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NEWS=강성은 기자] 팬데믹 시대다. 2019년 12월 처음으로 시작된 코로나는 급속도로 퍼졌다. 이 사람에서 저 사람으로, 급기야는 우리가 방심하는 새 에어컨 바람을 타고 무방비에 있던 사람들을 감염시켰다. 

한국의 흔한 50대 남성은 30년 동안 몸 바쳐 일한 대기업에서 받은 퇴직금으로 본인의 이름을 건 작은 술집을 하나 차렸다. 3년 전 차린 작은 술집은 보통 10시부터 본격적으로 사람들이 몰리는데 나라에서는 코로나 때문이라며 10시에 문을 닫으란다. 개성있는 매장 컨셉에 맛있는 안주가 일품인 그의 소중한 작은 술집은 매일 저녁부터 새벽까지 손님으로 가득 차 아르바이트생 두 명으로도 버거웠는데, 이제는 아르바이트 급여도 챙겨 주지 못할 만큼 손님이 줄어든 탓에 미루고 미루다 결국 아르바이트생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그러던 어느 날 드디어 코로나 백신이 등장해 한줄기 희망을 느꼈는데, 신은 우리에게 변이 바이러스를 하사했다.

순식간에 전 세계로 퍼진 코로나 앞에 요식업은 물론이고 해외여행도 금지됐다. 현대인들이 꿈꾸는 여행지이자 안식처인 해외 여행까지 코로나로 인해 좌절되자 우리는 점차 절망에 빠지기 시작 했다. 어쨌건 우리는 지루했던 일상을 벗어던지고 싶었기에 외국의 상공을 떠다니다 오는 순환선 상공패키지를 만들어 우울해진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래려는 시스템까지 개발했다. 

코로나는 많은 사람들의 축복 속에 행복하게 치러져야 할 결혼식에도 민폐를 끼쳤다. 초기에는 여차여차 하객들이 마스크를 쓴 채로 결혼식에 참여했지만 모양새가 영 아니었다. 더욱이 코로나 사태가 심해져 4단계로 접어듦에 따라 대부분의 신혼부부들은 기약 없이 결혼식을 미뤄야만 했다. 

코로나가 참 말썽이다. 인도의 한 커플은 코로나 규제를 피하고자 항공기 내에서 결혼식을 치르는 해프닝까지 벌였다. 하객들의 대다수가 마스크를 쓰지 않았기에 인도의 경찰 당국은 방역지침을 어겼다고 판단했다. 결국 해당 승무원들이 모두 정직을 당하는 것으로 사건은 마무리 됐다. 

안전불감증이었던 인도 커플의 이야기를 들으며 마냥 남일 같이 느껴지지 만은 않는다. 결혼식이 절실했던 한 부부가 머리를 맞대고 고심한 끝에 생각해낸 번뜩이는 아이디어라며 서로를 얼싸안았을 것을 상상하면 행복한 결혼식 날 경찰에게 주의를 받아 얼마나 마음이 상했을지 안쓰러운 마음마저 든다. 남 일이 아니다. 이대로 코로나가 심화돼 영영 사라지지 않는다면 비대면 원격 결혼식 문화까지 생겨나지 않을까.

팬데믹 시대에 우리는 무엇을 겪었으며 무엇을 느꼈을까. 우리가 기존에 당연하게 누리던 것을 코로나가 한순간에 앗아간 것 만은 확실하다. 

그러나 실이 있으면 반드시 득이 있기에 불행한 일상 속에서나마 행복한 의미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코로나로 인해 일자리를 잃었지만 그 덕에 잠시 쉬어가면서 가족과의 시간을 다시 찾았다든지, 그동안 너무 바쁘게 나를 채찍질하며 혹사 시켰다면 나 혼자 만의 시간을 가지며 안식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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