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 1호 공모, 역삼 런던빌 빌딩...7,000 투자자 모여
전문가 “아직 관련 법 없어, 신중한 투자 필요”

서울에 존재하는 수많은 빌딩 전경(사진=픽사베이)
서울에 존재하는 수많은 빌딩 전경(사진=픽사베이)

[CEONEWS=최재혁 기자] 집값이 쉬지 않고 오르면서 사회초년생이나 신혼부부의 수요가 몰리는 소형 아파트는 물론, '똘똘한 한 채' 현상으로 인기가 높아진 대형 아파트 가격도 크게 올랐다. '부동산 로또'라 불리는 서울 아파트 청약은, 치솟은 부동산 가격 탓에 현금 부자가 아닌 이상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다. 하지만 쥐구멍에도 볕 들 날이 있다고 했던가. 너도나도 건물주가 되어 평생 돈 걱정 없이 사는 게 꿈인 요즘, 강남 빌딩을 비롯해 중소형 빌딩, 부동산 부실채권까지 '국밥 한 그릇 값'으로 건물주가 될 수 있다면 믿겠는가? 

롯데리츠의 투자자산 중 하나인 롯데백화점 강남점(사진=롯데리츠)
롯데리츠의 투자자산 중 하나인 롯데백화점 강남점(사진=롯데리츠)

부동산 투자는 하고 싶고, 직접 살 돈은 없고

우리가 흔히 아는 부동산 투자는 개인의 직접 투자와 지인 간에 계(契) 형태로 모아 투자하는 방식이다. 부동산도 투자라면, 왜 간접투자상품이 없을까? 있다. 사람들이 잘 모를 뿐이다. 바로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부동산을 매입·운영하거나, 부동산 관련 대출이나 유가증권에 투자해 생긴 발생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분하는 투자 방식인 '부동산 투자신탁'(Real Estate Investment Trusts; REITs, 이하 리츠)이다. 

리츠의 자금 모집과 투자 방식은 부동산 펀드와 유사하게 느껴지지만, 성격이 다르다. 리츠의 투자 방법은 부동산 회사 주식을 사서 배당받는 방식이고, 부동산 펀드는 부동산 실물자산에 투자한다. 또 리츠는 일반 주식거래와 마찬가지로 원하는 시점에 매매할 수 있고, 부동산 펀드는 폐쇄형 상품이기에 환매할 수 없거나, 환급 수수료가 높은 편이다. 대신 리츠는 일반 주식과 같은 가격 변동성 위험을 내재한다.

리츠는 주식처럼 100만 원의 소액으로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어 일반인들도 쉽게 참여할 수 있고, 증권화가 가능해 증권시장에 언제든지 팔 수 있다. 또 부동산이라는 실물자산에 투자해, 언제든 휴짓조각이 될 수 있는 기업 주식보다 안정적이다.

수익 구조는 어떻게 될까. 리츠는 주주들에게 매년 배당가능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하고, 그 수익은 부동산 임대료에서 발생한다. 예금이나 채권보다 배당률이 커, 높은 수익을 올리면서 안정적인 운영을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인기 많다. 국토교통부는 2021년 7월 발표에서 리츠 282개사의 평균 배당수익률이 8.33%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국내 전체 리츠 자산 규모는 2019년 9월 기준 약 45조 원에 달한다. 2014년 15조 원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3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2000년 초반 도입된 리츠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이렇게 안정적이고 수익률도 괜찮다면 그에따른 위험성은 없을까? 리츠는 투자자산에서 꾸준한 수익이 나지 않으면 투자자산에서 배당 재원을 확보해야 하는 불확실성에 노출된다.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라 리츠 주가 상승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다른 투자 수단 중 하나인 증시가 오르면 배당수익보다 자본 이익을 얻으려는 수요가 늘어 악재가 될 수 있다. 부동산은 인플레이션 회피 자산으로, 주로 저금리·저성장 국면에 배당수익을 올리기 위해 투자하기 때문이다.

