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 총 70,347개사 대상 건설사 평가
돋보적 1위 삼성물산, 5단계 하락 DL이앤씨

건설 현장 작업 모습(사진=삼성물산)
건설 현장 작업 모습(사진=삼성물산)

[CEONEWS=최재혁 기자] 대한민국에는 수많은 건설사가 있다. 6.25 전쟁 후 황폐해진 토지에 하나둘 건물을 올리며 실적을 쌓다 보니, 이제는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손색없을 실력을 뽐내고 있다. 그렇다면 그 많은 건설사 중에서 왕 중의 왕은 누구일까? 국토부는 매년 건설사의 시공능력평가를 발표하고 있다. 평가 순위에 따라 기업은 울고 웃는다. 세상에 뛰어난 실력의 건설사는 많지만, 토지는 한정적이다. 어느 건설사가 웃고 있을까?

삼성물산 고덕아남 리모델링 조감도(사진=삼성물산)
삼성물산 고덕아남 리모델링 조감도(사진=삼성물산)
현대건설 인천 청라 의료복합타운 조감도(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 인천 청라 의료복합타운 조감도(사진=현대건설)

8년 동안  앞서가는 '삼성물산'...뒤쫓는 '현대건설'

건설업계 '투톱'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2021년 시공능력평가에서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삼성물산은 2014년 이후 8년째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이한 점은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순위는 한 단계 차이지만,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총액은 두 배가량 차이가 난다. 최근 8년 간 가장 큰 차이인데, 현대건설의 활발한 시공실적을 고려하면 격차가 너무 크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격차는 경영평가액에서 발생했다. 올해 삼성물산의 경영평가액은 13조 9,858억 원으로 현대건설 3조 6,249억 원보다 3배 이상 많았다. 이번만이 아니다. 최근 8년간 삼성물산의 경영평가액은 현대건설의 3~4배가량 많았다. 기술능력평가의 경우 오히려 현대건설이 줄곧 앞섰지만, 경영평가액에서 큰 차이가 나면서 결국 총액이 두 배 이상 벌어진 것이다.

삼성물산이 줄 곧 1위를 하고 있는 비결은 압도적인 자기자본 규모다. 지난해 수치를 보면 삼성물산의 자본총계?는 27조 9,945억 원으로 현대건설의 5조 5,451억 원 보다 5배 이상 많다. 

삼성물산은 건설 부문뿐만 아니라 상사, 패션(빈폴 등), 레저·리조트(에버랜드) 등 기타 사업도 함께 영위하는 만큼 사업상 유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보유 중인 삼성전자 주식 5.01%와 삼성생명 주식 19.47% 등의 자산도 자본금 집계에 반영하기 때문에 경영평가액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의 2대 주주로 삼성그룹 지배구조에서 꼭대기에 있는 기업이다. 삼성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로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은 54조 3,317억 원에 달한다.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는 각각 64.9%와 6.7%로 재무건전성도 우수하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실질 자본금 차이는 2배에 달한다"고 말했다. 부실자산과 겸업 자산 등을 빼고 계산하더라도 실질 자본금이 2배 안팎의 차이가 난 것으로 추정된다. 

DL이앤씨 대전 도마변동12구역 재개발사업 조감도(사진=DL이앤씨
DL이앤씨 대전 도마변동12구역 재개발사업 조감도(사진=DL이앤씨

_DL이앤씨, 기업분할로 5단계 추락...회복 노려

작년 3위에 올랐던 대림산업은 건설사업 부문을 분할 해, DL이앤씨를 신설함에 따라 8위까지 떨어졌다.

DL이앤씨의 시공능력평가에 중요 채점 항목인 경영평가액이 지난해 4조 6,000억 원이었던데 반해 올해는 약 3조 5,000억 원 이상 낮게 평가 받은 것이 순위 하락의 이유로 꼽히며, 5단계나 대폭 하락했다.

또, DL이앤씨는 기업분할로 1점의 경영 평점을 받았다. 자본금 역시 기존법인은 감사 보고 상의 실질 자본금(총자산-총부채)을 인정받지만, 신설법인은 건설업 기업진단지침에 따라 자본금을 재평가받는다.

이에 따라 지난해 4조 4,782억 원이던 자본금이 올해는 1조 2,990억 원밖에 인정받지 못했다는 게 DL이앤씨 측의 설명이다. 실질 자본금으로 인정되는 영업대여금, 투자부동산, 종속회사 주식 등도 제외됐다. 올해 DL이앤씨의 시공능력평가액이 6조 5278억 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약 50%에 해당하는 금액을 인정받지 못한 셈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올해 기업분할로 인해 다른 평가방식이 적용돼 순위가 일시적으로 하락했다"며 "내년부터는 제자리를 찾을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하반기 전망은 긍정적이다. 주택사업의 약진이 예상되는 데 발맞춰, 주가도 가파른 상승세를 탈 것으로 기대되고, 증권사의 목표 주가도 덩달아 올라간 상태다. 하지만 000에 취임한 마창민 DL이앤씨 대표가 LG전자에 오랫동안 몸담은 만큼 건설사업에 이해도가 낮을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기도 한다.

