진=쿠팡)

쿠팡 1위 등극...수익성? 하이브, 최초로 1조 달성

쿠팡이 국내 이커머스 국내 유통업체 1위인 이마트의 매출을 넘어서며 신기록을 달성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하며 수익성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3월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쿠팡의 2021년 매출은 전년 대비 184억 달러, 한화로 약 22조 2,000억 원에, 영업적자는 14억 9,396만 달러, 한화로 약 1조 8,000억 원을 올렸다. 이는 모두 창사 이래 역대 최대치로 큰 진폭을 기록했다. 쿠팡은 창립 이후부터 꾸준하게 자신들의 전략인 ‘계획된 적자’를 펼치며 지속 성장 가능성에 집중하는 중이다.

적자 폭이 커지며 우려를 가득 안고 있지만, 사용자들의 선택에 크게 웃음 지었다. 언제나 쿠팡의 목적은 사용자이기 때문인데,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한 번 이상 쿠팡에서 제품을 구매한 적 있는 ‘활성 고객’의 수는 1,794만 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485만 명보다 무려 300만 명이나 증가하 수치다. 국내 인터넷 쇼핑 인구 3,700만 명이라는 숫자를 생각하면, 쿠팡의 사용자는 인터넷으로 쇼핑하는 사람 중 절반이나 이용한 적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쿠팡은 로켓배송 서비스를 약 8년간 운영하면서 충성고객을 많이 확보했고 물류 인프라 투자도 어느 정도 선행된 상황”이라며 “영업 효율성 및 소싱 최적화, 광고·마켓플레이스 등 부가서비스 매출 확대 등을 통해 중장기적인 수익성을 도모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쿠팡 관계자도 지난해 실적에 대해 “2년 전에 비해 매출이 3배 가까이 성장했고 이는 쿠팡의 성장 잠재력이 남아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사진=하이브)
방시혁 하이브 의장(사진=하이브)

방탄소년단의 하이브는 가요기획사 최초로 1조 원이 넘는 매출을 달성하며 전 세계로 뻗어나간 문화의 힘을 경험했다.

하이브는 지난 2월 발표한 2021년 연간 실적에 따르면 매출이 1조 2,577억 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58% 증가, 최근 3년간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46%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실적 발표는 인수합병·조직개편 등 지출 규모 확대 요소에도 불구하고, 이에 따른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31%나 상승한 1,903억 원을 달성하며 꺾이지 않는 성장세를 보였다.

하이브가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치명적이었던 코로나19 장기화에도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었던 데에는, 간접참여형 매출 증가와 높은 음반 판매 실적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하이브는 총 1,523만 장을 판매하며 역대급 앨범 매출을 기록했고, 콘서트 온라인 스트리밍과 MD 상품 판매 등이 전년 대비에 90% 가까운 절정의 매출 증가세를 기록하며 가요기획사 최초로 1조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할 수 있었다.

안진아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콘서트 재개, 2분기 게임 사업 론칭, 글로벌 신인 4팀 데뷔 예정, NFT JV 설립 완료에 따른 비즈니스 가시화가 전망된다”며 “위버스와 V라이브의 통합, 지속적인 신인 아티스트 발굴 및 주력 아티스트 원천 IP를 활용하는 비즈니스 영역 다각화 등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같은 업종에서도 서로 다른 생존전략으로 창사 이래 최대의 매출을 올리기도 하고, 잘나가는 옆집을 보며 울상을 짓기도 한다. 하지만 어제 비가 왔다고 해서, 오늘도 비가 내리리란 법은 없다. 오늘 비가 내리면 내일은 태양이 밝게 뜨듯이, 과거를 본보기 삼아 더욱 높이 날아오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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