카사코리아 DABS 1호 공모 '역삼 런던빌'(사진=카사코리아)
카사코리아 DABS 1호 공모 '역삼 런던빌'(사진=카사코리아)
카사코리아 DABS 앱(사진=카사코리아)
카사코리아 DABS 앱(사진=카사코리아)

블록체인 통한 쉽고 안전한 투자

전통적인 부동산 간접투자기구인 부동산 펀드와 리츠 이외에,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부동산 디지털 유동화 증권'(Digital Asset Backed Securities, 이하 DABS)이 등장했다. DABS는 개별 부동산을 지분 형태로 쪼개고 상장한 후, 유동화하는 방식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고 일반 투자자의 시장 접근성을 쉽게 한다. 화폐가 생기면 거래할 시장이 필요하다. '부동산 DABS 거래소'는 DABS를 토큰 발행 및 유통하는 플랫폼을 뜻한다. 

DABS 거래소의 작동 원리는 무엇일까. 먼저 부동산 소유주는 보유 부동산 자산을 감정평가법인에 의뢰해, 가격 검정을 받은 후 감정가격에 기반해 거래소에 상장한다. 이 과정에서 건물주는 부동산 신탁사와 '관리처분 신탁계약'을 통해 건물 소유권을 신탁사로 이전한다. 신탁사와 은행은 감정가격을 기초로 해, 상장된 부동산을 운영하고 수익증권을 발행한 후 상장한다. 신탁사는 거래소에 상장된 부동산을 운영하고, DABS를 은행과 함께 발행한다. 

이후 일반 투자자는 스마트폰 앱에서 거래소에 상장된 개별 부동산을 검색하고, 원하는 부동산을 직접 선택해 지분을 주식처럼 실시간 거래한다. 모든 거래는 안정성 확보를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거래 과정을 전자증권 형태로 거래소와 은행에 공동으로 기록한다. DABS 거래소는 부동산을 주식처럼 실시간 거래하는 '리츠'와 디지털 블록체인 시스템의 융합이라 할 수 있다.

DABS와 리츠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DABS는 투자자가 직접 개별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는 것이 리츠와 가장 큰 차이점이다. 리츠 운영사의 투자 결정이 아닌, 자신의 입맛에 맞는 건물만 투자하는 게 가능해진다. 

소액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리츠보다도 상대적으로 높은 시장 접근성을 띤다. 리츠 투자를 하는 방법은 일반 주식과 같게 HTS, MTS를 통한 투자다. 일반 주식투자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어려울 게 없으나, 주식투자 경험이 없는 주부, 사회초년생의 경우 투자에 어려움이 있다. 반면 DABS는 자체 개발한 스마트폰 앱으로 투자할 수 있고, 건물 정보와 연계된 UI를 통해 건물 정보 검색과 투자가 한 방에 이뤄진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자신이 쓴 '일반투자자의 시장접근성 제고를 위한 공모˙상장형 부동산 유동화시장 활성화 방안 연구'에서 "(리츠는) 그동안 기관 투자자와 소수의 고액 자산가에게 투자기회가 집중됐다"며 "우량 부동산 투자기회를 블록체인을 통해 개인투자자 영역으로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예상했다.

자유롭고 간편한 투자 방식을 가진 DABS도 리츠와 마찬가지로 위험요소를 내재한다.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해당 빌딩의 가격이 하락하거나 배임, 횡령 등 리스크가 발생하는 경우 손해도 같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며 "환금성도 문제다. 실질적으로 현금 회전이 돼야 하는데 일반 주식시장이 아닌 제한된 플랫폼 내에서만 거래가 이뤄진다는 점과 아직 관련 법이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우려를 표했다.

