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타투이스트 노바디타투(nobodytattoo)
사진 = 타투이스트 노바디타투(nobodytattoo)

 

[CEONEWS=오영주 기자] 타투에 대한 편견과 오해는 이제 사라졌다고 봐도 괜찮지 않을까? 적어도 MZ 세대에게는 그런 것 같다. 길거리를 걷다 보면 타투를 새긴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으며, 특히 2030 젊은 층의 인구에서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진다. 아름답고 세련된 디자인들도 많아 예술작품을 바라보듯 편안하게 타인의 타투를 바라봐주는 시선도 생기고 있다. 

타투는 모두가 알듯이 피부에 새기는 그림이다. 그 자체로 사람이 나타내고 싶은 무언가를 다양하고 무궁무진하게 표현해주는 하나의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그러한 만큼 타투의 장르는 세분화되고 다양해졌는데, 가장 크고 익숙한 틀로는 이레즈미, 올드스쿨, 블랙앤 그레이 등이 있다. 이레즈미 스타일은 일본 우키요에 그림을 베이스로 그려져 인체에 어우러지게 디자인된 스타일이고, 올드스쿨은 서방의 선원들이 새기는 그림들로 시작된 스타일이다.

다만, 현대에 이르러 타투 머신의 발전으로 보다 세밀하고 정교한 작업 표현이 가능해졌는데, 기존 장르에서 파생되거나 새롭게 등장한 것들도 많다. 타투이스트 노바디 타투(nobodytattoo)는 “기계의 발전에 따른 타투이스트들의 꾸준한 테크닉 향상, 다양한 예술적 영감을 통한 장르의 확장으로 그 경계가 무너지고 다양성을 띠어가고 있다”면서 “‘타투의 장르’라는 것도 점점 허물어져 간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그와 함께 타투와 그림에 관한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Q. 먼저 구독자분들께 본인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현재 홍대에서 활동 중인 대한민국 타투이스트입니다. 제 타투 장르는 현재 어느 장르라고 딱 정할 수 없지만, 오리엔탈 스타일 기반에 비비드한 컬러감을 사용하여 용을 주제로 도안을 그리고,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저는 현재 추구하는 장르를 ‘뉴 오리엔탈’로 지칭하고 있습니다.

Q. 타투에는 다양한 스타일이 존재하는데, 여러 가지 타투 장르에 대한 생각이 궁금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장르를 명확하게 나눌 수 없는 부분부터 타투 장르의 경계는 이미 허물어져 가고 있고, 타투이스트 ‘각자의 개성’이 ‘장르 그 자체’라 생각합니다. 저를 포함한 업계의 많은 타투이스트들이 개인의 개성을 살려 본인 만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그러한 노력이 본인 작업의 가치를 높이고, 개성 있고 고유한 그림을 원하는 고객들 관점에서도 타투 작업에 관하여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저 또한 자신의 색깔을 다듬어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 여전히 고민하고 발전 시켜 나가려 항상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진 = 노바디타투(nobodytattoo)의 작품 도안
 사진 = 노바디타투(nobodytattoo)의 작품 도안

 

Q. 본인의 타투 작업 주체를 ‘용’으로 선택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요?

용이란 매개체가 주는 상징성 때문입니다. 용은 세계에 전반적으로 널리 퍼져 있어 대중적인 접근이 가능한 주제라 생각했습니다. 더불어, 존재하지 않는 무언가를 저만의 스타일대로 디자인할 수 있기 때문에 제 가치관과도 여러 부분에서 부합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그리고 있는 용들은 모두 서로 다른 고유의 것으로 얼굴 부 눈, 코, 입과 몸통의 형태, 다리의 형태, 등 갈기, 불꽃 문양까지 모든 것이 다르고, 디자인 또한 계속해서 변화하고 진화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용이란 대상을 정하고, 그려나가다 보니 어느새 제가 추구하는 타투 스타일이 다듬어져 가는 것 같습니다.

Q. 본인이 추구하는 스타일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베이스는 오리엔탈 스타일의 그림이지만 색상은 비비드한 색감을 주로 사용하고 있고, 용을 주제로 한 다양하고 독특한 디자인도 여럿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스타일을 추구하는 이유는 저만의 개인적인 취향에 있습니다. 평소 비비드한 컬러감을 좋아하고 존재하지 않는 대상에 대해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동안 제게 쌓여왔던 개인적 취향이 제 작업에도 많이 반영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를 찾아주시는 손님들의 경우, 많은 용 디자인을 찾아보다가 저의 디자인이 다른 용에 비해 한결 부드럽고, 색감이 개성 있어 문의하셨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렇게 제가 그린 그림에 매료돼 찾아와 주시는 손님들을 보면, 큰 보람을 느낍니다. 또 제 색깔이 투영된 그림들을 작업할 때 직업적 만족감도 크게 느낍니다. 

 

사진 = 노바디타투(nobodytattoo)의 작품 도안
사진 = 노바디타투(nobodytattoo)의 작품 도안

 

Q. 타투 (Tattoo)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말씀해 주세요.

타투는 언젠간 사라질 그림입니다. 타투라는 것은 영원히 자신의 몸에 새겨지지만 반대로 영원하지 못한 그림입니다. 사람의 기대수명은 기껏해야 80세 정도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타투라는 것이 개인에게 더욱 특별하게 다가오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러한 상징성 때문에라도 타투는 예술에 가까워지고, 그 방향이 무한하게 퍼져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21세기 타투이스트들은 20세기 타투이스트들의 ‘그림을 새기는 행위’를 뛰어넘어, 한 단계 넓은 영역으로 자신들의 예술적 가치를 독창적으로 표현하고, 그것을 점점 더 대중에게 내비쳐 보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타투로 표현할 수 있는 예술적 가치를 위해 항상 부단히 노력할 것입니다.

Q. 마지막으로 독자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타투라는 변화하고 발전해 나가는 하나의 문화, 예술의 변화를 좀 더 마음 편하게 받아들이고 즐기는 것도 이젠 자연스러운 생활의 일부분이 되어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타투가 단순한 그림을 넘어 예술에 가까워질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많은 작업자들의 노력뿐만 아니라 타투를 수용하고 즐기고 받아들이는 모든 사람들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생명체 중에 인간만이 스스로 고통을 감내하는 타투를 합니다. 타투에는 많은 의미가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지만 그것은 분명 지극히 개인의 자유의지가 투영된 행위라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게도 타투는 그림 이상의 의미를 주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CEONEWS는 국제 의료 NGO ‘한국머시쉽‘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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