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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굿 대디’ 겨냥한 준대형 SUV, 혼다 뉴 파일럿다양한 안전·편의 장비 갖췄지만 가격 경쟁력 부족해

[CEONEWS=박혜성 기자] 전 세계적인 SUV 열풍이 식을 줄 모르고 있다. 특히, 최근 우리나라에선 준대형 SUV 시장 경쟁이 매우 뜨겁다. 뉴 파일럿은 이러한 준대형 SUV 전쟁에 참전하기 위해 혼다가 야심차게 내놓은 차다. 미국에서 연간 10만대 이상 팔리는 베스트셀링 SUV로, 일상과 아웃도어를 넘나들며 가족 여행을 즐기는 ‘굿 대디’를 겨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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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뉴 파일럿은 3세대 파일럿의 부분 변경 모델이다. 더욱 두꺼워진 ‘혼다 플라잉 윙’을 배치하고, 기존 3줄이었던 그릴을 2줄로 줄여 강인한 인상을 준다. 양 쪽으로 쭉 뻗은 그릴과 ‘기역’자로 꺾인 주간주행등, 범퍼 장식 덕분에 차체가 넓고 웅장해 보인다.

헤드램프도 기존의 둥그런 램프 대신 반사경 타입의 풀 LED를 적용해 미래적 느낌을 강조했다. 맨 아래쪽에 위치한 둥그런 안개등도 LED로 바뀌었지만, 중간에 있는 가로줄 형태 방향지시등은 여전히 전구를 쓴다.

뒷부분에선 리어램프 변화가 눈에 띈다. 기역자로 꺾인 모양은 이전과 동일하지만, 불 켜지는 면적을 넓히고, 후진등에 LED를 넣었다. 빨간색으로 켜지던 방향지시등도 주황색으로 바꿨다.

이 밖에도, 앞뒤 범퍼 아래에 은색 스키드 플레이트를 달고, 옆 부분에도 크롬 장식을 추가해 역동적이고 남성적 느낌을 더했다. 20인치 휠도 바람개비처럼 꺾인 형상에서 별 모양처럼 쭉 뻗은 모습으로 바뀌었다.

신형 파일럿 ▲길이는 5,005mm ▲너비는 1,995mm ▲높이는 1,795mm ▲휠베이스는 2,820mm다. 50mm 길어지고, 20mm 높아졌다. 너비와 휠베이스는 이전과 동일하다.

 

실내

5m 넘는 SUV인 만큼, 실내 공간이 굉장히 넓다. 1, 2, 3열 어디에 앉아도 머리 위 공간이 부족한 곳이 없었다. 앉은키가 웬만큼 큰 사람도 불편함 없이 앉을 수 있을 정도다.

무릎 공간도 충분히 넓다. 평소 운전하는 자세로 1열 시트를 맞춘 후 2열에 앉아보니 한 뼘 조금 안 되는 여유 공간이 나왔다. 여기서 시트를 앞뒤로 밀거나 등받이 각도도 조절할 수 있어, 덩치가 아주 큰 사람이 아니라면 편안하게 앉을 수 있겠다.

시승차인 ‘파일럿 엘리트’ 트림(7인승)은 2열에 서로 떨어진 시트 2개가 배치된 구조다. 옆 사람과 닿지 않고, 팔걸이와 선반이 마련돼 있어 더욱 편안한 여행을 즐길 수 있다. 하위 트림인 ‘파일럿’(8인승)은 2열 중간에 작은 시트가 있어 파일럿 엘리트보다 한 명 더 탈 수 있다.

2열 시트에 달린 버튼을 누르면 의자가 ‘휙’ 접히면서 3열로 들어갈 수 있는 통로가 열린다. 7~8인승 SUV 중 3열은 어린이만 앉을 수 있을 정도로 좁은 경우가 많은데, 신형 파일럿은 성인들도 충분히 앉을 수 있을 만큼 큰 3열을 갖추고 있다. 시트와 바닥 사이의 거리가 짧아 쪼그려 앉듯이 무릎 높이가 높아지긴 하지만, 무릎 앞 공간과 머리 위 공간이 충분히 넓어 크게 불편하진 않았다. 여기에 3열 시트 또한 등받이 각도를 살짝 조절할 수 있어 더욱 편안하게 앉을 수 있다.

