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케이프 전경, 사진=최종원 기자)

사우스케이프의 힐링 포인트

[CEONEWS=최종원 기자] '하늘을 나는 듯 경쾌하게'라는 느낌을 형상화한 '볼란테(Volante)'는 이곳에서 느낄 수 있는 궁극의 힐링 중, 첫 번째 힐링 포인트인 '소리'와 연결된다.

스피커의 위치, 흡음, 의자 배치 하나까지 전문가의 조언을 들은 뮤직 라이브러리에 앉아서 남해의 아름다운 바다를 보고 있다. 웨스턴 일렉트릭(Western Electric) 스피커와 진공관 앰프가 재현해 내는 그리그: 페르귄트 모음곡(Grieg: Peer Gynt) 중 '산속 마왕의 전당에 (In der Halle des Bergknigs)'같이 경쾌한 곡이나 '솔베이그의 노래(Solveigs Lied)' 같은 곡을 들으면서 짙은 향의 커피와 함께하고 있자니 천상의 계단을 걷고 있는 느낌이다.

두 번째 힐링은 '자연과 동화되어 있는 건축물의 조화'이다.

남해의 아름다운 곳에 상당한 자금을 들여서 골프 & 리조트를 기획한 사람은, 타임(TIME), 시스템(SYSTEM), 마인(MINE) 등 토종 패션브랜드를 키워온 한섬의 (前)정재봉 회장이다. 과연 패션 인으로서 남해에 어떤 옷을 입히고 싶었을까? 

이곳을 처음 방문한 고객을 무심한 듯 받아주는 의자마저도 영국의 작가 톰 프라이스(Tom Price)의 멜트다운 체어이고 프론트데스크 앞에 있는 것도 이탈리아 브랜드 'B&B Italia'의 엔리코 마로네 신차노(Enrico Marone Cinzano)의 작품이다.

리니어 스위트룸마다 놓여있는 소파들은 모두 프랑스 명품가구 브랜드 리네 로제(Ligne Roset)의 제품이거나 이완&로낭 부룰렉(Erwan&Ronan Bouroullec) 형제의 플럼소파를 비롯해 잉가 상페(Inga Sempe), 파스칼 모르그(Pascal Mourgue), 더그 앤 안베드(Dgg & Arnved) 등 유명 가구 작가들의 작품이 방마다 다른 표정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은 듯 놓여있는 작품들이 사우스케이프가 추구하는 가치를 우회적으로 대변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여느 프라이빗 골프장처럼 화려하거나 웅장하지 않은 클럽하우스가 있다. 특이하게도, 네모난 천정으로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오픈 로비를 통해서 그 웅장함을 대신하고 있다. '하늘을 담은 클럽하우스' 이보다 더 높고 웅장함이 있을까.

골프 코스 언덕에 자리하고 있는 각기 다른 설계의 빌라들도 자연 속의 일원 인양 한 폭의 그림으로 다가온다. 주변 경치가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각종 CF나 화보 촬영장소로 주목 받고 있다.

(뮤직라이브러리, 사진 제공= 사우스케이프)

세 번째 힐링은, 사우스케이프 스파앤스위트만의 '예술 같은 음식'이다. 

조리 팀장과 이야기하면서, 메뉴에 대해서 철저하게 연구하고 준비하는 모습이 많이 느껴진다. 젊은 조리사들로 구성된 주방에서는 제철 식자재를 찾기 위해서 삼천포 어시장, 단항, 미조항 등 남해의 재래시장을 다니면서 매달 지역 특산물을 이용한 메뉴를 개발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청정지역에서 생산되는 굴, 가리비, 바지락, 홍합, 전복 등 해산물과 매일 어획되는 생선들 그리고 해풍을 맞고 튼튼하게 자란 한우를 이용한 요리 등 특산물 본연의 맛을 담아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Q. 사우스케이프의 '힐링과 같은 요리'에 대한 철학이 있다면?

A. 요리에 대한 열정과 자부심으로, 주기적이고 능동적인 시장조사와 서로 간의 정보공유 체재를 통해서 주간 단위로 신메뉴 개발 및 테스트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또한, 재료 본연의 맛을 잘 유지하면서도 좋은 맛을 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철학이자 특징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사우스케이프의 레스토랑은 고객에게 어떤 공간이 되고 싶나?

A. 넓은 바다 위 신비로운 일출과 별과 달이 환하게 수놓는 남해 밤하늘, 이런 천혜의 경관과 절묘한 조화를 이룬 호텔과 건축물들은 자연 안에서 바다 내음 가득한 음식을 먹는다면 이 자체가 Healing이 아닐까요? 이곳을 찾아 주시는 고객에게 이런 '낭만적인 치유의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시그니처 메뉴인 남해 한우, 사진=최종원 기자)

자연 그대로의 작품

마지막 힐링은, 이런 멋진 곳에서의 ‘라운드’이다. 

새로운 자연주의를 개척하고 있는 카일 필립스(Kyle Phillips)는 자연적 특징뿐만 아니라 그 위치와 역사에서 유래 된 고유한 성격을 가져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유럽피언 투어인 Alfred Dunhill Links Championship을 개최하고 있는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의 킹스반스 골프 링크스(18위), 프랑스 모르퐁테인 골프클럽(28위), 스페인 발데라마CC(43위) 등 이미 세계 100대 코스 순위에 여러 작품을 올리고 있는 링크스 골프 코스 설계의 대가이다. 

