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내윤 감정경영연구원장

[CEONEWS] 누구나 알지만 실천하기는 어려운 고사성어, 역지사지(易地思之). 사장이 직원에게 말한다. “내 입장을 한 번 생각해 봐봐! 내가 어떻겠나?” 참으로 우매한 말이다. 직원은 사장의 입장이 될 수 없다. 한 번도 사장이 되어 본 적이 없는 직원은 그 입장이 될 수가 없다.

막연하게 생각할 수는 있다. 하지만 모호하게 행동한다. 사장은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야속하기도 하고 화가 치밀기도 한다. 우리는 각자 자기 방식대로 세상을 본다.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본다고 하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틀, 기준, 관점을 가지고 본다. 이를 근거로 나름의 편집을 하고 일련의 가정을 둔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내로남불’이 유행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는 생각이 소통의 부재, 불통을 낳는다. 만약 누군가가 다짜고짜 “너는 틀렸어!”라고 한다면 우리는 발끈하며 이렇게 응수한다. “아이고, 지는? 얼~마나 잘하나 보자!”

이해는 우연이요, 오해는 당연이라…

지난 11월. 필자는 칼럼을 마무리하며 아기의 걸음마는 엄마의 무한 돌봄과 오랜 바라봄의 결과라고 했다. 그리고 다음의 질문으로 끝을 맺었다. ‘지금 이 순간, 나는 누구를 바라보고 있는가?’

현실세계는 그다지 아름답지 않다. ‘바라보기’는 커녕 ‘두고 보기’의 삶을 살고 있지 않는가? 바라보고 되어보면 오해될 것도 이해되고 이해가 깊어지면 우리의 소통은 온전해진다.

일본의 경영컨설턴트인 고미야 가즈요시가 쓴 <똑똑하게 화내는 기술>에 보면 흥미로운 문장이 나온다. ‘이해는 우연에 의한 것이고, 오해는 당연한 것이다.’ 어쩌면 ‘이해는 우연이고 오해는 당연하다’는 명제가 관계의 소통문제를 풀 수 있는 최후의 열쇠가 될 수 있다.

즉, 관계의 디폴트 값(기본 설정 값)을 이해가 아닌, 오해에 두는 것이다. 오해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 이 세상에 나와 같은 생각, 나와 같은 감정을 가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심지어 유전형질이 같은 일란성 쌍둥이도 각자의 생각과 감정을 가진 독립된 객체로 살아간다.

상대방이 나에 대하여 완전히 이해하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하기에 ‘상대방이 오해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점을 관계의 기본값으로 설정해보자. 그럴 수만 있다면, 상대방이 나를 이해한 부분에 대한 우연은 그를 향한 존중과 감사의 마음으로 전환될 수 있다. 서로가 인연의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 인연을 뒤집으면 연인이 되고 우연은 영어로 chance, 즉 ‘기회’가 된다.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좋은 관계를 만들고 좋은 찬스(chance)를 얻고 싶은가? 그렇다면 내가 오해하는 것이 당연하기에 상대방을 이해하려 노력해 보자. 오래 보고 자세히 보고 온전하게 되어보려는 삶! 쉽지는 않다.

하지만 의식적인 노력은 나를 더욱 성숙한 존재로 만든다. 남이 나를 이해해 주기만을 바라지 말자. 바람(望)만 줄여도 원망은 커지지 않는 법! 감정이란, 본래 붙잡지 않으면 흘러 가고 막혀 있으면 돌아가는, 물 같은 속성이 있음을 이해하고 가슴에 새겼으면 좋겠다.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무소의 뿔처럼 정진해 나가는 삶! 2018년을 보내는 세밑에 이르러 새롭게 다짐해 본다. “CEO NEWS 독자 여러분! 2019년 황금돼지해가 밝아 옵니다. 조금 바라시고, 많이 이루시는 복된 한 해! 누리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양내윤 감정경영연구원장 프로필>

-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교양교수

- 경찰대학교 외래교수

- HRD명강사대상수상

- 유머경영연구소 설립

- 명지대학교 경영학 박사

- 성균관대학교 공과대학 졸, 동대학원 경영학 석사 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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