3열 시트 뒤엔 기다란 줄이 달려있다. 이 줄을 당기면 의자가 평평하게 누워 더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다. 전동식이 아니라서 의자를 다시 세울 때도 줄을 잡아당겨야 하며, 헤드레스트도 직접 세워줘야 한다.

실내 디자인에서 달라진 점은 운전대와 계기판 정도다. 운전대에 달린 버튼들이 엄지 손가락 닿는 곳에 모여 있어 운전 중 조작 편의성이 높아졌다. 계기판은 중간에 배치된 디지털 화면이 더 커졌으며, 아날로그로 표기되던 RPM 게이지가 디지털 표기로 바뀌었다. 한글화가 되지 않아 내비게이션을 제외한 다른 정보들이 영어로 표기되는 건 아쉬운 부분이다.

 

달리는 느낌

신형 파일럿엔 3.5리터 V6 직접분사식 SOHC i-VTEC 엔진이 장착됐다. 최고 출력은 284마력(6,000rpm)이며, 최대 토크는 36.2kg.m(4,700rpm)이다. 여기에 버튼식 자동 9단 변속기가 맞물리며 연비는 ▲복합 8.4km/L ▲도심 7.4km/L ▲고속 10.0km/L다. 기존 6단에서 9단으로 변속기 단수가 올랐지만 연비는 각각 0.5km/L, 0.4km.L, 0.7km/L 나빠졌다.

파일럿은 어디까지나 가족을 위한 SUV다. 많은 사람을 태우고 편안하게 달리는 용도라서, 짜릿한 가속감이나 운전 즐거움을 느끼기엔 무리가 있다.

전반적 반응은 느린 편이다. 가속 페달은 밟으면 푹푹 들어가며, 일정 깊이 이상으로 밟아야 속도롤 올리기 시작한다. 운전대를 돌릴 때도 바퀴가 곧바로 반응하지 않으며, 가볍게 휙휙 돌아간다. 기어 변속 속도도 그리 빠르지 않다.

대신 가솔린 엔진 특유의 매끄러운 주행 감성을 느낄 수 있다. 하체는 단단하진 않지만 출렁거리지도 않도록 적절히 부드럽게 세팅됐다. 정숙성도 우수해 조용하면서도 차분하게 쭉 미끄러져 나간다.

전방 시야도 쾌적하고, 사이드 미러도 커서 운전하기 수월하다. 5m 넘는 큰 차를 몬다는 부담감이 덜하다.

이 밖에도, ▲노말 ▲스노우 ▲머드 ▲샌드 등 4가지 주행 모드를 지원해 각 상황에 맞게 구동력을 배분해가며 달릴 수 있다.

 

안전 장비

신형 파일럿엔 혼다의 자랑이라 할 수 있는 ‘혼다 센싱’이 장비됐다.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LKAS) ▲도로 이탈 경감 시스템(RDM) ▲자동 감응식 정속 주행 장치(ACC) ▲후측방 경보 시스템(BSI) ▲추돌 경감 제동 시스템(CMBS) ▲크로스 트래픽 모니터(CTM) 등으로 구성돼 안전 운전을 돕는다.

