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BO: 인수할 기업의 자산·향후 현금흐름 담보로 은행 돈 빌려 기업 인수
마이데이터: 개인신용정보 활용해 맞춤형 금융 서비스 제공

쌓여있는 돈 이미지(사진=픽사베이)
쌓여있는 돈 이미지(사진=픽사베이)

[CEONEWS=최재혁 기자] 경제 뉴스를 보다 보면 당최 알 수 없는 말들로 가득하다. 영어와 한국어가 섞여있고, 간혹 프랑스어나 라틴어가 합성되기도 한다.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신조어는 끊임없이 튀어나오는데, 쉴 시간도 없는 시민들에게 ‘단어 공부’는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준비했다. 최재혁 기자의 쏙쏙 들어오는 '시경용사(時事·經濟 用語 事典의 줄임말)'는 어느 시기에 유독 자주 쓰이는 알쏭달쏭한 시사·경제 용어를 별도의 공부 없이 손쉽게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미국 오하이오 주 벨프레(Belpre)에 위치한 크레이튼사 SBC 생산 공장 모습(사진=DL케미칼)
미국 오하이오 주 벨프레(Belpre)에 위치한 크레이튼사 SBC 생산 공장 모습(사진=DL케미칼)

국내 최초로 LBO 방식 사용한 DL케미칼

DL케미칼이 국내 최초로 미국 상장사를 차입매수 방식으로 인수한다고 12월 27일에 밝혔다. DL케미칼은 2021년 9월 인수를 확정한 미국 '크레이튼(Kraton)'의 인수금융 확보를 위해 지난달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9억 5,000만 달러, 한화로 약 1조 1,200억 원을 확보한 데 이어 12월 20일 한국수출입은행과 KDB산업은행으로부터 8억 5,000만 달러, 한화로 약 1조 원 규모의 금융 약정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DL케미칼은 인수 발표 두 달 반 만에 자체 보유한 현금을 포함, 3조 원의 인수자금을 모두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마음에 쏙 드는 물건이 있어도 지금 당장 돈이 없어 사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내 신용을 담보로 한 신용카드를 통해 할부 결제를 진행한다. 그렇다면 개인이 아닌 기업은 어떨까?

기업을 인수·합병하길 원하지만, 자기자본이 부족해 주저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자기자본이 부족하다고 인수·합병이 불가능한 건 아니다. 인수할 기업의 자산이나 향후 현금흐름을 담보로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려 기업을 인수하는 기법인 'LBO(차입매수, Leveraged Buyout)'를 사용하면 된다. 

LBO 방식은 피인수 기업의 가격이 높고, 인수기업이 충분한 현금 자원을 보유하지 못한 상황과 자기자본의 투자 비율을 낮춰 높은 투자 수익률을 달성하게 해주는 등 뚜렷한 장점이 있다. 그러나 자기자본 비율이 낮은 인수·합병의 결과가 좋지 않을 때 인수기업은 생존에 커다란 위협을 느낀다. 

DL케미칼은 LBO 금융에 정책금융기관을 통해, 확보한 인수금융을 접목하는 방식을 택했다. DL케미칼은 "금융비용뿐만 아니라 크레이튼의 부채비율까지 낮춰 재무 건전성 균형을 유지하는 선진 금융기법을 글로벌 인수·합병 시장에 선보였다"고 강조했다.

DL케미칼은 세계 금융시장의 빠른 자금 확보를 위해 지난 11월 미국에서 수십여 곳의 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로드쇼를 진행했다. 평균적으로 모집액의 두 배가 넘는 주문을 받으면 성공적인 거래로 평가되는데, 이 투자에는 무려 네 배가 넘는 자금이 몰리면서 유리한 금융 조건을 확보했다.

이는 크레이튼 인수 시너지를 인정받은 것과 더불어, 지난해 카리플렉스 인수 시 보여준 빠른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세계 금융시장의 신뢰를 확보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나은행 마이데이터 서비스 광고(사진=하나은행)
하나은행 마이데이터 서비스 광고(사진=하나은행)

마이데이터 통해 '맞춤형 통합 자산관리' 시대 열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개인의 신용 정보를 활용해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12월 1일부터 시범 운영 중이다.

