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환경에 코로나19 확진자까지

 

[CEONEWS=최재혁 기자] 코로나19로 1년 연기된 도쿄 올림픽이 숱한 논란 속에 개막한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유행으로 인해 개최 자체로 비난 여론이 들끓는다. 펜데믹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 세계인이 모이는 올림픽 개최를 강행하는 것이 모두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우려와 달리 논란은 다른 곳에서 먼저 터졌다. 21일(현지시간) 뉴질랜드 국가대표팀 조정 선수들이 골판지 침대 리뷰 영상을 SNS에 올렸다. 해당 영상에서 선수들이 침대 모서리에 앉자, 골판지로 만든 침대 프레임이 꺼졌다. 이 장면을 본 선수들은 당황스럽다는 듯 실소를 터트렸다. 뉴질랜드 대표팀 수영 선수들은 한발 더 나아가 직접 침대를 해체하는 영상을 촬영해 공개했다. 골판지 프레임 위에 놓인 침대 매트리스 커버를 벗기자 스펀지로 제작된 매트리스가 나왔다. 선수들은 이를 직접 눌러보며 “플라스틱 같다”라고 말했다.

러시아 펜싱 대표팀 일가르 마메토프 감독은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창문이 있는지도 모를 정도”라며 비좁음을 호소했다. 이어 “21세기 일본이 아니라 선수촌은 중세시대 같다”고 일갈했다. 러시아 핸드볼 대표팀 선수들은 냉장고도 TV도 없다는 점에 불만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도쿄조직위는 “TV와 냉장고는 유상대여”라며 “적절한 시점에 신청이 있으면 당연히 제공하겠지만 러시아 대표팀에선 아직 요청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각국 대표팀의 불만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정작 일본 대표팀은 호텔 등 숙박 시설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또 다른 논란을 불러오고 있다. 교도통신은 메달권에 포진한 일본 대표팀 탁구 유도 레슬링 선수 등은 선수촌이 아닌 외부 시설을 이용하고 있다고 지난 17일 보도했다. 홈팀이라는 잇점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이번에는 현지 취재 기자들의 불만도 나왔다. 아르노우 레지스 프랑스 기자는 지난 20일 자신의 SNS에 ‘새로운 올림픽 스캔들’이라는 제목과 함께 미디어프레스센터에서 산 도시락을 공개했다. 1600엔, 우리나라 돈으로 1만6700원 수준의 가격이지만, 사진 속에는 빵과 계란, 고기, 감자튀김과 케찹만이 놓여 있다. 프랑스 기자는 “버거, 고무 고기, 차가운 빵 등 이게 1600엔”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결국 우려하던 일도 터졌다. 도쿄올림픽 관련 신종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 동안 19명이나 추가됐다. 선수촌 감염자도 3명 더 나왔다. 이로써 누적 확진자만 106명이 됐다.

선수촌서 첫날을 보낸 여자배구대표팀 주장 김연경은 “익숙한 불편함이라 괜찮다”고 말했다. 괜찮다는 말이 진정 괜찮은 것일까. 이미 일본에서 선수 생활을 하며 겪을대로 겪어서 그런 건 아닐까. 도쿄올림픽은 2013년 9월 7일 개최지로 확정된 이후 8년의 시간이 있었다. 그들은 어떤 준비를 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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