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일부 사업부 인수 이어 지분 100% 매입

이해욱 DL그룹 회장(사진=DL그룹)
이해욱 DL그룹 회장(사진=DL그룹)

[CEONEWS=최재혁 기자] DL그룹 이해욱 회장이 미국의 대형 화학회사인 크레이튼(Kraton)을 약 2조 원에 인수한다. DL케미칼은 27일 이사회를 열고 크레이튼 지분 100%를 주당 46.5달러, 총액 16억 달러, 한화로 약 1조 8,900억 원에 인수하기로 의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자세한 인수 과정은 업계에 따르면, DL그룹의 석유화학 자회사인 DL케미칼이 크레이튼 경영권 지분을 기업가치 기준 25억 달러, 한화로 약 2조 9,500억 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부채를 포함한 금액으로 DL케미칼의 실제 인수가는 16억 달러, 한화로 약 1조 8,800억으로 책정됐다고 DL케미칼 측은 전했다. 이와 함께 DL케미칼은 크레이튼에 약 50%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인정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이번 투자가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깜짝 인수'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크레이튼의 작년 매출은 15억 6,315만 달러, 한화로 약 1조 8,400억 원으로, DL케미칼의 작년 매출 8,134억 원을 두 배 이상 웃돈다. 이해욱 DL 회장이 통 큰 결정을 두고, 그룹의 중심축을 건설에서 석유화학으로 이동시키기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DL그룹은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로 대규모 투자를 준비해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배구조 개편이 완성되면 DL그룹이 그동안 소극적이던 석유화학 부문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견됐다"면서 "DL그룹은 카리플렉스 사업부 인수 직후부터 크레이튼 회사 전체를 인수하는 방안을 고민해왔다"고 설명했다.

미국 휴스턴에 본사를 둔 크레이튼은 고부가가치 기능성 제품을 제조하는 글로벌 석유화학 기업이며, DL그룹이 지난해 3월 5억 3,000만 달러, 한화로 약 6,200억 원에 인수한 카리플렉스의 모회사다. 크레이튼은 폴리머와 케미칼 2개 사업부로 구성돼 있으며 미국·유럽 등 전 세계 주요 시장에서 14개 생산공장과 5개 연구·개발 센터를 운영 중이다.

이와 함께 DL케미칼은 크레이튼 인수를 통해 해외 기술 및 수입 의존도가 높았던 핵심 소재의 국산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김상우 DL케미칼 부회장은 "소수의 기술 선진국이 글로벌 공급망을 독점해온 핵심 기술의 국산화와 함께 고성장세를 이어가는 아시아 시장에 대한 투자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며 청사진을 그렸다.

DL그룹의 크레이튼 인수는 내년 상반기 안에 마무리될 전망이다. 인수 자금은 DL케미칼 자체 보유 현금에 대출·투자 등 인수금융을 통해 조달된다. 앞서 DL케미칼은 지난해 6월 크레이튼의 수술 장갑용 합성고무 사업 부문인 카리플렉스의 브라질 공장 증설 작업을 마무리했다.

DL케미칼은 28일 미국 석유화학기업 크레이튼을 2조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오하이오주에 있는 크레이튼 공장(사진=DL그룹)
DL케미칼은 28일 미국 석유화학기업 크레이튼을 2조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오하이오주에 있는 크레이튼 공장(사진=DL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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