이곳은 그동안의 작품을 뛰어넘는 듯하다. 18홀 중, 바다를 볼 수 있는 홀이 11개이고 바다를 따라 흐르는 홀이 6개, 바다를 건너서 그린을 공략해야 하는 홀이 4개나 된다. 먼저 남해의 바다, 섬, 산과 골짜기들이 어우러지는 이 코스는 억지로 만든 홀이 단 하나도 없다. 제한된 자연에 설계한 것이 아니라 설계된 대로 자연이 생긴듯하다. 페어웨이는 켄터기블루, 러프는 귀신의 풀이라고 하는 페스큐, 그린은 벤트그라스를 심었다. 감탄사를 연발할 수 밖에 없는 코스 관리 상태를 보니 오너가 이 코스에 얼마나 애착을 가졌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PAR 4, 1번홀 사진=최종원 기자)

티그라운드에서 바라보는 전망이 아찔하다. 궁극의 힐링을 할 수 있는 사우스케이프 아닌가. 눈 앞에 펼쳐진 남해와 섬들을 가슴에 담아두고 싶다. 

이제 사우스케이프 대장정을 나선다. 그린까지의 내리막도 심하지만, 페어웨이 폭도 좁고 바다와 맞닿은 홀이기 때문에 바람의 영향도 많다. 첫 홀이지만 편안함이란 없다. 자연과의 동행이라 생각하고 바람의 결을 인정하는 티샷이 요구된다. 세컨샷 지점에서 그린까지는 150m 안팎이 된다. 내리막 공략에서는 지면의 경사와 몸의 기울기를 일치시켜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쉽게 탑핑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찰랑거리는 남해와 가장 가까운 곳의 그린에서 다시 뒤를 돌아본다. 너무 아름다워서 다음 홀로 넘어가기 싫어지는 건 나뿐만이 아닐 듯. 

(PAR 5, 5번 홀 사진=최종원 기자)

카일 필립스의 코스 설계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이지만, 눈앞의 풍광 때문에 공략할 수 있을까 싶다. 5번 홀은 세컨 샷을 얼마나 잘 다루느냐에 따라서 그린 적중률이 판가름 날 수 있다. 티샷을 중앙에 잘 보내더라도 그린까지는 상당한 거리기 때문에 투온 시도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우드를 잘 다루는 골퍼라면 과도한 드로우가 걸리지 않게 해서 바위 앞의 벙커를 보고 과감하게 질러보자. 언제 또 와 보겠나!

아마추어 골퍼들은 드라이버 비거리뿐만이 아니라, 각각의 아이언과 유틸리티, 우드의 비거리를 잘 알고 있어야 한다. 특히, 웨지 (48도, 52도, 56도)의 백스윙 크기(7:30, 9:00, 10:30)에 따라서 9가지의 거리를 파악하고 있다면 훨씬 더 핀을 공략하기 쉬워진다. 

사우스케이프의 절대적인 시그니처 홀

(PAR 3, 시그니처 홀 사진=최종원 기자)
(PAR 3, 시그니처 홀 사진=최종원 기자)

국내 골프 코스 순위를 결정하는 선정위원들이, 세계 1위 코스인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의 코스가 연상된다고 할 정도로 멋진 홀이다. 우선, 블랙티는 200m 정도로 세팅이 되어있다. 블루티도 180m, 화이트티로 와야 150m 샷을 할 수 있다.

바다를 가로질러서 약 150m 이상을 보내야 한다는 생각은 몸을 경직되게 할 수 있다. 샷을 하기 전, 자신만의 루틴으로 충분하게 연습 스윙을 여러 번 하는 것이 좋다. 우리는 이미 이 정도의 샷은 수백만 번의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왔지 않은가. 그러니, 운에 맡기자.

(PAR 5, 18번 홀 사진=최종원 기자) 
(PAR 5, 18번 홀 사진=최종원 기자) 

라운드를 정리하면서 맞이하게 되는 par 5 18번 홀, 좌측으로 펼쳐져 있는 남해와 자연과 어우러진 클럽하우스, 빌라들이 나를 반기는 느낌이다. 이번 홀은 티그라운드에서의 착시현상을 주의해야 한다. 공이 떨어지는 IP 지점부터 내리막이 시작되는 곳이라서, 클럽하우스나 빌라의 특정한 방향으로 정확히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두 번째 샷은 가능하면 우측으로 밀리지 않게 해야 한다. 거리가 멀어지는 손해도 있겠지만, 세 번째 샷을 좀 더 정확하게 하기 위함이다.

전체적인 코스의 관리 상태, 그린의 빠르기는 국내외 메이저 대회를 유치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 코스 설계자인 카일 필립스의 작품, 바닷가에 조성되어 있지만, 생각보다 넓은 덕분인지 많은 샷을 하면서도 페어웨이가 공을 잘 받아주는 포근함이 느껴졌다. 남성적이지만 세심한 마음의 젠틀맨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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