마이데이터는 시민이 자신의 데이터를 직접 관리하고 주체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한 제도다. 각종 기관과 기업에 분산된 자신의 정보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고, 업체에 자신의 정보를 제공하며 맞춤 상품과 서비스를 추천받는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전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현재 유럽연합(EU)은 선도적으로 마이데이터 사업을 이끌며, 2016년에는 고객의 데이터뿐만 아니라 금융상품의 정보까지 제삼자에게 API로 제공하도록 하는 오픈뱅킹 제도를 도입했다. 복잡한 금융상품 정보를 일일이 확인할 필요 없이, 쉽고 편하게 금융상품을 비교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국내에서는 6개 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기업)을 비롯해 3개 금융투자사(키움·하나금융투자·NH투자증권), 5개 카드사(신한·국민·하나·BC·현대), 2개 핀테크·IT 사(뱅크샐러드·핀크)가 마이데이터 시범 사업에 참여했다. 나머지 마이데이터 사업자 16개 사는 관련 시스템·앱 개발을 거쳐 내년 상반기 중 참여한다.

각 업체는 많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아 마이데이터 사업을 선점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마이데이터 서비스의 특성상 소비자가 업체를 결정하면, 한 곳에서 충분히 각종 금융 정보를 얻을 수 있어 다른 업체로 갈아탈 유인이 줄어든다. 기업들이 타사와 차별점을 강조하는 동시에 경품 행사 등 각종 이벤트를 진행하며 고객 유치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은행권은 마이데이터 사업에 가장 적극적으로 뛰어들며 '맞춤형 통합 자산관리'로 경쟁을 펼친다. 

신한은행 머니버스 광고 모습(사진=신한은행)
신한은행 머니버스 광고 모습(사진=신한은행)

우선 신한은행은 모바일 앱인 쏠(SOL)에 '머니버스'를 출시했다. ▲여러 회사에 분산된 개인신용정보를 한 번의 인증으로 최대 50개 회사의 정보를 수집해 금융 정보 통합조회 ▲자산‧재무 분석 ▲소비‧지출 관리 ▲목표관리 ▲개인화 상품 추천 등을 제공한다. 

KB국민은행은 ▲내게 맞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자산관리 서비스' ▲소비패턴 분석 진단을 통한 더 나은 소비생활을 제안하는 '지출관리 서비스' ▲더 나아지는 나만의 금융 습관 메이커, Better Me '목표 챌린지' ▲다양한 실물자산부터 신용관리를 더 쉽게 관리하는 '금융 플러스' △집단지성 활용 자산관리 서비스 '머니 크루' ▲목표 달성을 지원하는 자산관리 시뮬레이션 서비스 '이프유' 등을 제공한다.

하나은행은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를 일반 고객에게 확대해 자산관리와 외환 투자 컨설팅을 시행한다. 

그러나 시행 초기인 만큼 서비스가 자리 잡을 때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개인 자산 정보가 실시간으로 오가는 인프라 구축이 부족하고, 현재 은행, 카드, 증권사에 있는 개인정보만 활용하는 점도 개선이 필요하다. 마이데이터 사업 참여 업체들은 금융 정보에 통신과 의료, 쇼핑 등 다른 분야의 정보가 결합해야 소비자 편익을 위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가 아무리 개발을 잘해도 제휴 상대방 기관에서 시스템이 마련돼 있지 않으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애초에 의도대로 '내 금융 정보'를 전부 가져와서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지금은 시범 서비스 기간이라 이용자들도 이해하는 것 같지만 정보 제공기관 자체가 많지 않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데이터 품질 정제가 필요하다는 점은 정식 서비스 출범까지는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전했다.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금융위원회의 IT 위험성 점검을 마치고 내년 1월부터 정식 서비스된다.
 

CEONEWS는 국제 의료 NGO ‘한국머시쉽‘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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