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끝에 걸린 진실을 기록하다

 

손진기(시사문화평론가, 드림공화국 대표)
손진기(시사문화평론가, 드림공화국 대표)

[CEONEWS=손진기 칼럼니스트] “사기지. 이건 국가가 사기 친거야. 완전 사기야!!”

정연철씨의 이야기입니다.

19611114일 충남 서산에 형성된 대한 청소년 개척단. 서산 자활 정착사업장에 정연철씨가 있었습니다.

5,16 군사 쿠데타 이후 정부는 국토 개간 사업에 중점을 두고 한참 열을 올리던 때였습니다. 일부는 자원해서 일부는 납치 되서 커다란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당시 6,26전쟁으로 부모와 형제를 잃고 갈 곳 없던 이들은 거리를 방황하거나 고아원에 수용되었습니다.

나라가 땅을 개간하면 공자로 땅을 준다는 말에 자원을 서슴지 않았고 또 일부는 강제로 끌려왔습니다.

이들이 해야 하는 작업은 바다를 메워 농지로 만드는 일이였습니다. 변변한 도구도 없이 작업은 모두 손으로 이루어 졌다고 합니다. 지금 서산에 농지가 당시 이들이 바다를 손으로 메워 만든 땅입니다.

 

서산에 도착 하자마자 이들은 몽둥이로 매질을 당하기 시작합니다. 아무런 이유 없이 무조건 맞았습니다. 여기가 어디냐고 물어봐도 맞았습니다. 옆 사람과 말을 해도 맞았습니다. 아버지의 매, 어머니 사랑 정신 보신탕 이라고 쓴 몽둥이로 사랑의 매라고 하며 때렸습니다. 정작 이들은 부모로부터 한 대도 맞아 본 적이 없었는데도 말입니다.

배급되는 밥은 73정도의 깡보리밥에 왜간장을 물에단 것이 고작 이였습니다. 그것도 밥이 없는 날엔 간장을 물에 타서 마시기가 일수였습니다. 개구리나 뱀을 잡아먹는 일도 다반사였습니다.

여기에 끌려온 사람들은 남자만이 아니었습니다. 윤기숙씨는 당시 언니 집에 다녀오던 길에 자수를 가르쳐주고 집과 밥도 준다는 말에 속아서 이곳으로 끌려와 남자들 밥을 해주고 매일 모래를 날라야 했습니다. 당시 관할 관공서마다 할당량의 인원을 채워야 했기 때문에 닥치는 대로 개간사업장으로 실어 날랐습니다. 매일 심한 매질에 차라리 군에 가는 것은 천국 이였다고 말하는 이도 있었습니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일은 계속 되었습니다.

인권유린은 이것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맞아 죽은 이도 있고 도망가다 저수지에서 떠오른 3구의 시체도 발견되었습니다. 거의 3~4일 만에 한명은 죽었다고 합니다. 강제 노역과 상습적인 구타.

박정히 정권은 부랑아들에게 자립의 기회를 준다고 호도하기 위해 강제 결혼까지 시켰습니다. 결혼하면 집에 보내준다고 해서 속아 결혼을 했습니다. 125쌍의 원치 않는 결혼이 이루어 졌습니다.

어떤 이들은 박정히 판 군함도, 현대판 정신대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그래도 이들은 자기 땅이 생긴다는 희망으로 그 모진 매질과 배 곱음을 참고 견뎌냈습니다.

1961년 군사 쿠테타로 서슬 퍼런 박정히 군사 정권은 청소년재활 개척단이라는 명분으로 이런 대한 청소년개척단 집단을 전국에 140여개나 만들었습니다.

서산 개척단에 끌려온 사람이 19611188명으로 시작해 1964년에는 1771명이나 되었습니다.

이들이 왜 배 곱음에 시달려야 했던 걸까요? 군사정권의 비호아래 단장 민정식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민 단장은 조국에 국토개발에 쓰라고 준 미국의 원조물자를 빼돌렸습니다. 단원들에게 지급되는 현금도 가로챘습니다. 1원도 지급되지 않았습니다. 당시에 언론들은 민 단장을 고발하기는커녕 오히려 미담으로 기사를 써서 그 기사를 보고 자원하는 사람들을 민 단장에게 넘겨주기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이듬해 박정히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더 이상의 전시 효과가 필요 없게 되면서 민단장도 서서히 발을 뺐다고 합니다.

그러면 서산개척단 사람들의 인생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땅을 개척하면 땅을 준다는 국가의 말에 속아 모진 고생을 하고 목숨까지 잃은 이들의 인생은 누가 책임을 지는 건가요. 이런 일들이 자유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일이 맞는 건가요?

결국 서산개척단은 19659월 창단 된지 5년 만에 공식 해산되었습니다.

 

국가가 저지른 폭력과 탄압사건들

196831명이 사망한 실미도 사건, 1975년부터 198712년간 3000여명이 끌려가서 500여명이 죽은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 일제 때부터 1982년까지 4691명의 어린이 청소년의 인권을 유린하고 목숨을 앗아간 경기도 선감학원사건, 19816755명을 체포하여 현장사망 55명 후유증 사망 397명 정신장애 2678명을 발생시킨 삼청교육대 사건 등 아직 328건에 국가가 저지른 폭력 탄압 사망 인권유린 사건이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국가로부터 당한 사기사건. 그 대상은 힘없는 국민들이였습니다.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할 일들이고 이들의 억울함을 이분들이 생을 다하기 전에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국민은 어떠한 명분과 경우에도 개인의 자유와 인권이 유린되어서는 안 된다는 대한민국 헌법은 반드시 지켜져야 하며 어떤 정부정권이 이라도 수호해야하는 의무를 갖아야 국민으로부터 그 정권이 보호받고 존경받을 것입니다.

우리는 언제 쯤 존경받는 정부를 맞이할 수 있을까요?

 

CEONEWS는 국제 의료 NGO ‘한국머시쉽‘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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