이런 우려에 대해 마 대표는 올해 1월 취임사에서 "새롭지 않은 인풋으로 새로운 아웃풋을 바라는 것이 얼마나 순진하고 무심한 발상인지를 마음속에 다시 한번 되새겨 본다"면서 "결국 혁신은 오랫동안 풀지 못한 문제를 새로운 발상과 참신한 방법을 통해 기대 이상의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마 대표는 부정적인 시각을 불식시키려는 듯, 도시 정비 분야 리모델링 사업의 일감을 휩쓸고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올해 상반기 국내 정비사업에서 1조 7,935억 원을 수주해 1위로 올라섰다. 이 중 3곳의 리모델링 사업지에서 60%에 달하는 1조 334억 원을 확보했다.

올해 일회성 요인으로 5위권 밖으로 밀려났지만, DL이앤씨는 높은 수준의 공사실적평가액과 기술능력평가액, 신인도 평가액 등을 유지하고 있다. 내년 이후 경영 평점과 자본금이 회복되면 순위는 제자리를 찾을 것이다.

포스코건설 더샵광양베이센트 조감도(사진=포스코건설)
포스코건설 더샵광양베이센트 조감도(사진=포스코건설)

포스코건설, 내년에는 메달권으로

포스코건설은 지난 2018년부터 시공능력평가 순위를 한 단계씩 끌어올리며 4위에 복귀했다.

도시정비사업 분야에서 2019년에 이어 2년 연속 2조 원을 넘는 수주고를 올렸고, 메이저 건설사의 각축장인 강남 지역에서 신반포 21차를 수주하며 '더샵'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았다. 특히 국내에서 두 번째로 높은 부산 LCT와 서울 여의도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파크원을 성공리에 준공시키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더구나 영업이익이 53.4%나 늘어나는 등 전년도 경영실적을 뛰어넘는 값진 성과를 거두고, 재무건전성도 지속해서 개선돼, 국내 전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을 A+로 상향조정 받은 유일한 건설사로 평가받았다.

포스코건설 한성희 사장은 "기업 시민의 경영이념 아래 산업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을 높여 그 속에서 최고의 건설사로 박수받는 성과를 달성하겠다"며 "현재의 위치에 자만하지 않고 안전, 사업 포트폴리오, 현장경영, 실행력, 소통 등 이미 수립한 경영전략을 성공적으로 구현해 지속할 수 있는 경영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더한층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새만금 희망태양광(사진=현대엔지니어링)
새만금 희망태양광(사진=현대엔지니어링)
서남물재생센터(사진=태영건설)
서남물재생센터(사진=태영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미래를 향한 ESG 선도 건설사

건설 업계도 환경과 사회를 생각해야 한다며, ESG가 화두로 올랐다. 시공능력평가 산업환경설비 중 ESG 관련 분야에서 태영건설,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포스코건설이 각 1위를 차지했다.

에너지저장·공급시설 분야에서는 글로벌 종합 건설 기업인 '현대엔지니어링'이 2년 연속 1위를 유지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4,237억 원의 기성액을 기록했다. 지난해 1조 963억 원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 줄었지만, 2위인 대우건설과는 1,000억 원 이상의 격차로 선두에 자리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새만금개발청에서 발주한 새만금 1구역 육상태양광 발전사업에 ‘새만금 희망태양광’이라는 SPC(특수목적법인)의 구성원으로 참여했다.

하수종말처리장 분야에서는 태영건설이 292억 원의 기성액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태영건설은 지난해 142억 원으로 6위에 머물렀지만, 올해 150억 원이 더 늘어난 실적을 내면서 5계단 뛰어올랐다. 지난해 태영건설은 컨소시엄으로 참여한 행정 중심복합도시 수질복원센터와 '크린에너지센터' A-2·3·4 건설공사, '고덕공공하수처리시설' 건설공사, '서남물재생센터 고도처리와 시설현대화사업'(12차) 등 하수종말처리 사업을 활발하게 전개했다. 
 
수력발전소 분야에서는 포스코건설이 37억 원의 기성액을 내면서 경쟁 없이 1위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현대엔지니어링 122억 원에 이어 포스코건설이 5억 원으로 2위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포스코건설만 실적을 냈다. 인도네시아 공사 현장 3곳과 라오스 공사 현장 1곳이 프로젝트를 완료하면서 기성액이 반영된 결과다.

폐수종말처리장 분야는 GS건설이 지난해에 이어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올해 기성액은 399억 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약 600억 원 감소했지만, 2위인 SK에코플랜트와는 300억 원 이상의 격차를 보이며 선두를 달렸다. GS건설의 대표적인 폐수종말처리사업으로는 군산시 폐자원에너지화시설 민간투자시설사업, 구미시 중앙하수처리시설 민간투자사업, 파주 LCD 일반산업단지 폐수종말처리시설 설치사업 등이 있다. 

우리는 항상 공간에 머문다. 집과 회사, 음식점, 영화관 등 우리가 머무는 공간은 수많은 건설사가 각기 노력을 펼쳐 만든 곳이다. 시공평가 성적이 반드시 좋은 공간을 만드는 건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머무는 공간을 최고의 건설사가 만들었다고 생각하면 안심되고 뿌듯하지 않을까? 우리가 먹는 쌀 한 톨이 농부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졌듯이, 머무는 공간도 건설사의 피와 땀으로 지어졌다. 이참에 우리가 머물고 이용하는 건물이 어느 건설사가 준공했으며, 그 회사의 기술력과 안정성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는 지표에 대해 관심을 가져 봄직하다.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사 도표 (사진=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사 도표 (사진=국토교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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