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과 인간의, 종 뛰어넘는 사랑

영화 '아임 유어 맨' 포스터

[CEONEWS=최재혁 기자]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이 세기의 바둑 대결을 펼친 지 벌써 5년이 지났다. 알파고는 당대 최고의 바둑 기사인 이세돌을 상대로 4승 1패를 거두며,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세기의 대결로 인해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커져 자율 주행 자동차, 음성인식 전자제품 등 다양한 인공지능 제품이 만들어지고 있다. 만약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해 내게 딱 맞는 인공지능 로봇이 생기면 어떨까? 내 성격, 감정 등을 파악한 맞춤형 로봇이 등장해, 나를 사랑해주면 어떨까? 영화 '아임 유어 맨'은 이런 발칙한 상상을 토대로 인간과 인공지능의 사랑을 이야기한다. 

알마와 톰의 첫만남(사진=영화 '아임 유어 맨' 스틸샷)

오직 나만을 위한 맞춤형 인공지능

'아임 유어 맨'의 여자 주인공 '알마'는 하루의 피로를 풀기 위해 자주 가는 바를 찾았다. 쓸쓸함에 젖어 혼자 적적하게 술 마시던 알마의 눈에 한 남자가 들어온다. 어떤 여자가 봐도 매력적인 조각 같은 외모에 길쭉한 팔다리를 소유한 남자. 알마는 넋이 나간 듯 남자를 뚫어지게 쳐다보는데, 순간 남자가 고개를 돌려 눈이 마주쳤다. 빤히 쳐다보던 게 부끄러워 급작스레 고개를 돌렸지만, 저 멀리서 알마를 알아본 남자가 걸어온다. 남자는 알마에게 말을 걸었고, 알마는 외모만큼 성격도 좋은 남자에게 순식간에 반해버렸다. 분위기에 취하며 함께 춤을 추던 둘은, 갑작스런 남자의 이상 행동으로 자리를 파하게 됐다. 톰의 이상 행동은 마치 기계가 고장 난 듯해, 알마에게 찝찝함을 남겼다.

완벽한 외모와 성격의 소유자인 남자는 바로 '톰'이다. 톰은 사용자 행복을 위해 맞춤 설계된 휴머노이드 인공지능 로봇이다. 톰은 사용자 취향에 맞는 외모, 목소리, 억양으로 디자인되며, 사용자와 다양한 대화를 통해 스스로 개선해나가며 ‘완벽한 파트너’로 거듭난다. 우리가 한 번쯤 상상해볼 '내 맞춤형 애인', 즉 이상형 인공지능 로봇이라 할 수 있다. 

알마는 며칠 전 주변 권유에 어쩔 수 없이 등 떠밀려 '맞춤형 휴머노이드 인공지능 로봇' 체험단에 참가했고, 톰이 예고도 없이 찾아온 것이다. 완벽한 첫 만남과 다르게 톰의 정체를 알게 된 알마는, 로봇과 연애해야 한다는 사실에 매우 당황하며 톰에게 거부감을 드러낸다. 하지만 톰은 부정적인 반응을 본 체도 안 하며, 맞춤형 사랑을 전달하려 노력한다. 장미꽃과 촛불을 활용한 로맨틱 분위기와 집안 정리 등 사랑받기 위해 노력하지만, 알마는 여전히 인공지능 로봇에 거부감을 느낀다.

알마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장미꽃으로 분위기 연출하는 톰(사진=영화 '아임 유어 맨' 스틸샷)
알마의 친구가 톰의 동의없이 몸에 손대자, 거부 의사를 표현하는 알마(사진=영화 '아임 유어 맨' 스틸샷)

"난 인간이고, 넌 로봇이야"

거듭된 톰의 구애 끝에 알마는 서서히 사랑에 빠지기 시작한다. 둘은 함께 일하며, 놀러 다니고, 연인 간의 스킨십도 서슴없이 펼친다. 알마는 점점 자신의 마음을 사로잡는 톰을 인공지능 로봇이 아닌, 자신과 같은 사람으로 느끼게 된다. 알마는 톰과 함께 간 파티에서, 톰을 허락 없이 만지는 등 예의 없게 구는 사람에게 "톰을 막대하지 말아줘. 분명 그가 수치심 느낄 거야"라며 톰이 느끼는 감정을 이해하려 노력했다.

그런 알마에게 '현실 자각 타임'이 찾아왔다. 함께 잠자리를 보낸 후 아침 준비를 하던 알마는, 톰이 자신과 같은 인간이 아니라는 걸 새삼스레 깨닫는다. 알마는 침대에서 일어나 자연스럽게 하품하며 사람처럼 행동하는 톰에게 "밥 먹는 시늉만 하는 너에게 달걀을 삶아 주고, 혹여나 잠자리가 불편할까 봐 조심스레 침대 밖으로 나오는 등 너에게 하는 내 모든 성의를 넌 받을 수 없어. 결국, 난 인간이고, 넌 로봇이니까"라며 톰에게 이별을 선언한다.

톰에게 이별 선언하는 알마(사진=영화 '아임 유어 맨' 스틸샷)

종을 뛰어넘는 사랑

톰이 사라지자 알마는 빈자리를 체감한다. 아침을 차려 주고, 회사에서 힘들게 고생하고 돌아오면 좋은 말로 기분을 풀어주던 톰. 그와 함께 갔던 장소를 찾아가며 그리워하지만, 로봇과 사랑에 빠질 수 없다는 생각은 변하지 않는다.

알마는 우연히 자신과 같은 '맞춤형 휴머노이드 인공지능 로봇' 체험 중인 중년 남성을 만난다. 그는 인공지능 로봇과 껴안으며 "난 더 이상 바랄 게 없어요. 드디어 내 인생 행복을 찾았어요"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너무나 행복해 보이는 중년 남성의 모습에 알마는 자신을 돌아본다. 혹여나 톰에게 실수한 게 아닌지, 순간의 감정으로 인해 잘못된 판단을 한 게 아닌지.

집에 돌아온 알마는 '맞춤형 로봇 체험단' 후기를 적은 후 밖을 나선다. '맞춤형 휴머노이드 인공지능 로봇은 완벽히 제게 맞춰져 있어, 무서우리만큼 마음에 쏙 들어요. 하지만 인공지능 로봇으로 인해 거짓된 쾌락에 빠져 인간 사회는 파괴될 거에요. 그래서 저는 인공지능 로봇이 존재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부정적인 평가를 보냈다.

밖으로 나와 길을 걷는 알마는 갑자기 무언가 조급함을 보인다. 무언가를 황급히 찾으며 손을 덜덜 떠는 등 불안해하던 중, 분주하던 발걸음이 어느 시골집 앞에 멈춘다. 한 남자가 평상에 앉아있는 모습을 보고 알마는 반갑게 인사한다. "톰!"

로봇과 사랑할 수 없다는 알마였지만, 이미 톰을 열렬히 사랑하고 있었다. 톰은 "기다리고 있었어요"라며 알마를 껴안은 채 영화는 끝이 난다. 

'아임 유어 맨'은 인간과 로봇의 종을 뛰어넘는 사랑 이야기다. '이성만 사랑해야 하는가'라며 사랑의 다양성이 주장되는 요즘 시기에,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영화다. 인공지능 로봇과 인간의 사랑을 다룬 '아임 유어 맨'은 9월 16일부터 만날 수 있다.

톰과 재회한 알마(사진=영화 '아임 유어 맨' 스틸샷)
알마를 사랑스럽게 쳐다보는 톰(사진=영화 '아임 유어 맨' 스틸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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