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금리 인상 호재만은 아니다

엄금희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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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EONEWS=엄금희 논설주간] 뉴욕 증시가 순조롭지 못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이르면 3월부터 세 차례부터 일곱 차례까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1월 18일 현재 다우지수는 약 1% 하락했고 스탠더드 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2% 하락했다. 나스닥 지수는 5% 하락했고 거래량 변동도 심하다. S&P 500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나스닥 지수는 최고점 기준 10% 이상 하락했다.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가능성, 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 바이러스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는데 증시는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연준의 테이퍼링, 자산매입 축소와 금리 인상 예고 등 외부 요인이 나타났을 때도 투자 심리는 줄어들지 않았다. 오미크론 변이의 등장과 확산으로 주가가 하락세를 보일 때에도 투자자들은 급락장에 몰려들었다.

지금까지 '0'(제로) 금리에 가깝게 자본을 가용해온 기업들에게 있어 금리 인상은 재정상황에 어려움을 가져다줄 수 있다. 이럴 경우 지난해처럼 잇따랐던 고수익 실적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고, 이는 주식시장의 하락세로 이어질 수 있다.

인플레이션은 지난해 12월 기준 7% 수준이기 때문에 이를 가라앉히기 위한 금리 인상이 거듭될 전망이다. 이에 연준이 어느 정도까지 금리 인상을 추진하느냐를 주시해야 한다. 반대로 이것은 연준이 시장 반응을 살피면서 금리 인상 계획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기업의 높은 실적이 계속 이어진다면 투자심리가 이어져 정치, 코로나, 인플레이션 이슈로 인한 잡음을 잠재울 수도 있다.

팩트셋리서치 전망에 따르면 분석가들은 S&P 500 소속 기업들의 수익이 지난해보다 10%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2021년 예상 이익 성장률이 코로나19 팬데믹, 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저점 대비 45%이었던 점에 비하면 크게 둔화된 것이지만 무시할 수준은 아니다.

뉴욕 증시 주요 지수는 1차 코로나19 파동이 미국 경제를 마비시킨 직후 20% 이상 하락했다. 하지만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호조를 보였고, 이어 백신 접종 확산과 기업들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주가는 다시 급등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기록을 수차례 세웠다. 수많은 변수와 위기 요인을 맞닥뜨리고 있지만 시장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주 선제적으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25%로 인상함에 따라 KB ·신한·우리·하나·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이 이번 주 들어 모두 예·적금 금리를 상향 조정했다.

1월 19일 현재 NH농협은행은 이날부터 예·적금 금리를 기존보다 최대 0.40% 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

일반 정기예금(이하 1년 만기 기준)이 연 0.95%에서 1.20%로, 큰 만족 실세예금이 1.15%에서 1.40%로 각각 0.25% 포인트 오른다.

정기적금은 1.20%에서 1.45%로, 상호부금은 1.15%에서 1.40%로 상향 조정되며, 자유로 우대 학생 적금은 1.30%에서 1.70%로 0.40% 포인트 인상된다.

KB국민은행도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국민 슈퍼정기예금 등 정기예금, 시장성예금 17종 및 KB 두근두근 여행적금 등 적립식 예금 20종의 금리를 1월 20일부터 최고 0.40% p 적용한다.

KB국민은행의 비대면 전용 상품인 KB 반려 행복 적금의 경우 3년 만기 기준 최고금리가 연 3.35%로 변경되며, KB 더블 모아 예금은 1년 기준 최고 연 2.05%로 변경한다.

앞서 다른 시중은행들도 수신 금리를 인상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1월 17일부터 예·적금 금리를 일제히 올렸고, 하나은행이 뒤이어 18일부터 수신상품 금리를 올렸다. 농협은행과 국민은행이 수신금리 인상에 동참하면서 5대 주요 시중은행 모두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하게 됐다.

한국은행은 지난 1월 14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00%에서 1.25%로 0.25% 포인트 인상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금융 주가 탄력을 받고 있다. 그러나 카카오뱅크(42,400 -2.08%) 만은 신저가를 뚫고 있다. 다음 달 보호예수 물량도 일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별다른 성장 모멘텀, 동력이 없다는 점에서 당분간 주가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다.

1월 19일 한국거래소를 보면 카카오뱅크는 전날 1800원(3.39%) 하락한 4만 33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7일 이후 8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주가는 총 22.68%나 빠졌다.

반면 KB금융과 신한지주는 각각 0.82%, 0.13% 소폭 올랐다. 하나금융지주도 0.78% 상승 마감했다. 특히, KB금융은 전날 코스피 보통주 10위를 기록했다.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시총 15위였지만, 5계단이나 오른 셈이다. 지난 11일 2018년 3월 30일 이후 종가 6만 원을 돌파했고, 지난 14일엔 장중 6만 3000원까지 오르면서 신고가를 경신한 결과다.

금융 주에는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외국인들이 대거 유입됐다. 외국인들은 올해 들어 KB금융의 주식 492억 1526만 원어치를 사들였다. 신한지주도 368억 4173만 원어치를, 하나금융지주도 420억 5068만 원어치를 각각 순 매수했다.

금리 모멘텀을 기대하며 외국인들은 올해 들어 2주 동안 국내 은행 주를 약 8620억 원을 순 매수했다. 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1.25%로 인상했고, 미국의 금리 인상 예상 시점이 빨라지고 있고 금리 인상 폭 확대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국내 기준금리 인상 예상 횟수도 더 상향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단한다. 기준금리 인상은 은행 순이자마진(NIM)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은행 이익 추정치를 추가 상향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반면 외국인은 카카오뱅크 주식을 연초부터 대거 팔아치우고 있다. 올 들어 외국인은 총 823억 1312만 원어치의 카카오뱅크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와 관련 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로 고 밸류 주식들의 주가 약세가 지속되면서 카카오뱅크도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공매도 물량이 지난주에만 약 3400만 주로 대폭 확대되고 있다.

케이뱅크의 상장 가능성이 대두되고, 테크 주식이 조정된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는 올해 초 주요 증권사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입찰제안서(RFP)를 발송하면서 기업공개(IPO)에 돌입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1분기 비대면 주택 담보대출 상품을 선보이고, 개인사업자를 포함한 기업 대출 시장에도 진출한다. 카카오뱅크가 비대면 주택 담보대출을 출시하더라도 시장에 주는 파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비대면 주담대도 설정된 가계대출 증가 목표 범위 내에서 증가시킬 수 있고, 지난해 말 중저신용자대출도 20%로 목표치(25%)를 달성하기 위한 부담도 적지 않을 것이다.

이준실 시인의 '이 나이 때쯤 이면'의 시 중에 '보이는 게/전부가 아니라는 것을/아주 조금 아는 것 같아/그래도 다행이다'란 구절을 생각나게 하는 경제이다. 금리 인상에 인플레이션과 투자 심리, 주가의 변동에도 희비의 쌍곡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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