직접 체험해본 차선 유지 기능과 정속 주행 기능(크루즈 컨트롤)은 만족스러운 수준이었다. 이따금씩 한 쪽으로 치우쳤다가 다시 반대 방향으로 가며 ‘갈지자’로 주행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대부분 구간에선 안정적으로 차선 중앙을 유지했으며 앞 차와의 간격을 적절히 조절하는 등 능숙한 반자율주행 성능을 선보였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이러한 기능을 쓰는데 속도 제한이 있다는 점이다. 시속 72km~180km 사이에서만 크루즈 컨트롤을 활성화 할 수 있으며, 이 마저도 속도가 30km 이하로 내려가면 해제돼 버린다. 타 브랜드 차들의 크루즈 컨트롤이 완전히 멈춘 상태에서 다시 출발하는 기능까지 제공하는 것을 감안하면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편의 장비

신형 파일럿은 여러 명의 탑승자들이 요긴하게 쓸 수 있는 온갖 편의 장비들을 갖추고 있다. 우선, 1열엔 열선 시트와 통풍 시트 기능을 모두 제공(엘리트 트림 전용)하며, 2열도 열선 시트가 적용돼 있다.

여러 사람이 타는 차다 보니 수납 공간도 굉장히 많다. 1열 문짝엔 한 쪽당 무려 4개의 수납 공간(컵홀더 1개 포함)이 있어 다양한 물건을 손쉽게 보관할 수 있다. 콘솔 박스도 매우 커서 위에 가방 같은 큰 물건도 올려놓을 수 있으며, 내부 공간 또한 아주 넓다. 안쪽엔 앞뒤로 움직일 수 있는 작은 선반과 USB 포트, 시거잭 등이 있다.

2열 문짝에도 한 쪽당 4개의 수납 공간(컵홀더 2개 포함)이 달려 있으며, 양쪽 시트 사이엔 고정식 선반이 있어 물건을 담을 수 있다(엘리트 트림 전용).

3열에도 양쪽에 각각 3개의 컵 홀더가 있어 음료수와 간단한 물건을 담을 수 있다.

또한, 1열엔 운전대 열선과 스마트폰 무선 충전 기능이 있으며, 선글라스 보관함을 반만 열면 볼록 거울이 있어 운전 중에도 뒷좌석 승객들을 볼 수 있다.

2열엔 독립식 에어컨 송풍구가 있어 1열과 별개로 온도를 조절할 수 있다. 아래엔 HDMI 포트 1개와 USB 포트 2개, 이어폰 단자 2개가 있다.

2열 천장엔 뒷좌석 승객들을 위한 10.2인치 모니터가 달려있다. USB나 HDMI로 노트북 등을 연결해 영상을 시청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한 무선 헤드폰과 리모컨도 제공된다(엘리트 트림 전용).

트렁크엔 핸즈 프리 테일게이트 기능이 적용돼 발 동작으로 문을 여닫을 수 있다. 트렁크 내부 양쪽 끝에도 작은 수납 공간이 있으며, 바닥판 아래에도 널찍한 공간이 숨어있다.

이 밖에도, 원격 시동 기능이 포함된 스마트키가 기본 제공되며, 엘리트 트림엔 글래스 루프가 적용돼 하늘을 보면서 달릴 수 있다.

다양한 편의 장비가 포함됐지만,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보닛 가스 리프터가 제외된 건 아쉬운 부분이다.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 대신 발로 밟는 형태의 브레이크가 적용된 것과 오토 홀드 기능의 부재 또한 눈에 띄는 단점이다.

 

구매 정보

신형 파일럿은 ▲파일럿(8인승) ▲파일럿 엘리트(7인승) 두 가지 트림으로 구성됐다. 가격은 각각 5,490만원, 5,950만원이다. 동급 최고 인기 모델인 포드 익스플로러(5,460만~5,710만원) 대비 비싸게 책정됐다. 최근 출시된 현대 팰리세이드(가솔린 기준 3,475만~4,290만원)와 비교해도 1,000만 원 이상 비싸 가격 경쟁력은 많이 아쉬운 편이다.

색깔은 ▲화이트 다이아몬드 펄 ▲루나 실버 메탈릭 ▲모던 스틸 메탈릭 ▲ 크리스탈 블랙 펄에 ▲스틸 사파이어 메탈릭이 추가돼 총 5가지 중 고를 수 있다. 모든 색깔엔 검정색 인테리어가 적용되지만, 스틸 사파이어 메탈릭은 실내 색깔이 회색이다.

박혜성 기자  phs@ceomagaz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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