카사 2호 상장 빌딩, 서초 지웰타워(사진=카사코리아)
카사 2호 상장 빌딩, 서초 지웰타워(사진=카사코리아)

나도 '강남 건물주'

국내 DABS를 선도하는 기업이 있다.  '카사코리아'는 2020년 12월 '카사(Kasa)' 모바일 앱을 선보이며 국내 최초로 DABS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카사는 서울과 수도권의 주요 상권 빌딩에 쉽게 투자하고, 주식처럼 간편하게 거래할 수 있는 금융 플랫폼으로, 비즈니스 모델과 기술 혁신성을 인정받아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았다. 투자금은 하나은행이 신탁 방식으로 안전하게 관리한다.

블록체인의 '분산원장 기술' 접목으로 투명성과 보안성을 겸비한 카사 앱을 통해, 신개념 '빌딩 지분 투자'를 선보이며 입지를 넓혀나가고 있다. 카사 공모 1호인 '역삼 런던빌' 청약 당시 7,000명이 넘는 투자자들이 몰려 완판에 성공하며, 상업용 부동산 투자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카사코리아 관계자는 "카사는 기존 금융, 재테크 시장에서 볼 수 없는 차별화된 형태의 혁신 플랫폼으로, 1호 건물의 성공적인 상장에 이어 현재 강남권역에 있는 2호 건물을 곧 선보일 예정"이라며 "누구나 쉽고 안전하게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하고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부동산 투자 분야의 혁신 서비스로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카사코리아는 일부 고액 자산가들이 직접 거래하던 중소형 빌딩 시장을 주 투자대상으로 겨냥했다. 대형 빌딩 등을 편입한 기존 부동산 간접시장과 차별점을 두며 중소형 빌딩 시장의 자산 유동화에 나선 이유에 대해서 예창완 카사코리아 대표는 중소형 빌딩의 추후 가격 변동성에 대해 지적했다.

예 대표는 "중소형 건물은 임대수익이 다소 떨어질지 몰라도 추후 가격 상승 폭이 대형 빌딩보다 더 높다고 판단한다"며 "2차 거래에 따른 유동성 확대와 그에 따른 투자 수익을 고려하면, 전체적인 투자기회로써 DABS 투자는 리츠가 주지 못하는 큰 기회를 제공한다"며 DABS에 투자한 이유를 밝혔다.

경제 침체와 코로나19 등으로 부동산 간접투자 시장도 작지 않은 충격을 받는 상황에 대해, 카사코리아는 중장기적으로는 상업용 부동산 가치의 상승으로 투자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본다. 

DABS가 단기적으로 임대수익 하락 위험성은 있지만, 유례없는 부동산 유동성 확대로 인한 주요지역 상업용 부동산 가치가 상승한다는 전문가 예측이 있다. 카사코리아는 DABS를 통해 제로 금리 상황에서 소액 투자금으로도 상업용 빌딩에 대한 새로운 투자 참여가 가능해진 만큼, 향후 많은 개인투자자가 카사의 DABS를 다양한 투자 방법의 하나로 여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카사코리아는 DABS 서비스를 통해 실현하려는 목표가 있을까? 예 대표는 "카사는 자산 중에서 가장 중요하고, 또 규모가 크면서 유동화하기 어려운 '부동산'에 집중하고 있다"며 "앞으로 많은 사람이 적은 금액으로 쉽고 안전하게 부동산에 투자하고, 부동산 가치 상승에 따른 이익을 전 국민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전 세계 모든 자산에, 모든 이들이 접근할 수 있게 한다'는 카사코리아의 좌우명과 일치한다.
   
건물주가 초등학생 장래희망 1순위에 등극했던 게 엊그제 같더니, 어느새 주변에서도 건물주가 꿈이라는 말이 들리고 있다. 내가 아는 장래희망의 뜻과 다른 건가 싶지만, 불안한 경제 상황 속에서 안정적인 투자를 통해 편안한 삶을 추구하는 욕망이 건물주로 표현된 게 아닐까. 돈을 벌고 싶다는 순수한 욕망이 어찌 잘못이겠는가? 투자자는 죄가 없다. 투자의 기회와 방법도 계속 늘어나고, 또 진화하고 있다.

예창완 카사코리아 대표(사진=카사코리아)
예창완 카사코리아 대표(사진=카사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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